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 진으로 간 네 명의 문둥이
아람 진으로 간 네 명의 문둥이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7.06.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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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설교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열왕기하 7장에 보면, 아람 군대가 이스라엘에 쳐들어와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마리아 성에 들어가 성문을 닫고 저항했다. 아람 군대는 성밖에 진을 친 채 이스라엘이 항복하기를 기다렸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밖에 있는 들에서 농사를 짓거나 곡식을 거두지 못해 주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렸고, 어떤 여자들은 자기 아이를 삶아먹는 비참한 일까지 일어났다.
그때 하나님의 사람이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일 이맘때에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가루 한 스아에 한 세겔을 하고, 보리 두 스아에 한 세겔을 하리라.’ 하셨느니라.”라고 하였다. 그러자 왕의 장관이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신들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요?” 하였고, 하나님의 사람은 “네가 네 눈으로 보리라.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하리라.” 하였다.
이 이야기는 사마리아 성문 어귀에 있던 문둥이 네 명을 중심으로 이어서 진행된다.

네 명의 문둥이는 서로 다른 두 생각을 만나고 있었다
사람은 병이나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누구나 아침에 일어나서 방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밖에 나가서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여러 가지 일들도 만난다. 사람의 마음도 그 사람이 앉아 있든지 누워 있든지 길을 걸어가든지 이런저런 생각들을 만난다. 사마리아 성문 어귀에 있던 네 명의 문둥이도 서로 다른 두 생각을 만나고 있었다. 첫 번째는 인간으로서 갖는 생각이었고, 두 번째는 하나님의 생각이었다. 그들이 만난 두 생각 이야기가 열왕기하 7장에 정확히 기록되어 있다.
그들이 사람으로서 가졌던 생각은, 별 문제 없이 사는 것이었다. 그들은 문둥이 계곡에서 지내면서, 사마리아 성에 양식이 많았을 때에는 성에 사는 가족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먹으며 지냈다. 비록 가족과 격리되어 문둥이 계곡에서 지내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았다.
“우리 아들이 이렇게 좋은 음식을 만들어 왔네.”
“우리 아들은 농사를 잘 지은 것 같아. 이렇게 좋은 채소를 가져왔어.”
그들은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지냈다.
그런데 아람 군대가 쳐들어온 후로는 농사를 짓지 못하니까 가족들이 그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성중에 있는 사람들도 주려서 자기 아이를 삶아 먹는 일까지 벌어지는 지경인데, 비록 가족이라고 해도 누가 문둥이들을 생각하겠는가? 문둥이들은 문둥이 계곡에서 배가 고픈 것을 견디고 견디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그들의 테두리 밖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왔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사마리아 성문 어귀까지 갔던 것이다.
그들은 ‘성중에 있는 가족 누군가가 음식을 가져다주지 않으려나…’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성문 어귀에 앉아 있었다. 서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굶주림을 견디며 지냈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음식을 가져다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때 네 명의 문둥이는 하나님의 생각과 만난다.

처음과 결론이 완전히 다른 인간의 길과 하나님의 길
성경에서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사 55:8)라고 말씀했듯이,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과 전혀 다르다. 사람들의 생각에는 문둥이 네 명이 성문 어귀에 있는 것이 그래도 좋아 보이지만, 하나님의 마음으로 생각해 보면 그들이 성문 어귀에 있으면 굶어 죽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성에 들어가자고 할지라도 성중은 주리니 우리가 거기서 죽을 것이요, 여기 앉아 있어도 죽을지라. 그런즉 우리가 가서 아람 군대에게 항복하자.”
우리 눈으로 하나님의 길과 인간의 길을 보면, 인간의 길은 우선은 안전한 것 같고 좋아 보인다. 하지만 결론은 멸망과 저주다. 반대로, 하나님의 길은 우선은 무척 부담스럽게 보이지만 거기에는 소망이 있고, 행복이 있다.
“우리가 아람 진으로 가면 아람 군사들이 우리를 그냥 두겠어? 우리를 죽일지 몰라.”
“그래도 거기에는 양식이 있잖아.”
네 명의 문둥이가 사마리아 성문 어귀에 있는 것은 안전해 보이지만, 결국은 거기에서 굶어 죽을 것이다. 반대로, 아람 진으로 가는 것은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양식이 있기에 소망이 있는 것이다.

