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 조기천(기쁜소식다바오교회 선교사)
  • 승인 2017.06.2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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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의 오늘7 필리핀 기쁜소식다바오교회
 

2016년 1월 초,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마인드교육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도 교육감인 보레스 국장님이 민다나오에 와서 마인드교육 훈련 과정을 홍보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분은 2015년까지 앙헬레스 팜팡가 주(州)에서 근무하다가 민다나오 섬으로 이동했다.
민다나오 섬은 필리핀 남부에 위치한, 남한 정도의 면적을 가진 필리핀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모슬렘 거주 지역이다.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라 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행 16:9)라는 음성이 들렸다.

 

민다나오 섬에 방문하여 교육감, 장학사, 교장들에게 한국에서 진행하는 마인드교육 훈련 과정에 대하여 설명하자 약 90명의 교육자들이 한국 방문을 신청했다. 이후에 우리 일행은 민다나오 섬의 중심 도시인 다바오 시에 들렀다. 다바오에서 제일 큰 국립대학인 USeP대학을 방문하여, 총장님을 7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총장 포럼에 초청하는 편지를 비서에게 전달하고 돌아왔다.
몇 주 후, 비서에게서 총장님이 포럼에 참석하려고 하니 자세한 내용을 알려 달라는 메일이 왔다. 그렇게 하여 USeP대학 총장님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분은 성품이 조용한 분이라 행사 기간 동안 특별한 반응 없이 차분히 참석만 하고 필리핀으로 돌아왔다. 필리핀으로 돌아오던 날 박옥수 목사님과 10분 가량 개인적으로 면담을 했는데, 총장님은 목사님의 기도에 큰 감명을 받았다.
9월에 마인드교육차 다바오에 방문하면서 총장님을 다시 만났는데, 우리를 아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날 총장님께 USeP대학에서 월드캠프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필리핀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네 차례의 월드캠프를 했는데, 참석자 수가 천 명 정도였다. 그래서 총장님께도 천여 명 정도 참석하는 규모라고 했다. 총장님은 처음에 주저하다가 다바오 시청에서 5백 명, USeP대학에서 5백 명을 보내어 천 명의 학생이 참가하는 월드캠프를 2017년 2월에 하기로 했다.
그 후 월드캠프 운영 본부에서 4천 명의 학생들이 참석하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총장님께 이를 말씀드리자, 학교 관계자들이 안 된다고 막무가내로 총장님을 말렸다. 총장님은 깊이 생각하더니 한번 해보자고 했고, 마침내 대학생 4천 명과 시청에서 보낸 청소년 5백 명이 참가한 월드캠프가 열렸다. 필리핀에서 열린 월드캠프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참가 인원이 많아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겼다. 다바오에는 교회도 연고자도 없었고, 우리 교회가 있는 루손 섬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였으며, 캠프 경비 등 막막한 일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막막함은 나에게만 있을 뿐 하나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홍해는 죽음의 공포를 주는 막막함이었지만 하나님에게는 당신의 영광을 나타내는 기회였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 마음을 하나님께로 옮긴 그때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2천 6백 명의 교사들이 마인드교육을 받았으며, 4백 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모집되어 아카데미, 스케번저 헌트, 후원, 의전, 방송, 접수, 총장 포럼, 의료봉사 등 월드캠프를 준비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칸타타도 공연도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신기하기만 했다. ‘아무것도 없었는데, 사막처럼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였는데…’ 눈을 한번 깜빡 하고 떠 보니 아름다운 낙원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과 같았다!
USeP대학 총장님과 필리핀 보이스카우트 총재님도 구원받고, 필리핀 대통령과의 박옥수 목사님의 면담까지 이루어진 월드캠프. ‘내게 구하라. 내가 열방을 유업으로 주리라’는 약속의 말씀이 민다나오 섬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교회도, 성도도 없던 다바오. 한국과 동남아에서 온 목사님들, 링컨스클 학생들, 음악학교 학생들, 그리고 마닐라 교회 식구들이 함께했던 월드캠프가 끝났다. 그 뒤로 다바오에 교회가 세워졌고, 순수하고 밝은 학생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복음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지금은 월드캠프로 알게 된 자원봉사자들을 만나서 신앙상담을 하며 전도하고 있으며,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 캠프 및 마인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도소, 문교부 등에서도 마인드 강의를 하고 있다.
2017년 11월에 아시안 잼보리 대회가 이곳 다바오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도시에서 열린다. 아시안 잼버리 대회에  IYF가 함께하기로 했는데, 아주 가까운 곳에 교회가 세워졌다. 월드캠프 때에는 한 대학에서만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지만 잼버리 대회 때에는 다바오의 모든 대학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려고 한다.
민다나오 섬은 마닐라보다 경제적으로 많이 뒤떨어지고 다른 언어를 쓰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대우를 받아 왔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이 겸손하고 단순하고 순수하다. 많은 학생들이 믿음의 훈련을 받고, 자기 민족의 언어로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많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2016년 민다나오 시를 처음 방문하면서 진행해 오던 마인드교육 훈련으로 2017년 4월에는 90명의 장학사와 교장이 한국을 방문하여 마인드교육 훈련을 받았다. 그 가운데 열 사람 정도가 순수 모슬렘이었는데, 마음을 활짝 열고 복음까지 듣고 돌아왔다.
필리핀 모슬렘의 본거지 민다나오 섬. 많은 모슬렘들이 복음을 듣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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