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갈의 독을 이긴 말씀
전갈의 독을 이긴 말씀
  • 최요한(LA, 기쁜소식중앙교회 선교사)
  • 승인 2017.06.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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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라"

 

 

2009년 라이베리아 단기선교사 시절, 전갈에 쏘여 사경을 헤맬 때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사 40:31)
말씀으로 다시 살아난 최요한. 지금 그는 선교사가 되어 누구를 만나든지 그때 일을 간증하며 복음을 전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종의 마음에 이미 그려진 ‘내일 이맘때에’ 약속 가운데 한 장면이었다.

 

나는 1981년에 제주도에서 삼 형제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우리 가족은 제주도에서 가장 큰 장로교회에 다녔는데, 죄 때문에 고통하던 큰형이 먼저 기쁜소식선교회를 만나 구원받고 이어서 가족들이 구원받았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시며 1993년에 미국에 계신 친척의 초청으로 이민을 갔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처음에는 댈러스에 사는 고모 댁에서 살았다. 나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어 두 살 많은 사촌형인 제임스를 무척 의지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형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담배와 술과 마약에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마약을 처음 할 때는 기분이 아주 좋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환각상태에서 깨면 몸이 너무 힘들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시는 마약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약의 유혹에 끌렸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자 공부도 할 수 없고 건강도 나빠졌다.

사촌형의 죽음, 그리고 내 마음에 들어온 복음
얼마 뒤 우리 가족은 다른 도시로 이사했다. 사촌형과 떨어져 지냈지만 나는 여전히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약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모에게서 제임스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몇 시간 동안 멍하니 주저앉아 있었다. 바로 전날 밤까지 형과 통화했기에 더 믿을 수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너무 슬펐다.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죽게 된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그 해 겨울, 나는 미국 서부 수양회에 참석했다. 전에도 자주 들었던 복음이었는데 그때 내 마음에 말씀이 들어왔다. “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가로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 내 모든 죄를 예수님이 지고 가시고 다 씻어주신 것이 믿어졌다. 마음이 굉장히 평안했고, 자연스럽게 마약과도 멀어졌다.

내일 이맘때에 우리가 바뀔 거라고?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사춘기가 되자 점점 부모님과 교회의 간섭이 싫어졌다. 내 마음대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시 세상의 쾌락을 좇았다. 사람들 앞에서 강해지고 싶어서 갱단에 들어가고,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총도 구입했다. 돈이 필요하면 가게를 털고 끊임없이 싸우고 쫓겨다니기를 반복했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갱단의 보복이 무서워 그러지도 못했다.
그렇게 지내다 2001년에 부모님의 권유로 한국에서 열린 제1회 월드캠프에 참석했다. 그때 박옥수 목사님이 “내일 이맘때에 여러분은 선교사가 될 것이고 복음을 위해 살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날 말씀 시간이 끝나고 아는 형과 같이 몰래 담배를 폈다. 마침 형은 ‘디스THIS’ 나는 ‘타임TIME’이라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보며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나 서로 웃었다. 내가 형에게  “Tomorrow about This Time? 내일 이맘때 우리도 변할 수 있을까?”라고 하자 형이 “입 닥쳐!”라고 했다. 나도 목사님의 말씀을 믿지 않았다.

다시 교회로 돌아오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공부를 해서는 나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전기기술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세탁소, 도넛츠 가게, 중국 식당, 미국 식당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바쁘게 살다 보니 갱단들과 만나는 기회가 줄었고, 교회와도 멀어졌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식당을 운영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소박한 꿈을 꾸었다.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때까지 피우고 있던 대마초도 끊어지지 않고, 돈도 버는 대로 쓰다 보니 저축은커녕 카드 빚만 점점 쌓여 갔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짜보았지만 나에게는 그 계획을 이룰 수 있는 능력과 지혜가 없었다. 오랫동안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뒤부터는 더더욱 내 모습이 비참했다. 어느 날은 나 자신이 병신 같고 싫어서 목이 쉬도록 나에게 욕을 퍼붓고 소리를 질렀다. 
하루는 어머니가 내게 다가오셨다. 힘들었던 내 마음을 꺼내자 모든 것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하나님께로 돌이키려고 하신 일이라며 나를 다시 교회로 이끌어 주셨다.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이 내 인생을 복된 곳으로 이끄시려고 이런 삶을 허락하셨다는 것을 알았다. 평안하고 감사했다. 교회에 나간 지 2주 정도 됐을 즈음 출근길에 12중 충돌 사고가 났다. 그 자리에서 즉사하거나 큰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사고였는데, 나는 아무데도 다치지 않았다. 하나님이 나를 살려주신 것이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무척 감사했다. 건강도 정신도 좋지 않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예수님께 기도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큰 힘이 됐다.
 
