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칸타타, 디트로이트] “내가 의롭다면 의로운 거야!”
[북미 칸타타, 디트로이트] “내가 의롭다면 의로운 거야!”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7.09.2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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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타 캐나다 공연을 마치고 그라시아스 단원들과 스태프들이 밤새 버스를 달려 도착한 디트로이트. 한때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크게 번성한 도시였지만, 지난 2009년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가 파산하며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2000년대 100만 명을 넘나들던 인구도 지금은 67만 명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 실제로 기자들이 본 디트로이트의 밤거리는 큰 빌딩과 가로등을 제외하면 불빛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모습이었다. 화재가 났지만 검게 그을린 채로 방치된 주택, 부서지거나 짓다 만 건물 등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하나님이 이곳 디트로이트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추고 이번 CLF와 칸타타를 준비했습니다. 하나님이 디트로이트의 목회자들과 함께 일하고 싶으시겠다는 마음이 들어, 디트로이트에 있는 수많은 교회들을 거의 다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거의 매일 목사님들을 찾아가 칸타타를 소개하며 CLF에 초청했습니다.”(노대일 선교사/기쁜소식디트로이트교회)

경제 악화로 시민들이 버리고 간 주택들이 범죄집단의 아지트로 사용되면서 디트로이트 시내에는 자연스럽게 우범지대가 형성되었다. 우범지대에는 칸타타 초청편지를 돌리기도 어렵다. 기도하던 노대일 선교사는 학교에 찾아가 교장선생님들로부터 허락을 받아 초청편지를 돌리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종교 관련 행사라고 거절당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의외로 굉장히 많은 교장선생님들이 초청편지를 보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생각 밖으로 걸음을 내딛었을 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박옥수 목사의 설교와 함께 CLF가 끝난 시각은 저녁 6시 45분. CLF 참석자들이 칸타타가 열리는 메이스닉 템플(Masonic Temple)로 자리를 옮겼을 때는 이미 3,700여 명의 디트로이트 시민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동차산업의 몰락으로 삶의 기대와 소망을 잃은 ‘어둠의 도시’ 디트로이트 시민들, 그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칸타타를 관람하는 디트로이트 시민들의 반응은 지금까지 칸타타를 개최한 어느 도시의 시민들보다 유난히 더 뜨겁고 간절했다. 그런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일까. 박옥수 목사 역시 20분 내내 복음의 메시지를 전했으면서도 부족한 듯 ‘한 가지 이야기만 더 하고 싶다’며 정주영 회장의 예화를 전했다.

 

“고 정주영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창업한 사람입니다. 정 회장이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얼마 뒤 아들에게 연락해 회사 구경을 하러 가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회장님이 오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에서는 준비하느라 난리가 났습니다.

그 중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입사원에게는 ‘밖에 나가 청소나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김◌◌이라는 그 사원이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는데 회장님 차가 그 앞에 섰습니다. 차에서 내린 정주영 회장이 그 사원을 보고 ‘야, 김 과장! 수고한다’고 했습니다. ‘회장님, 저는 과장이 아니라 신입사원입니다.’ 사원이 대답하자 정 회장이 말했습니다.

‘야, 이 사람아! 이 회사에서 내가 과장이라면 과장이야!’

하나님도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야, 이 사람아! 이 우주에서 내가 의롭다면 의로운 거야!’ 아멘? 아멘! 할렐루야, 우리를 깨끗케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미국의 많은 도시를 가 봤지만 디트로이트에서 만난 여러분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과 자꾸 이야기하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해 아쉽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3,700여 명의 관객들은 객석 곳곳에서 “아멘” “할렐루야”를 외치며 박 목사의 설교에 반응했다. 그 열렬한 반응은 3막 ‘메시아’를 지나 앵콜곡인 ‘펠리스 나비다드’ ‘갓 블레스 아메리카’를 부를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준비된 공연이 모두 끝나 막이 닫힌 뒤에도 시민들은 아쉬운 듯 한참동안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빌 캐더월. "올해 처음 칸타타를 관람했는데, 평생 잊지 못할 공연이었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몇 년 전부터 칸타타 무료 티켓을 받았는데 오질 못했어요. 올해도 누가 집 앞에 티켓을 두고 갔는데, 꼭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말썽쟁이 안나가 변화된 이야기를 보며 즐거웠습니다. 메시지를 전해주신 박 목사님께도 감사합니다. 이 시대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지요. 하나님 그리고 하나님이 하신 일을 경외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맛볼 줄 믿습니다.”(빌 캐더웰)

올해까지 7년째 칸타타를 관람하고 있다는 수잔 모어(가운데). 딸 애슐리(왼쪽), 아들 조슈아(오른쪽)와 크리스토퍼(아래) 등 온 가족이 모두 참석했다.

"너무 즐겁고 행복한 공연이었습니다.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장면은 너무 현실감 넘치게 묘사되어 꼭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시는 것만 같고, 또 하나님이 저한테 말을 걸어주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1막에서 예수님의 탄생 장면, 2막에서 말괄량이 안나를 가족들이 사랑으로 품어주는 장면, 3막 합창까지 모두 제 마음을 적셨습니다. 올해로 7년째 이 칸타타에 참석하는데, 이제는 매년 기다리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박 목사님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말씀을 풀어 전해주시더군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해 준 훌륭한 설교였습니다. 꼭 영혼의 생수 같았습니다.”(수잔 모어)

박옥수 목사의 설교 중 정주영 회장 예화가 가장 인상 깊었다는 메리.

“기독교 TV채널에서 칸타타 광고를 보고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공연도 좋았지만 현대자동차 정주영 회장에 대한 메시지가 더 좋고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어떻게 의롭게 되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 주셨으니까요. 예수님이 우리 과거, 현재, 미래의 죄를 모두 가져가셨으니 더 이상 우리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합니다. 디트로이트 시민들 중에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서 더 많은 시민들이 이런 메시지를 들어야 합니다. 모두들 꼭 와서 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를 웃기고 울리는,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을 공연입니다.”(메리 밀네임)

 

노대일 선교사는 ‘이번 칸타타와 CLF를 홍보하며 만난 목회자들과 함께 복음의 일을 하고 싶고, 교육계 관계자들과는 청소년을 위한 마인드교육을 진행하고 싶다’고 간증한다. 여전히 불타고 무너지고 부서진 건물이 곳곳에 즐비한 디트로이트.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디트로이트를 아름다운 도시로 바꿀 계획을 갖고 일하고 계신다. 황폐한 성읍 디트로이트 시민들의 마음을 복음으로 채울 계획 말이다. 실제로 지난 7년간 칸타타가 열리면서 디트로이트의 분위기는 차츰 밝아지고 있다.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났던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으며, 거리를 다니는 자동차 수도 늘었다는 것이 칸타타를 찾은 시민들의 말이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이 되어 어둠을 밝히듯, 이번 칸타타는 디트로이트를 바꿀 변화의 시발점이다. 어둠과 절망에 빠져 있던 시민들의 마음을 빛과 소망으로 옮겨주는 음악회. 그래서 그라시아스의 칸타타는 세상 어느 화려한 음악회보다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는 행사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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