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건축가 노아, 놀라운 건축물 방주
위대한 건축가 노아, 놀라운 건축물 방주
  • 박혜진
  • 승인 2017.06.08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케냐에서 집을 짓고 있는 건축가 헨리 권 아저씨예요. 아프리카에서 살다 보니 한국과 다른 것들을 많이 경험한답니다. 거대한 자연의 위대함을 가까이서 보기도 하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땅에도 가보고…. 얼마 전, 비행기를 타고 이웃 나라를 가는 길에 땅을 내려다보았어요. 거대한 물살이 땅을 헤집고 흐르는 골짜기를 보았는데, 노아가 살던 때 있었던 대홍수가 떠올랐어요. 이번 호에는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방주에 대해 알아볼게요. /글 권혁천/

 

세상을 물로 덮은 홍수

성경이나 만화책이나 영화를 통해 노아의 방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거예요. 나무로 만든 거대한 배, 그 배 안에 들어간 수많은 동물들, 엄청난 비가 쏟아져 온 세상이 물에 잠긴 이야기 등 상상이 안 되는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우선 그때 얼마나 큰 홍수가 일어났는지 설명해 줄게요. 첫 번째, 땅 밑의 크고 깊은 샘들이 터졌다고 해요. 두 번째 하늘에 창들이 열려서 사십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쏟아졌어요. 그 바람에 세상의 높은 산들이 홍수로 다 덮였어요. 페르시아 등 여러 나라의 고대신화를 보면 BC 2400년경 세상이 대홍수로 물에 잠겼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어요. 또 지구 반대편인 남미 볼리비아에도 3,800미터나 되는 높은 곳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를 보면 온 지구가 물로 덮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그렇게 극심한 홍수에서 나무로 지은 방주가 어떻게 견뎌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저는 건축가로서 어떻게 그 큰 방주를 튼튼하게 지었는지 무척 궁금했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자세히 방주 짓는 과정을 알아봤어요. 헨리 권 아저씨와 함께 방주 건축 현장으로 출발!

 

방주의 뜻

방주는 영어로 ‘아크(ark)’라고 해요. 성경 또 다른 두 곳에 ‘아크’가 나와요. 아기 모세를 담아 물에 띄운 바구니, 성막 안의 지성소에 둔 언약궤를 아크라고 했지요. 세 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생명을 구하는 구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배는 물살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기 좋도록 유선형으로 만들어요. 그리고 배 뒷부분에 방향을 조절하는 키가 있어요. 그런데 노아의 방주는 물에 잘 달려가기 위한 오늘날의 배 모양이 아니었어요. 유선형도 아니고 키도 없이 그냥 물에 둥둥 떠서 홍수를 견딜 수 있는 거대한 궤짝과 같은 형태였습니다. 그것은 생명을 담고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임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거대한 배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사람들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한 것을 근심하셨어요. 물로 세상을 심판하시기로 결정하시고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하셨어요. 심판에서 살아남을 길을 주고 싶으셨거든요. 하나님은 노아에게 방주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말씀해 주셨어요.

“너는 잣나무로 너를 위하여 방주를 짓되 그 안에 간들을 막고 역청으로 그 안팎에 칠하라. 그 방주의 제도는 이러하니 장이 삼백 규빗, 광이 오십 규빗, 고가 삼십 규빗이며, 거기 창을 내되 위에서부터 한 규빗에 내고 그 문은 옆으로 내고 상 중 하 삼층으로 할지니라.” (창세기 6:14∼16)

말이 좀 어렵죠? 잣나무는 침엽수에 속하며, 높이 30미터까지 곧게 자라요. 고대 유적이나 자료들을 보면 배를 지을 때 잣나무를 주로 사용했어요. 추위에 강해 영하 50도까지 견딜 정도로 단단해서 건축재와 가구재료로 인기가 높았어요. 방주의 크기를 말할 때 ‘규빗’이라는 단위를 썼는데요, 1규빗은 팔꿈치에서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로, 약 45센티예요. 장이 삼백 규빗이라는 말은 길이가 135미터라는 말이에요. 광이 오십 규빗이라는 것은 배의 폭이 약 23미터를 뜻하고요. 고가 삼십 규빗이라는 것은 배의 높이가 13.5미터 정도 된다는 것이지요. 방주의 크기를 상상할 수 있나요? 방주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가로와 세로의 비가 1:5로, 전형적인 박스형 구조물을 나타냅니다.