“최요한! 최요한! 정신 차려!”

아프리카에 봉사 갔다 온 학생들의 밝은 에너지에 강하게 끌려 나도 라이베리아로 단기 선교를 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어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2009년 3월 말이었다. 하루는 모기장을 치고 밤에 자는데, 갑자기 오른쪽 발목이 따끔하고 너무 아파 잠에서 깼다. 일어나 보니 새벽 4시경이었다. 오른쪽 발목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마치 누가 내 발목에 바늘을 몰래 찔러 넣은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발목을 보니 빨간 점 네 개와 검은 점 하나가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개미에 물린 자국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통증이 심해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기운도 점점 떨어졌다. 선교사님과 근처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돌아와 쉬었다.
그날 저녁 선교사님이 혈압을 한번 재보자며 혈압 기계를 가지러 방으로 가신 사이 갑자기 심장이 조여오기 시작했다. 구토도 할 것 같아 화장실로 가는 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선교사님이 내 이름을 소리쳐 부르셨다. 내 눈이 돌아가고 소변과 대변이 나오고 맥도 뛰지 않고 심장도 뛰지 않았다고 했다. 선교사님은 나를 업고 뛰어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동네에서 최고로 좋은 카톨릭 병원으로 가셨다. 택시 안에서도 선교사님은 계속 내 가슴을 치면서 내 이름을 외치셨다.
“최요한! 최요한! 정신 차려, 최요한! 일어나 최요한!”
나는 어둡고 공허한 상태에 있었는데, 멀리서부터 선교사님의 목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렸다. 그 희미한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며 눈을 떴다. 
“요한아! 정신이 드니? 괜찮아?”
눈은 떴지만 여전히 힘이 하나도 없고 어지럽고 내가 엄청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감각했다. 의사는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어떤 독성이 온 몸에 퍼져 심장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미 늦었다고 했다. 혈압도 낮고 체온도 떨어지고 심장은 간신히 뛰고 있지만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다른 병원에 가라고 냉정하게 내쫒았다. 선교사님은 평소 알고 있던 중국 의사에게 찾아갔다. 그 의사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살 가망이 없다며 무척 아쉽고 미안한 마음으로 우리를 돌려보냈다. 소망을 잃고 집으로 돌아와 누우려고 하자 또 다시 심장이 조여와 정신을 잃었다. 얼마 뒤 의식이 다시 돌아오자 선교사님은 나를 데리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당시 내 몸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나의 모습을 본 이웃 사람들은 그것이 나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 이렇게 사람이 죽는구나’
차를 타고 가며 내 의식이 점점 희미해졌다. 선교사님은 계속 내 이름을 외치며 가슴을 치셨다. 나는 그냥 깊이 잠들고 싶었다. 같이 간 단기선교사 형이 내 뺨을 치며 깨웠다. 그때 처음으로 ‘아, 이렇게 사람이 죽는구나. 내가 죽고 있구나. 병원에 간다고 해도 결국 아무 소용이 없구나.’ 하며 소망이 사라져 갔다. 아프리카에 오기 전에 나를 따뜻하게 꼭 안아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리웠다. 미국에 있는 가족과 교회 식구들도 모두 보고 싶었다. 그들을 보지 못하고 간다는 것이 슬펐다. 그렇게 죽기 싫었지만 죽음만을 기다려야 했다. 다른 병원에서는 접수도 해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병원에 찾아갔다. 늦은 밤이라 의사는 없고 간호사만 있었다. 선교사님은 계속 내 가슴을 치셨다. 내 심장박동을 재던 기계가 아주 살짝 뛰고 있었는데, 그때 ‘삐~’ 소리가 나면서 멈추었다. 선교사님과 단기선교사 형제가 가슴을 두드리자 심장이 다시 뛰었지만 또 다시 심장이 멈추었고, 또 다시 숨이 아주 희미하게 붙어 있었다.

