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포럼] 학계 최첨단의 현장 찾은 총장들
[총장포럼] 학계 최첨단의 현장 찾은 총장들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7.07.14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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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7 세계대학총장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힘, 인성교육’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기술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최근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자동주행 자동차나 알파고의 사례에서 보듯, 인간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분야에 인공지능이 진출한 지 오래다. 최근에는 기사 쓰기나 그림 그리기 같은 창작의 영역에도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영화나 SF소설에만 등장하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이미 우리의 일상속 이야기가 된 것이다.

중부권에서 최신 설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 건양대 병원 및 암센터(사진출처: 건양대병원 홈페이지)

총장 포럼의 마지막 날인 13일, 공교롭게도 총장들에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대전시 서구에 위치한 건양대학교 병원 방문이다. 우리나라 중부권 최초로 임상병리 자동화시스템, 처방 전산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첨단설비 도입에 열심인 건양대 병원은 지난 4월 ‘왓슨’을 활용한 진료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화제에 올랐다.

건양대 내부를 탐방하는 각국 총장들

미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인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의사 왓슨의 작동원리는 알파고와 비슷하다. 알파고에 과거 바둑기사들이 둔 바둑의 수를 입력하면 알파고는 그 중 가장 승률이 높은 수를 찾아내 바둑을 둔다. 왓슨 역시 과거 수많은 환자들의 치료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성공률이 높은 치료법을 찾아내 의사들에게 제시한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시연해 보이는 건양대 병원 관계자들
왓슨에 대한 각국 총장들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이날 건양대병원을 방문한 총장들에게 병원 측은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직접 시범작동해 보이면서 그 원리를 설명했다. 이제는 컴퓨터가 의사를 대신해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총장들은 한결같이 놀라워하면서도, 인공지능 시대에 학교와 교육의 역할의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에티오피아의 딜라대 ‘칼키디안 내가쉬’ 총장은 “솔직히 말해 질투가 난다. 출장 차 뉴욕에 갔다가 그곳의 기반시설이나 잘 정비된 도시의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는데, 한국도 그에 못지않다. 오늘 건양대 병원을 둘러보니 더욱 그렇다”며 부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총장들에게 VIP병동 내부를 소개하는 병원 측 관계자들. 사진 맨 오른쪽이 병원장 최원준 박사.

건양대병원 원장 최원준 박사는 왓슨의 성능과 향후 의학계에 미칠 영향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암이라는 한 가지 분야만 해도 매년 수천 건의 연구결과가 쏟아진다. 개인이 하루 종일 매달려도 읽을 수 없는 분량이다. 왓슨은 그렇게 쌓인 ‘빅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선의 치료책을 제시해 준다. 앞으로는 의사의 역할이 병을 진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마음의 고민을 들어주고 소통하고 교감하는 쪽으로 확대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 인간 고유의 영역인 인성이 더욱 부각된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총장들은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한층 더 고민하는 분위기였다.

건양 사이버대 스튜디오에서 강연장비인 전자칠판을 사용하는 카메룬 에남대 부총장 '아바테 M. 안드레'
통역을 통해 전해지는 스튜디오 내부 설명에 기울이는 코트디부아르의 '아비바 티두 총장'

건양대 병원 방문에 앞서 총장들은 건양사이버대 스튜디오를 둘러보기도 했다. 사이버 강연 콘텐츠의 녹화 및 제작이 이뤄지는 스튜디오를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한 총장들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코트디부아르의 장 로루곤 구에데 대학의 아비바 티두 총장은 ‘아프리카는 이제 막 사이버대학이 도입되고 있는데, 한국은 이미 사이버대학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들었다. 스튜디오에도 전자칠판, 태블릿 PC 등 첨단설비가 도입되어 있어 놀랍다’는 소감을 밝혔다.
방문하는 곳마다 질문을 쏟아내는 ‘질문왕’으로 알려진 자메이카 녹스칼리지의 고돈 코완즈 총장 역시 ‘이 설비는 가격이 얼마냐?’ ‘이 정도의 스튜디오를 세우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 등 질문을 쏟아냈다.
“이번 건양대 방문은 참 인상 깊었습니다. 어딜 내놔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시설을 갖춘 것이 놀랍습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커리큘럼을 짜고 공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짜여진 점도 인상 깊네요.” (고돈 코완즈/자메이카 녹스칼리지 총장)

 

이번 총장들의 건양대 방문은 총장들에게 교육현장의 최첨단을 직접 경험하고 이를 자국의 교육발전에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할지 생각할 기회를 주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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