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 조규윤 (기쁜소식한밭교회 목사)
  • 승인 2017.02.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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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사다리
 

2014년 10월 27일부터 4일간 인도 첸나이의 제이피알대학교Jeppiaar Engineering College에서 월드캠프가 열렸다. 나는 캠프의 대회장이었고, 박옥수 목사님이 강사로 참석하실 예정이었다. 그런데 목사님이 출국하실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행사 진행부에서 다른 강사를 보내주기로 했다.
나는 인도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하면서 진행부에 캠프의 강사가 누구인지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강사 조규윤 목사’라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해 깜짝 놀랐다. ‘하나님이 세우시고 말씀에 이끌려 사시는 박옥수 목사님이 설 자리에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설 수 있을까?’ 너무 당황스러웠다. 공항에 도착해 출국을 준비하는 동안 하나님이 복잡했던 내 마음을 하나하나 정리해 주셨다. ‘아, 내가 박 목사님이 되어 말씀을 전하면 목사님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나에게도 역사하시겠구나.’ 그 마음이 들자 어느새 마음에서 부담이 떠나고 소망이 자리 잡았다.
이어서 내가 목사님처럼 하기 위해 박 목사님이 월드캠프에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는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두 번째는 선교사들과 교제하고, 세 번째는 캠프를 참관하는 인사들에게 복음을 전하신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선교사들과 교제를 시작했다. 하나님이 선교사들의 마음을 하나가 되게 이끄시며 교제를 아름답게 도우시는 것을 보았다.
캠프도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은혜롭게 진행되었다. 대학 측에서 강당을 무료로 대여해 주고, 점심도 무료로 제공해 주었다. 3천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말씀에 이끌리는 모습을 보며 무척 행복했다. 셋째 날에는 제이피알대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총장님에게 복음을 전했다. 총장님이 말씀을 듣고 아주 행복해 하며 “제 어머니가 매일 성경을 읽고 공부하시는데, 어머니를 모시고 올 테니 저에게 전해주신 말씀을 그대로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두 시간 후 총장님의 어머니가 오셨다. 그분에게 한 시간 가량 복음을 전했는데, 구원받고 굉장히 기뻐하셨다. 그때 ‘내가 마음에서 주님의 인도를 따라 사시는 박 목사님이 되어 목사님이 하시던 말씀을 그대로 전했을 때 목사님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이 나에게도 똑같이 역사하시는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산 것이 아니요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실 때 인간의 모든 죄가 끝났다.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 죄만 끝내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예수님과 함께 못 박았다고 하셨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이 나의 죽음인 것이다. 육신의 생각에 이끌려 살던 ‘나’를 하나님이 십자가에 못 박아 우리로 하여금 ‘나’를 벗고 예수로 살게 하신 것이다. 이제 무슨 일을 하든지, 어떤 형편에 있든지 내가 예수로 사는 것이다.
그 해 12월 27일에는 미국 댈러스에서 북미 지역 겨울수양회가 열렸다. 역시 박 목사님이 가실 수 없어서 내가 대신 갔다. 나는 누구보다 부족하고 못나고 형편없는 사람이었기에 내 모습과 상관없이 일하실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이 일하실 것을 소망했다. 수양회에 참석한 1,500여 명의 형제 자매들 앞에서 내가 마음으로 박옥수 목사님이 되어 담대하게 말씀을 외쳤다. 뿐만 아니라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3,500석이 가득 찬 공연장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공연할 때도 박 목사님으로 서서 메시지를 전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나는 하나님이 수양회를 주관하시고 그 속에서 역사하시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내가 박 목사님으로 사는 동안 목사님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내게도 역사하시고, 내가 예수님으로 사는 동안 예수님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이 내게도 똑같은 능력을 나타내신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뜻을 좇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히 10:10)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히 10:14)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이미 거룩하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온전케 하셨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볼 때 나는 여전히 온전하지 못하고, 여전히 거룩하지 않다. 그러나 예수님이 나를 거룩하게 하셨다면, 예수님이 나를 온전하게 하셨다면 나는 거룩하고 온전한 것이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
다윗은 거대한 골리앗 앞에 섰지만 담대하게 골리앗을 물리칠 수 있었다. 칼도 들고 있지 않았지만 다윗이 담대할 수 있었던 것은, 골리앗 앞에 다윗으로 선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섰기 때문이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삼상 17:45) 하나님으로 섰을 때 하나님이 그 속에 역사하셨다.
예수님이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나의 하는 일을 저도 할 것이요, 또한 이보다 큰 것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니라.”(요 14:12)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주님이 하시는 일을 할 것이며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예수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이 주님을 믿는 우리 안에도 동일하게 살아 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에 작은 예수로 살아가는 것이다.
앞에 이야기한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대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기 때문에 이제 나는 죽고 내 안에 예수님이 사신다. ‘내가 예수님으로 살아야지’가 아니라 ‘이미 예수님으로 살게 이미 해놓으셨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무슨 일을 만나든지 예수님으로 이겨나갈 수 있다. “주의 어떠하심과 같이 우리도 세상에서 그러하니라.”(요일 4:17) 이 말씀대로 이제 우리는 세상의 빛이며, 세상의 소금이다. 하나님이 ‘나’를 십자가에서 끝내셔서 ‘나’를 벗고 예수님으로 살게 해놓으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의인이 된 것은 내가 잘하고 못하고와 전혀 상관이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다.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롬 5:19)
마태복음 1장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 안에 속했다. 우리가 작은 예수로 사는 동안 주님이 우리 안에 살아 역사하실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자유롭고 소망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나는 부족하고 연약하고 더럽고 추하고 아무 조건 없는 인간이지만, 이런 내가 작은 예수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복되고 감사한가! 구원받은 형제 자매들이 더 이상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나는 작은 예수다’라는 마음으로 살 때 하나님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일하실 줄 믿는다.

 

<야곱의 사다리>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주제별로 세 명의 필진이 기고합니다.
첫 번째는 ‘예수로 사는 삶’과 ‘기도’를 주제로 4회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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