하나님의 새 힘이 너에게 임하면 그 독 아무것도 아니야!
아주 늦게 의사가 왔다. 내 오른쪽 발의 상처 자국을 보며, 이건 전갈이 쏜 자국이라며 온몸에 독이 퍼지고 지금은 심장을 계속 공격하고 있어서 가망이 없다고 단정지었다. 그때 나는 의식이 아주 조금 남아 있었다. 선교사님도 나를 포기하며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보고하려고 한국에 전화를 하셨다. 그러더니 선교사님이 “요한아! 박 목사님이야. 전화 받아.”라고 하며 전화기를 주셨다.
“요한아! 요한아! 내 말 들리니?”
“예… 목사님…”
“너는 아프리카 전갈에 쏘였대. 그래서 죽어가고 있대. 거기에 있는 의사도 그 누구도 너를 살릴 수 없대. 어떤 약이나 치료로 너를 낫게 할 수 없대. 너는 죽어가고 있어. 하지만 네가 살 수 있는 길이 있어. 네 몸 안에 들어간 독을 이길 힘이 필요해. 너에게 새로운 힘이 들어오면 네 안에 들어간 독을 이길 수 있어. 나는 목사야. 그래서 매일 성경을 읽어. 오늘 아침에도 성경을 읽었어. 이사야 40장 31절 말씀이었어.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요한아, 너는 지금 전갈의 독에 지고 있어. 하지만 성경에는 네가 여호와를 앙망하면 새 힘을 주신다고 했어. 그래서 하나님을 바라봐야 하는 거야.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야. 하나님의 말씀 안에는 네 안에 있는 독을 이길 힘이 충분히 있어. 그래서 네가 이 말씀을 마음에 받아들이면 돼. 성경은 단 한 번도 나에게 거짓말하지 않으셨어. 하나님은 모든 약속을 지키셔. 네가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이 새로운 힘을 주실 거야. 하나님의 새 힘이 너에게 임하면 그 독 아무것도 아니야. 죽음조차 아무것도 아니야. 하나님만 바라봐. 하나님만 앙망해.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려. 무슨 말인지 알겠어?”
“예…”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예… 목사님…”
이야기를 마치고 목사님이 기도해 주시고 전화를 끊었다. 목사님과 통화하기 전에는 살 수 있을 거란 소망이 전혀 없어 단지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내 마음에 소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의사도 간호사도 내가 살 거라고 말하지 않았다.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내가 이미 죽은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나 자신조차도 살 수 있는 힘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목사님은 내가 살 거라고 하면서 내게 하나님의 말씀을 이야기해 주셨다. 말씀을 들으며 선택했다. 정말 살고 싶었다. 내가 사는 길은 여호와를 앙망하는 길밖에 없었다. 난 어떻게 여호와를 앙망해야 할지 하나님을 바라볼지 몰랐지만, 그 외엔 길이 없었기에 말씀의 길로 내 마음을 정하고 그 말씀을 내 마음에 받아들였다. 그리고 간절히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 구했다.
“아버지 하나님, 나를 도와주세요. 나에게 새 힘을 주세요.”
그렇게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다.

