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청소년들을 위해 대통령을 만나다
필리핀 청소년들을 위해 대통령을 만나다
  • 남경현(필리핀, 케손교회 선교사)
  • 승인 2017.03.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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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_이방의 빛1
 

지난 2월 9일부터 12일까지 필리핀 다바오 시에서 월드캠프가 열렸다. 작년에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한 유셉USeP(University of Southeastern Philippines) 대학 총장의 초청으로 4,5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월드캠프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은 물론,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복음이 전해져 구원받는 역사가 일어났다. 10일에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과 박옥수 목사가 면담을 가졌다. 남경현 선교사에게 하나님이 주신 소망이 이루어진 간증을 소개한다

“대통령은 반드시 오신다”를
계속 되뇌었다

교회가 대통령께서 오시는 것을 기뻐하는구나!
2016년 초 필리핀 세부 섬으로 마인드교육을 하러 갔을 때다.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이었는데, 어느 한인 식당에 들어가 신문을 보다 ‘두테르테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어 읽어 보았다. 두테르테(현 필리핀 대통령)가 어떻게 범죄를 근절시켜 다바오 시를 세계 5대 안전 도시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자세히 읽어 보니, 그분이 문제들에 도전하여 싸워나가는 모습이 IYF 정신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나는 ‘야! 바로 이 분이다!’ 하며 그분이 대통령이 될 것을 확신했다. 내 예상대로 몇 개월 뒤 그분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두테르테 대통령께서 박옥수 목사님과 만나는 날을 상상했고, 어느덧 그것이 내 마음에 꿈이 되었다.
작년 후반기에 선교회로부터 ‘2017년에는 태국과 필리핀에서 월드캠프를 하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박 목사님이 두테르테 대통령과 만나 필리핀 청소년들의 장래를 이야기하고 그들을 위해 할 일을 의논하는 모습을 마음에 그리며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필리핀의 교육자 20여 명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마인드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그때 뉴욕 교회의 박영국 목사님이나 한국에서 온 지역장 목사님들이 두테르테 대통령께서 캠프에 오실 거라는 내 이야기를 듣고 기뻐했다. 김재홍 목사님은 그 다음 주 기쁜소식인천교회 주일 예배 설교 시간에 필리핀 대통령이 월드캠프에 오신다는 것을 기정 사실로 말씀했다. ‘교회가 필리핀 대통령께서 우리 캠프에 오는 것을 기뻐하는구나. 그렇다면 그것이 주의 뜻이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 대통령께서 캠프에 오시는 것이 더 믿어졌다.

“대통령께서 참석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가 시작된 후 박옥수 목사님이 주님의 뜻을 좇아 파라과이 대통령, 키리바시 대통령, 피지 총리와 솔로몬제도 총리를 만나셨다. 목사님이 여러 나라의 정상들을 만나는 뉴스를 접하며, 다섯 번째로 2월에는 필리핀 대통령을 만나리라는 믿음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올해 필리핀 월드캠프는 필리핀에서 땅 끝인 민다나오 섬의 다바오 시에서 열렸는데, 다바오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시장으로 재직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나에게 이번 월드캠프가 4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될 복된 시간이며 대통령이 함께하는 축복된 시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셨다.
필리핀 교회는 매일 저녁 기도회를 가져 월드캠프를 위해 하나님께 간구했다. 그리고 대통령을 월드캠프에 초청하는 공문을 비서실에 제출했다. 1월 18일에는 대통령 비서를 만나 대통령을 초청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IYF를 소개했다. 비서는 대통령께서 월드캠프에 참석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못 가시면 개막식에 장관님이 축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2월 초에 반군들이 두테르테 대통령과 맺은 평화조약을 깨고 테러를 자행하여 군인과 민간인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곧 대통령께서 캠프에 가실 수없다고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다. 대신  국방부장관이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했다. 며칠 뒤에는, 정세가 혼란하여 국방부 장관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차관급의 공직자가 대신 축사할 것이라고  했다. 실망스런 소식이었지만,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대통령이 올 것이라는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혼잣말로 “대통령은 반드시 오실 거야.”라고 되뇌었다.
저녁 기도회 시간에 마태복음 7장 7절의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말씀을 펴고 형제 자매들에게 이야기했다. “오늘 우리가 이 말씀을 믿읍시다. 오늘은 하나님께 대통령이 월드캠프에 참석하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저녁 7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 돌아가면서 기도하는 가운데 형제 자매들의 마음이 뜨거워졌다.
다음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월드캠프를 돕기 위해 필리핀에 온 굿뉴스코 선배 단원들과 준비팀이 SM쇼핑몰에서 어느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단원들은 대통령께 IYF에 대해 설명하고, 유셉USeP대학에서 개최하는 월드캠프에 4천여 명의 필리핀 대학생과 한국·인도·캄보디아·베트남·탄자니아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3백 명의 외국 학생들이 참석할 예정이니 대통령께서 꼭 참석해 자리를 빛내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러자 대통령께서 수행비서를 불러 “이 행사를 기억하라.”라고 지시하며 캠프에 참석하겠다고 하셨다.

