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 손은숙, 김민승(기쁜소식구미교회)
  • 승인 2017.11.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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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와 질그릇
 
 

지난 봄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은 평소에 건강을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 술과 담배는 전혀 안 하고 몸에 좋은 것을 챙겨 먹으며 늘 운동을 다녀서 건강했다. 그런데 3월에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뒤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프다며 병원에 갔는데 간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가니 항암 치료를 받으면 4개월을 살고, 받지 않으면 3개월을 살 수 있다고 했다. 2주 뒤부터 항암 치료를 받기로 하고 집으로 내려왔다. 비슷한 시기에 건강했던 내 친구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난소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나도 옆구리 쪽이 콕콕 쑤셔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폐에 3~4cm의 종양이 있다고 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았다. 폐암 4기라고 했다. 종양의 크기는 작지만 이미 뼈에 전이되어서 수술은 불가능하고 항암 치료를 받는 길밖에 없다고 했다. 몇 주 사이에 남편과 내 친구와 내가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 하늘이 무너진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모든 것이 끝이구나.’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내 삶이 너무 허무했다.


암 선고를 받자 모든 것이 절망적으로 보였다
암이 발견되기 전까지 나는 아주 밝게 살았다. 남편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녀도 나는 계단으로 뛰어다닐 만큼 아주 건강했다. 내 인생의 목표는 오로지 ‘돈을 많이 벌어서 잘 살아 보자’였다. 1995년부터 학원을 운영하며 20여 년 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일했다. 일개미처럼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쌓아 놓고 살았다. 당시에는 그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고 믿었다.
암 선고를 받고 처음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웃음이 사라지고 다 절망적으로 보였다. 외출할 때 입으려고 사 놓은 비싼 옷들이 너무 미워졌다. ‘저런 것들이 무엇이길래 내가 저런 것들을 위해서 살았던가?’ 옷 몇 벌과 운동화 두 켤레, 구두 한 켤레만 남겨두고 모두 버렸다. 죽고 나면 거추장스러운 물건이 될 뿐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의사는 희망적인 말을 단 한마디도 해 주지 않았기에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할 수 없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병으로 나의 마음은 온통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심장은 계속 쿵쾅쿵쾅 뛰었다. 나는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한편으론 ‘이 병을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깨알처럼 들기도 했다. 남편도 자신의 삶을 미리 정리하기를 원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남편은 자신의 물건이나 삶을 하나도 정리하지 않고 있었다.
 
오로지 돈을 많이 벌어서 잘 살고 싶었다
우리 부부에게는 돈이 삶의 전부였다. 2012년, 우리는 2년 안에 2억만 모으자고 말했다. 그때부터 돈을 모으기 위해서 내가 운영하던 학원 규모를 줄이고 에어컨 설치 일을 하는 남편을 따라다니면서 도왔다. 나는 어떤 일이든지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서 남편이 하는 일의 순서를 미리 다 알아 두었다가 남편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바로바로 갖다주다 보니 단시간에 일을 아주 많이 할 수 있었다. 금방 2억을 모았다.
얼마 후 우리는 목표를 다시 설정했다. “빌딩을 하나 사서 임대업을 합시다. 그리고 이 힘든 일은 그만합시다. 그러려면 10억은 모아야 되지 않겠어요?” 우리는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10억이라는 푯대만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남편은 일을 워낙 꼼꼼하게 잘해서 대구 경북 지역 에어컨 회장직과 구미 지역 팀장직을 맡았다. 학원은 오후 3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나는 아침부터 학원 시작 전까지 남편 일을 돕다가 때로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때론 땀에 젖은 채로 학원에 가서 수업했다. 몸에 무리가 갔는지 작년에는 대상포진을 크게 앓았다. 점점 몸이 피곤한 날이 지속되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우리 부부는 짧은 시간에 돈을 많이 벌었다.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땅과 건물을 사기 위해 여기저기 분주하게 다녔고, 어깨에 힘을 주고 큰소리치며 살았다.