“이건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 이 환자는 부활하고 있어!”
몇 시간이 지났다. 새벽에 간호사가 응급실을 돌아다니다가 내 자리에 들렀다. 이미 죽었을 거라고 예상하고 나를 살폈는데, 내 심장박동이 점점 더 뛰었다고 한다. 혈압도 올라가고 체온도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놀라 의사에게 달려가 말하자 의사 선생님이 왔다.
“이건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 이 환자는 부활하고 있어!”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다. 평생 처음으로 굉장히 개운했다. 온 몸에 힘이 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병원이었다. 몸이 무척 개운해서 전날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똥 냄새가 나서 씻고 싶었다. 주변을 보니 병원이었고 한 형제가 내 발 옆에서 엎드려 자고 있었다. 그래서 발로 ‘툭툭’ 치면서 깨웠다.
그가 “형 괜찮아?” 하고 소리쳤다. 내가 “괜찮으니까 빨리 씻으러 가자.”라고 하자 화를 내며 말했다. “형,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 형, 어제 죽었었잖아. 기억 안나? 그런데 지금 빨리 씻으러 가자고? 내가 형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그렇게 나는 살아났다. 주위에서는 내가 부활했다고 했다. 의사가 의료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고 하는데, 자신들은 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뭘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거기에 이사야 40장 31절 말씀을 쓰고 싶었다. 의사는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신들이 믿는 하나님이 도우셨다고 했다. 그리고 전갈의 독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독에 대한 면역이 생겨서 전갈의 독으로 절대로 죽을 수 없다고 했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렸다.

 

다시 하나님을 앙망하는 동안 내 마음에 새 힘이 들어왔다
그렇게 몸은 살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독 때문에 오른쪽 발이 붓고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항생제를 맞고 연고를 바르면 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2주가 지나자 상태가 점점 심각해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발이 썩어가고 있었다. 병원에서는 다리를 절단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무척 미안해했다. 할 말을 잃었다. 죽었다가 살아나서 감사했는데 다시 마음에 절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때 하나님은 내게 다시 은혜를 베푸셨다. 내 이야기를 들으신 한인 한분이 자신이 아는 유엔 병원에 찾아가 내 상황을 말씀드려 주신 것이다. 유엔 병원에는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데, 원장이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의사도 내 상처를 보고는 화를 내며 이 지경이 되도록 왜 여태까지 그냥 있었느냐며 한시라도 빨리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한 쪽 다리 없이 산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나는 절대 다리를 자를 수 없다고 하자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길밖에 없고, 심장이 네 번이나 멎은 적이 있기 때문에 마취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하여 하루에 살을 조금씩 도려내는 수술을 했다. 마취하지 않고 생살을 자르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했다. 너무 고통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도 하나님이 이사야 40장 31절 말씀을 다시 생각나게 해주셨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사 40:31)
“하나님, 저를 죽음 가운데서도 살려 주셨는데 왜 이런 어려움이 다시 찾아옵니까? 정말 어렵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너무 힘듭니다.”
내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동안 내게 다시 새 마음이 흘러왔다.
“내가 이 일을 너에게 하는 것은 내가 너와 함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야. 너를 통해 나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 계속해서 너를 위해 도와주고 싶어. 이 일을 통해서 영광을 받고 싶어.”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고 나를 도우시고 나를 지키신다면 하나님께서 내 발을 깨끗하게 낫게 하시겠구나.’
소망스러웠다. 의사는 수술을 하면서도 몇 번이고 그만두자고 했지만 나는 하나님이 주신 소망을 품고 계속 수술을 받았다. 외부 사람들은 면회도 할 수 없었기에 한 달이 넘게 혼자 병실에서 지냈지만, 박 목사님이 내게 해주신 말씀이 마음을 지켜주시고 날마다 새 힘을 주셨다. 그 시간이 굉장히 기쁘고 감사했다. 수술을 다 마치고 의사가 말했다.
“미안하지만 살을 너무 많이 도려내서 앞으로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약속대로 내 발을 고치셨다. 시간이 지나자 새살이 나왔다. 처음에는 너무 고통스러워 걷지 못했는데, 나중에는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놀랍고 감사했다.

