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아세안 잼버리, 스카우트에 마인드교육을 이식하는 IYF
[필리핀] 아세안 잼버리, 스카우트에 마인드교육을 이식하는 IYF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7.11.28 0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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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영국에서 설립되어 오늘날 169개국에 4천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청소년단체 보이스카우트. 보이스카우트의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 경은 영국군 중장 출신으로,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치르는 동안 ‘청소년들을 훈련시켜 리더십과 함께 용기, 솔선수범, 봉사 등의 정신을 심어두면 나라가 큰 위기에 빠졌을 때 활약할 일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그는 1906년부터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겨 20여 명의 청소년을 뽑아 훈련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스카우트 운동은 꾸준히 성장해 1920년에는 34개국 8천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대규모 야영대회를 열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오늘날 스카우트의 시작이다.

제6회 아세안(ASEAN)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청소년들의 모습. ‘스카우트(scout, 정찰병)’는 청소년들이 훈련을 받고 늘 깨어 있는 정신으로 살아갈 시대의 파수꾼 노릇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이름이다.
 

여러 스카우트 행사들 중에서도 ‘잼버리’는 4년마다 한 번씩 스카우트 단원들이 모여 야영을 하고 생활하면서 극기력과 도전정신, 생존능력과 위기 대처법 등을 터득하는 행사다. ‘스카우트의 월드캠프’라고 정리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참가국의 규모에 따라 국가급, 대륙급, 전세계급으로 다양한 규모의 잼버리가 열리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지난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제17회 세계잼버리를 개최한 바 있다. 스카우트 단원이라면 누구나 암송하고 실천해야 할 ‘스카우트 선서’의 첫 항목은 ‘하나님과 나라를 위하여 나의 의무를 다하겠습니다’이다. 여기서 우리는 스카우트가 초기에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카우트는 최근 회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쇠퇴하는 모양새다. 전세계에서 스카우트 운동이 가장 활발하던 미국 보이스카우트는 전성기 400만 명이나 되던 회원이 급격히 줄어들어 지금은 절반 수준인 230만 명에 불과하다. 스카우트 활동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야영(캠핑)이나 하이킹, 응급조치 등 각종 프로그램도 스마트폰과 영상매체를 선호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기 힘든 만큼 스카우트 활동이나 행사의 진행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바오 델 노르테 주의 안토니오 델 로사리오 주지사가 잼버리 개막식에 참석한 박옥수 목사를 맞이하고 있다.

국제청소년연합(IYF)은 전 지구적 이슈인 청소년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마인드교육을 제시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한편, 각국 정부 및 청소년단체들과 MOU 체결을 통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에 지난 4월에는 필리핀 보이스카우트연맹(회장 웬델 E. 아비사도)과 MOU를 체결하고, 11월로 예정된 제6회 아세안(ASEAN) 잼버리에서 마인드교육과 음악공연을 비롯한 IYF의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을 필리핀 스카우트연맹이 수락하면서 이번 잼버리에서 박옥수 목사의 마인드강연, 그리고 강릉링컨스쿨과 그라시아스음악학교 학생들의 공연이 성사된 것이다.

현지 시각으로 11월 27일 오후 4~6시 진행된 개막식에는 3만 여 명의 스카우트들이 모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개회를 선언하는 필리핀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아비사도 총재.

아세안 잼버리는 말 그대로 아세안(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동남아국가연합) 11개 회원국 스카우트들이 모이는 큰 행사다. 그 중에서도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스카우트 강국들이다. 이번 잼버리에는 아세안 회원국 외에 한국, 네덜란드, 쿠웨이트 등까지 총 17개국 3만 여 명의 스카우트들이 참석했다. 12월 2일(토)까지 진행되는 이번 잼버리에서 IYF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칸타타 2막 공연, 세계 문화 댄스, 그리고 박옥수 목사의 마인드강연 등을 진행한다. 행사장 밖에서도 교육자 포럼, 잼버리 개최지인 따굼 시와의 MOU 체결, 기독교 지도자 모임(CLF), 마약 자수자 마인드교육, 기업인 마인드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잼버리에 참가한 귀빈과 1천 여 명의 보이스카우트 지도자들을 위해 리셉션을 개최한 따굼시티의 렐런 시장(박옥수 목사 오른쪽). 그는 이번 잼버리의 대회장이기도 하다.

개막식이 끝난 뒤에는 따굼시티의 알란 L. 렐런 시장 주관으로 시청에서 리셉션이 진행되었다. 그라시아스 음악학교 학생들이 축하공연으로 무대를 아름답게 장식한 이 자리에서 렐런 시장은 박옥수 목사를 ‘이번 잼버리가 아름답고 성대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IYF 설립자’로 소개했다. 또 필리핀 보이스카우트 연맹의 아비사도 총재는 박옥수 목사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했다.

리셉션에서 공연하는 그라시아스 음악학교 학생들
박옥수 목사를 비롯해 이번 잼버리 개최에 도움을 준 스카우트 지도자들에 대한 감사장 증정식이 끝나고 기념촬영.

우리나라도 한때 스카우트 활동이 청소년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며 왕성하게 펼쳐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기독교에 바탕을 둔 헌신과 도전, 절제 등 본연의 정신은 사라진 채 야영이나 각종 교육 등 외형만이 남는 것 같아 아쉽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스카우트 활동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마인드교육과 함께 진행되는 이번 제6회 아세안 잼버리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에서 출발한 스카우트 본연의 정신이 회복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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