죽음의 문턱에 서자 천국에 가야 했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던가? 즐거웠던 순간은 잠깐이었다. 우리 부부는 같은 시기에 암 진단을 받고 마음이 무너졌다. 그리고 예전에 남편이 다녔다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암에 걸린 남편이 너무 불쌍해서 남편의 병간호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다 잘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나도 아프다 보니 모든 것이 남편 때문이라는 생각에 남편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내가 왜 힘든 일을 해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지? 학원만 운영하면서 운동이나 하고 여가생활을 즐기며 살아도 됐을 텐데....’ 후회가 막심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너는 구원받아야 해. 죄를 사함 받으면 네 죄가 없어져.”라고 말했지만, 난 “그런 게 어디 있어?” 하며 무시했다. 그땐 아쉬운 것이 없었기에 구원이라는 말이 내게 이상하게 들렸다. 그리고 나는 남을 잘 믿지 않는 성격이어서 문서로 확인되었거나 검증된 사실이 아니면 잘 믿지 않았다. 친정 식구들도 모두 교회를 다니며 나를 전도하려고 했지만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죽음의 문턱에 서자 천국에 가야 했다. 전에 남편이 죄 사함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을 때는 믿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교회에 가서 말씀도 듣고 남편이 찾아 주는 성경 구절들을 읽으며 내 죄가 다 사해진 사실을 믿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리라.”(사 1:18)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사 43:25)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4)

놀랍게도 성경에는 나의 죄가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다 씻어졌다는 말씀이 아주 많이 있었다. ‘아! 이거구나. 죄가 다 없어지는 것이 구원이구나. 이런 것이 정말 있었구나.’ 나는 그때서야 내 죄가 눈과 같이 깨끗해졌다는 사실을 알았고 마음이 아주 홀가분해졌다. ‘그동안 내가 살면서 지은 죄가 얼마나 많은데 그 모든 죄를 다 사해 주셨구나. 이제 죄가 없으니 죽어도 천국에 갈 수 있구나.’
죄 사함을 받고 난 뒤부터 나의 하루 일과가 완전히 달라졌다. 매일 성경을 읽고 있고, 등산하면서는 휴대폰에 설치한 굿뉴스티비 앱으로 기쁜소식강남교회 박옥수 목사님의 주일 설교와 성경 강해를 반복해서 듣는다. 박 목사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 어렵게만 느껴지던 성경이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성경을 읽는데 그 시간이 무척 즐겁다. 비록 목사님의 얼굴을 직접 보며 말씀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올바르게 믿는 믿음의 길로 인도해 주시는 목사님과 하나님께 무척 감사하다. 남편은 내게 암 진단을 받은 것이 처음에는 안 좋은 일 같았지만 그로 인해 구원받고 방주와 같은 교회 안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감사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가 살 길은 목사님 말씀을 듣는 거야”
기쁜소식구미교회에 나간 지 2주 정도 됐을 때 박정수 목사님이 새로 부임해 오셨다. 목사님께 신앙상담을 받고 기도를 받으면 마음이 좋았다가도 며칠이 지나면 다시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항암 치료를 받고 나면 전에는 아프지 않았던 곳까지 콕콕 쑤시면서 아팠다. 다른 사람도 항암 치료를 받으면 아프지 않던 곳도 아파온다고 했지만 난 ‘혹시 또 전이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잔뜩 스트레스를 받아서 두려웠다. 내 마음에 죽음의 그림자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박정수 목사님은 우리 부부에게 에어컨 설치하는 일을 다시 조금씩 하라고 하셨다. 남편은 “우리가 살 길은 목사님 말씀을 듣는 거야.”라고 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서는 불신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픈 사람이 어떻게 힘든 일을 할 수 있다고 목사님은 일을 하라고 하실까? 일하다가 남편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일을 하라고 하시지?’ 목사님이 점점 미워졌다.
그러나 남편은 “우리 목사님은 그냥 목사님이 아니야. 하나님의 종이야. 그러니까 하나님의 종이 하라고 하는 일은 무조건 해야 해! 절벽에서 발을 앞으로 내디디라고 하시면 내 생각에 떨어질 것 같아도 그 생각은 버리고 발을 내디뎌야 해!” 남편은 목사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믿음은 아주 대단해 보였다. 남편이 확신을 가지고 일을 하니 나도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목사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듣기 시작하면서 목사님에 대한 믿음이 다시 쌓였다. 남편을 따라다니며 일하다 보니 아픈 것을 생각할 틈이 없어졌다. ‘내가 언제 어디가 아팠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말씀이 좋아서 말씀 속에 쏙 빠져버렸다
여름이 되자 7월 말부터 여름수양회가 시작된다고 했다. 우리교회는 3차 기간에 참석한다고 했다. 수양회에 가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삼일 밤을 어떻게 잘 수 있지? 집에서는 음식을 조절해서 먹는데, 수양회에서는 주는 음식을 먹어야 할 텐데 몸이 더 안 좋아지면 어쩌지?’ 1차 수양회가 시작되자 갈등이 점점 많아졌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떤 날은 가야겠다고 결심했다가도 어떤 날은 ‘아니야, 안 돼. 가서 더 아프면 어떻게 하려고?’ 했다.
남편은 가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있었다. 2차 수양회가 끝나자 우리 교회 전도사님이 “수양회 가실 거죠?”라고 물으셨다. 짧은 순간에 나는 “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다.
드디어 3차 수양회에 참석했다.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말씀을 듣는 시간이 그렇게 많고 긴 줄을 몰랐다. 새벽 6시부터 말씀을 듣고, 아침 먹고 말씀 듣고, 점심 먹고 말씀 듣고, 저녁 먹고 또 말씀을 들었다. 말씀 듣는 시간을 계산해 보니 하루에 10시간가량 되는 것 같았다. 오랜 시간 말씀을 듣는데 신기하게도 전혀 졸리지 않았다. 말씀이 좋아서 마음이 말씀 속에 푹 빠져버렸다. 밥맛도 아주 좋았다. 식판을 세 개나 받아와서 남편과 함께 먹었더니 살이 쪄서 돌아왔다,