 

“요한아, 우리가 복음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니?”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후 복음을 위해 살고 싶었다. 하지만 교회의 인도를 받지 못하고 다시 교회를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무하고 곤고한 시간들이 다시 시작되었다. 10개월쯤 지나자 큰형이 찾아왔다. 나를 교제해 주려고 했지만 내가 잘 듣지 않자 박옥수 목사께 전화를 드려 나와 교제해 주실 것을 부탁했다. 박 목사님은 내게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시다가 “요한아, 우리가 복음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니?”라고 하셨다. 그때 갑자기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지?’ 하며 복음을 위해 살 때 아주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목사님은 내게 한국에 오면 복음을 위해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겠다고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통화가 끝나고 직장으로 출근하는 동안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나 잘났다는 생각 하나 꺾지 못해 교회를 떠난 놈인데 그런 나를 목사님이 받아주시고 품어주시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때 만난 목사님의 마음이 내 마음을 다 녹였다. 그 일로 나는 다시 교회에 돌아왔고, 2011년 2월에 한국 마하나임선교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서른한 살에 군에 입대했다.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2013년 8월에 미국에 선교사로 파송되었다. 뉴욕에서 1년을 지내고 지금은 LA 기쁜소식중앙교회에 있다.

 

나같이 형편없고 보잘것없는 놈에게 당신을 나타내시고
미국에서는 매년 9월이 되면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미국 전역을 돌며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공연한다. 나는 무대 스태프로 함께하는 은혜를 입고 있다. 버스에서 새우잠을 자며 한 달 가량 전국을 순회하다 보며 지칠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박 목사님이 선교사들에게 교제해 주신 말씀들이 새 힘을 준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복음 앞에 던지며 사는 분들을 보며 하나님이 내 삶도 그렇게 이끄시겠다는 소망을 갖는다.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공연 가운데 그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미국 시민들에게 아프리카에서 내게 역사하신 하나님을 간증하는 시간을 허락해 주시는 것이다. 박옥수 목사님이 전화로 말씀해주신 이사야 40장 31절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라는 말씀을 내 마음에 받아들여 그 말씀의 능력으로 전갈의 독을 이기고 다시 산 간증을 할 때면, 공연장에 온 수 천 명의 관객들이 놀라서 모두 박수를 치며 마음을 연다. 그리고 바로 이어 박 목사님이 전하시는 복음을 그들이 마음에 받아들이는 것을 볼 때 놀랍고 감사하다. 크리스마스 칸타타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나 내가 살아서 하는 모든 일이 바로 생명의 일이라는 사실도 감사하다. 나같이 형편없고 보잘것없는 놈에게 당신을 나타내시고 당신의 능력을 보이시고 증거하신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면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올해는 LA에서 부활절 칸타타와 성경세미나, 그리고 기독교 지도자 모임을 열었는데, 500명이 넘는 목회자들과 교회 리더들이 참석했다. 박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미국의 목회자들이 다 놀라워했다.
나도 많은 교회들을 찾아다니며 만나는 목회자와 사람들에게 전갈의 독을 이기고 살아난 간증을 들려주었는데, 그때마다 모두 놀라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언제든지 자신의 교회에 와서 간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평일이든 주일이든 초청받은 교회에 가서 간증할 때면 그분들 역시 굉장히 놀라워한다. 내 간증을 들으신 분들 가운데 몸에 병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하나님이 자신에게도 새 힘을 주실 줄 믿는다며 병에서 마음이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어떤 분들은 자신이 오랫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살았는데 자기에게도 하나님이 일하시겠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갈의 독에서 건지신 하나님이 지금도 나와 함께하신다
나는 요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때론 어렵다는 생각에 잡히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박 목사님을 만나면 목사님이 보시는 나는 항상 잘 지내고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간증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복되게 사는 사람이다.
어두웠던 지난 삶을 돌아보거나 아프리카에서 죽어갈 때를 생각하면 나에게는 처음부터 아무 길이 없었다. 하나님만이 내게 길이 되셨다. 나는 벌써 땅에 묻혀서 몇 번이나 썩었을 사람이다. 그런 나를 박 목사님의 마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살려 주셨다. 그 누구도 나에게 소망을 이야기하지 않을 때 목사님은 나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소망을 주셨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다. 목사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요한아. 전갈의 독에서 너를 건지신 하나님이 지금도 너와 함께하셔. 그리고 너를 도우시니까 세상을 두려워하지 마.” 목사님이 해주신 이 말씀이 오늘도 나를 가장 복된 곳으로 인도해 주고 계신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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