방주의 설게도

노아가 하나님께 방주의 크기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을 거예요.

‘길이가 135미터, 폭이 23미터, 높이는 무려 13.5미터!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만들지? 그것도 나무로 만든다고?’

아마도 노아는 많은 의문이 생겼을 거예요. 헨리 권 아저씨도 설계할 때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작업을 시작해요. 보통 건축주들이 건물을 지을 땅의 위치와 원하는 집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해줘요.

“저는 원목으로 집을 짓고 싶어요. 전체 전체면적은 60평 정도면 좋겠고, 2층으로 해주세요. 우리 집은 애들이 많아서 방이 5개 정도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안방은 남향으로 해주시고 바깥을 내다볼 수 있도록 창문이 많으면 좋겠어요.”

“아, 네. 제가 설계를 해보겠습니다.”

그런 후에 땅을 조사하고 건물을 앉힐 자리를 살펴보고 결정해요. 건축주와 하나씩 상의한 것들이 모이면 나중에 설계안이 만들어집니다.

 

땅 위에 방주 만들기

방주를 짓고 있는 노아에게 다시 가봅시다. 노아가 잣나무를 베고 있네요. 커다란 둥치를 베어 잣나무를 쓰러뜨리고, 가지를 쳐내고, 나무껍질을 벗기고, 재단을 하고 있어요. 방주 바닥으로 쓸 커다란 나무들을 일렬로 쫙 깔아놓기 시작했어요. 휴∼ 끝이 안 보이네요. ^^ 노아는 매일 방주를 어떻게 지을지 생각합니다.

‘하나님, 큰 홍수가 온다고요? 그럼 거대한 물결을 견디려면 결합부가 튼튼해야겠네요.’

아마도 나무를 고정하기 위해 못과 같은 철물을 이용했을 것 같아요. 당시에 동철로 각양 날카로운 기계가 발달했으니 철못이나 연장도 많이 만들었을 거예요. 나무를 붙이고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안팎으로 역청을 바릅니다. 역청은 물이 새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방주재료거든요. 노아는 하나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방주의 뼈대가 되는 13.5미터의 큰 기둥도 세우고 또 좌우 벽을 가로지르는 수평부재도 설치하기 시작했어요. 노아는 계속 생각합니다.

‘방주의 길이와 폭이 1:5인데 중앙부가 튼튼해야 방주가 부서지지 않을 거야. 그러면 중앙에 부재들을 더 설치해야겠다.’

그리고 하나님께 묻습니다.

“하나님, 3층으로 나눠서 지으라고 하셨는데 층과 칸을 몇 미터 간격으로 나눌까요? 키가 큰 동물들도 들어가야 하죠? 몇 마리씩 들어올까요?”

노아는 방주를 지으며 무릎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을 거예요.

“하나님, 저는 지혜가 없습니다. 그리고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역청을 어디에 가야 많이 구할 수 있지요? 이제는 나무를 멀리서 옮겨와야 해서 너무 힘든데 어떡하지요? 도와주세요.”

그렇게 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하나님께 묻고 지혜를 구하면서 방주가 모양을 이뤄가고 홍수를 견딜 만큼 시공이 탄탄해졌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런 과정을 통해 설계하고 시공하고 있거든요. 대부분의 건축가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밤을 새우기도 하고 또 묻고 실험하기를 수없이 반복한답니다.

홍수를 이긴 방주

드디어 방주가 완성되고 하나님의 약속대로 많은 동물이 방주 안으로 들어옵니다.

“비가 와서 세상이 물에 잠긴다고? 내 평생 그런 비를 본 적이 없어. 말도 안 돼!’

많은 사람들이 노아를 미친 사람처럼 여기고 방주를 무시했어요. 하지만 땅속 깊은 곳에 있던 샘이 터지고, 하늘의 창들이 열려 노아의 말대로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도저히 홍수를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노아는 하나님이 지시하고 알려주신 대로 거대한 목조구조물을 만들었고, 그 안에 들어갔습니다. 캄캄한 방주 속, 삐걱대는 나무 소리, 거센 파도 소리, 사람들의 비명 소리…. 방주는 아무리 비가 쏟아져도 끄떡없습니다. 방주 안에 들어간 사람들과 동물들의 생명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위대한 건축가이자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노아는 역사상 큰일을 이루었습니다. 정말 놀랍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