그래도 대통령은 반드시 오신다
형제 자매들은 “하나님이 우리 기도에 응답하셨다.”라고 하며 뛸 듯이 기뻐하고 감격스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이 기쁜 소식을 한국에 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변수가 많은 나라인데, 다시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하고 이틀을 고민했다. 그러다 ‘망하면 망하자’ 하고 박옥수 목사님과 한국의 월드캠프 담당자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기도를 부탁드렸다.
월드캠프 준비팀과 한국 진행팀, 그리고 외부 손님들 모두 필리핀 월드캠프는 두테르테 대통령과 함께하는 행사라며 기뻐했다. 내 마음에 여전히 ‘일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는 염려가 엄습하기도 했지만,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마음이 들어 “대통령은 반드시 오신다.”는 말을 다시 되뇌었다. 마지막 시대에 땅 끝까지 복음 전하기를 원하시고 열방의 왕들에게 복음 전하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이 이 일을 안 되게 하실 이유가 없었다.
2월 6일, 박옥수 목사님이 태국 월드캠프에 가시는 길에 나에게 전화해 주셨다. 형제들이 마음 써서 캠프를 준비해 주어서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그런데
2월 7일 신문에 대문짝만 한 뉴스가 떴다. “대통령, 반군들과 전면전 선포”라는 제목이었다. 이 일로 대통령이 캠프에 참석하는 일은 물 건너갔다는 듯이모두들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대통령은 오실 거야’라는 소리가 마음에서 계속 들렸다.
곧바로 다바오 월드캠프 준비팀에서 나에게 물었다. “목사님, 대통령이 못 오시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지요?” 할 말이 없어서 일단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전히 ‘대통령이 오신다’는 마음이 있어서 바로 대통령 궁으로 갔다. 비서실에 연락하니 일정 담당 비서가 핑계를 대면서 만나 주지 않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서 다시 연락하니 아랫사람을 연결시켜 주었다. 그 사람 역시 이유를 대며 다른 직원을 연결시켜주었다. 그 사람 역시 나와 보지 않고 ‘지금은 비상시국이라 대통령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는 안전 문제로 참석할 수 없다’고 하며 미안하다고 했다. 이튿날인 2월 8일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비서는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그러나 내 마음에서 ‘그래도 대통령은 오실 거야’라는 소리는 죽지 않았다. 그것이 신기했다.  
드디어 2월 9일, 필리핀 월드캠프의 막이 올랐다. 박옥수 목사님도 기뻐하시고 학생들도 기뻐했다. 민다나오 섬에서 이런 행사가 열린 것도 처음이고, 총장님도 USeP대학이 생긴 이래 이런 큰 행사는 처음이라면서 기뻐했다. 모두 행복해 했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서는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실까?’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지만 ‘대통령은 반드시 오실 거야’라는 마음은 변함없이 일어났다.

 

“예, 좋습니다”
개막식 후 여행사를 운영하는 형제에게서 연락이 왔다. 필리핀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마닐라 타임즈The Manila Times’ 사장님에게 IYF를 소개했는데, 그분이 크게 관심을 가지면서 목사님 일행에게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2월 10일에 마르코폴로 호텔에서 경제인 포럼이 있어서 대통령께서 오시는데, 그 행사를 마닐라 타임즈에서 주관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날 저녁 박 목사님은 사장님과 식사하면서 다른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IYF를 잠시 소개하고 바로 복음을 전하셨다. 알고 보니, 마닐라 타임즈 사장님은 대통령과 오랜 친구 사이였다. 식사 후에 사장님은 내일 대통령께 우리를 소개하고 만나도록 주선하겠다고 했다.
월드캠프 둘째 날인 2월 10일 오후, 대통령께서 경제인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마치신 후 박 목사님과 만났다. 대통령께서는 행사 후에 우리와 따로 만나겠다고 하셨다. 행사가 끝난 후 대통령과 목사님이 다시 만났다. 처음에 만나기로 한 장소는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하여 경호팀에서 준비한 작은 홀에서 면담이 시작되었다.
박 목사님은 대통령께 인사한 후 IYF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소개하며 성경을 통해 마음의 세계가 어떻게 바뀌는지 설명하셨다. 교사 5만 명에게 이미 마인드교육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듣고 대통령께서는 “예, 좋습니다.”라고 화답하며 “좋은 일에 저희가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하셨다. 대통령께서는 IYF는 아주 좋은 단체라며 기뻐하셨고, 다음에 또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며 면담을 마무리했다.

하나님의 종의 음성을 받아들이면
월드캠프를 개최하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내 속에 ‘필리핀에서는 마인드교육을 통해 매년 1만 5천 명의 교육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굳이 월드캠프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 생각을 따라갔을 때 그 결과가 어땠는지 그동안 똑똑히 보았기에, 성령이 나로 하여금 부담스러운 소리를 듣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다.
지난 20년 간 사역하며 내 속에서 올라온 소리는 나를 망하게 했지만 하나님의 종의 음성을 받아들이면 하나님이 신기한 역사를 이루시는 것을 보았다. “필리핀은 교사들이 좋으니 마인드교육을 시작하면 좋겠다.”라고 하셨을 때에도 그 음성을 받아들이자 엄청난 하나님의 역사를 맛보았다. “땅을 기증 받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을 때에도 엄청난 부담이 있었지만 내 마음을 버리고 종의 음성을 좇아 나갔을 때 하나님이 땅을 기증받게 해주셨다.
사르밧 과부가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엘리야 선지자의 이야기를 받아들였을 때 하나님이 역사하심을 분명히 보았듯이, 이번 필리핀 월드캠프도 나를 부인하고 교회의 음성을 받아들였을 때 하나님은 다시 큰 일을 필리핀에서 이루심을 보았다. 내가 좋아서 일하기보다 나를 부인하고 교회의 뜻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하나님이 힘 있게 일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가르쳐 주셨다. 이 모든 일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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