아람 진으로 가는 네 명의 문둥이에게 하나님은 어떤 일을 하셨는가?
네 명의 문둥이는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서 아람 진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아람 진에 도착하면 양식은 있지만, 아람 군사들이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모를 일이었다.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고…. 위험해 보이지만 그래도 거기에는 양식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소망이 있었다. 사마리아 성이나 성문 어귀에는 양식이 없기에 안전한 것 같지만 절망뿐이었다. 마침내 문둥이 네 명은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아람 진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아람 진으로 가는 문둥이 네 사람. 그들은 굶주려서 지쳐 있었고, 몸도 병들었기 때문에 아람 진으로 가는 그들의 발걸음이 원활하지 못했을 것이다. 걸음을 힘있게 내딛지 못하고 넘어지고 쓰러지면서 그들은 아람 진을 향해 갔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당신의 말씀과 인도를 따라서 가는 길에 항상 소망을 준비해 두신다. 열왕기하 7장에서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을 따라서, 당신의 인도를 따라서 아람 진으로 가는 네 명의 문둥이에게 어떤 일을 하셨는가? 문둥이들의 걸음,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가는 그들의 걸음 소리에 하나님은 효과를 입히셔서 큰 군대가 말과 병거를 타고 달리는 소리로 만드셨다.
아람 진에 있던 군사들이 저녁을 지어서 먹으려고 하다가 갑자기 엄청난 말발굽 소리와 말 울음 소리, 병거 바퀴 소리, 군사들의 함성 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깜짝 놀라서 천막 밖으로 뛰어나갔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있는 쪽에서 엄청난 군대가 몰려오는 소리는 들리지만 어두운 때라 보이는 것은 없었다. 문둥이 네 명이 아람 진으로 가는 발걸음 소리를 하나님은 대지를 울리는 웅장한 말발굽 소리와 병거 소리로 들리게 하신 것이다.
아람 군사들이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소리야? 큰 군대가 오는 소리가 틀림없어.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리를 치려고 헷 사람의 왕들과 애굽 왕들에게 값을 주고 군대를 부른 거야. 그 군대가 우리를 진멸하려고 오는 거야!”
그들은 혼비백산해서 말을 탈 겨를도 없이 그대로 도망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마리아 성 사람들을 구원하는 큰 일을 이루었다
문둥이 네 명이 아람 진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군사들이 하나도 없었다. 천막 안에는 아람 군사들이 먹으려고 준비한 잘 차려진 저녁 밥상이 있었고, 금은보화들이 있었다. 문둥이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서 가는 길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말할 수 없이 복되고 영광스러웠다. 그들은 마음껏 먹고 마시며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상상할 수 없었던 축복을 누리고, 그들은 사마리아 성으로 가서 그 일을 고해 기근으로 인해 죽어가던 사마리아 성 사람들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구원하는 큰 일을 이루었다.
나는 자주 이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사마리아 성 사람들이 문둥이들이 너무 고마워서 사마리아 성에 문둥이 동상을 세우자고 했을 것 같았다. 동상에 ‘우리를 구원한 문둥이’라고 쓰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글귀를 새겼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서,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서 가는 길은 처음에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 길에는 큰 영광이 있다. 반대로 우리 생각을 따라서 가는 길은 임시는 편하지만 결국은 우리를 망하게 하는 길이다. 그 사실을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 준다. 나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인도를 따를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는 동안 하나님이 말할 수 없는 은혜와 축복을 베푸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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