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칸타타, 페어팩스] 2천 년 전 베들레헴으로 가는 시간여행
[북미 칸타타, 페어팩스] 2천 년 전 베들레헴으로 가는 시간여행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7.09.25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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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합창공연은 본 적이 없어요. 단연 최고입니다.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제3막 헨델의 ‘메시아’였고, 1막 ‘곧 오소서 임마누엘(O Come O Come Emmanuel)’을 들을 때 마치 ‘이제 곧 어마어마한 공연이 시작되니 안전벨트를 매라’는 신호처럼 들렸어요.

지난 22일,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의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열린 그라시아스 칸타타를 관람한 한 관객의 소감이다. 칸타타 관객들은 그라시아스와 함께 2천 년 전 유대 베들레헴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을 핍박하는 로마 군인들의 횡포에 눈물 흘리고, 아기 예수를 낳을 방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요셉과 마리아를 보며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탄생과 함께 모든 슬픔과 안타까움이 사라지고 관객들의 마음에는 기쁨만이 남는다.

지난해에 이어 칸타타가 열린 조지메이슨대의 이글뱅크 아레나는 작년보다도 따스함이 넘쳤다. 수십 미터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칸타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꼬마 산타들의 공연은 인기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관객들은 어른들로 구성된 전문공연단 못지않게 호흡이 척척 맞는 꼬마 산타들에 대한 소감을 빼놓지 않는다.

미국이 건국된 것은 1620년, 영국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건너온 102명의 청교도에 의해서였다. 건국 초기, 미국의 신앙인들은 자신들이 살 집보다 예배당과 학교 건물을 먼저 지었다. 개개인의 삶보다 하나님을 더 크게 여긴 것이다. 하나님은 그런 미국을 축복하셨고, 그 결과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풍족하고 여유로워진 미국 시민들의 마음이 하나님과 점점 멀어지면서 오늘날 미국의 교육이나 사회 전반에서 신앙의 정신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채플 시간이, 교회에서는 청년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박옥수 목사는 하나님의 마음을 잊고 사는 미국인들에게 다시 하나님의 마음을 일깨워주고자 메시지를 전했다.

“크리스마스는 하나님이 우리 죄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죄에서 건지러 이 땅에 오셨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과 다릅니다. 예수님은 그냥 십자가에 돌아가신 게 아닙니다. 우리 모든 죄를 지고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죽으시며 ‘다 이루었다’고 하신 그때 온 세상 모든 사람 죄를 다 씻으신 것입니다.

시각장애인 엄마를 둔 현정이가 엄마의 사랑을 몰랐듯,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는데도 그 마음을 모르고, 왜 죽으셨는지 모르고, 내 죄가 사해진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다 씻으셨는데도 여전히 우리가 죄 속에 갇힌 더러운 죄인이라고 생각할 때, 예수님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는지 모릅니다. 오늘 저녁 크리스마스를 만나면서 여러분 마음이 예수님 마음과 하나 되길 바랍니다.”

1,500명 정도가 관람한 지난해 페어팩스 칸타타에 비해 올해 관객은 4천 명 정도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아시아계, 유럽계, 남미계, 백인 등 관객들의 구성도 다양했다. 하지만 칸타타를 보고 메시지를 들으며 변화된 마음은 똑같았다.

재스민 워와이와 딸 제시카.

“노래에, 연기에, 합창까지 소화해내는 그라시아스 단원들은 정말 훌륭하고 놀라운 사람들입니다. 동양인이 영어로 공연을 한다는 점도 대단합니다. 이런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이곳 페어팩스는 여러분의 집입니다. 환영합니다.”

폴 딜라르드, 드보라 딜라르드 부부. ‘네 번이나 기립박수를 할 만큼 공연 자체가 뛰어났지만, 박옥수 목사의 메시지에서도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마지막의 ‘갓 블레스 아메리카’는 그동안 제가 들어본 어떤 가수가 불렀던 것보다 훌륭했습니다. 마음을 담아서 부르는 게 느껴졌거든요.

박옥수 목사님의 메시지도 정말 놀라웠어요. 한 소녀의 인생이 바뀐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마치 제게 일대일로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목사님에게서 엄청난 에너지가 솟아 나오더군요. 믿음에서 나온 열정을 뿜어내듯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북미 칸타타 투어는 23일 캐나다로 이동해 24일부터 계속될 예정이다. 캐나다 공연은 2년 만에 진행되는 것으로, 특히 올해는 토론토 교회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해밀턴 시에서 처음으로 진행된다. 해밀턴 시는 유난히 종교적인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또 어떤 사람들의 마음 문을 두드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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