아픈 곳에 관심을 가지지 마세요
한번은 박정수 목사님이 설교 시간에 “여러분은 왜 자꾸 아픈 곳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십니까? 아픈 곳에 관심을 자꾸 가지면 병이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알고 몸에 계속 눌러 붙어서 살아요. 아픈 곳에 관심을 가지지 마세요.”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내 귀에 쏙 들어왔다. 그때부터 나도 아픈 곳에 관심을 갖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랬더니 정말 아픈 것이 사라졌다.
암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내 얼굴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몇 달 후면 죽을 사람이야.’라는 음산한 분위기가 눈빛에서부터 시작해 온 몸에 감돌았다. 거울도 보기가 싫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다시 웃기 시작했다. 말씀을 계속 듣다 보니 교회에 대한 믿음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소망이 전혀 없던 내 마음에 소망이 생겨서 마음이 점점 편안해졌다. 이제는 죽음이 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마음도 생겼다.
박정수 목사님은 내게 “자매님, 오늘 하루만 사세요. 그리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또 하루만 살고요. 그러시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 살자.’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 오늘 하루만 살았는데 다음날도 나에게 아침을 주셔서 눈을 뜨게 해주시는 것이 감사하다. 밤에 잠을 잘 때도 하루를 아무 일 없이 살게 해주신 것이 감사하다. 내가 한 달을 살 지 몇 년을 살지 모르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날까지 기쁜 마음으로 살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이런 마음으로 몇 달을 지냈을 뿐인데, 건강이 좋아지고 있다. 얼마 전에 병원에 갔더니 종양이 아주 작아졌다고 했다. 요즘은 새벽 말씀을 들으러 매일 교회에 나가는데 그 시간이 무척 행복하다. 말씀을 녹음해 와서 아침식사를 준비할 때 다시 듣는다. 성경 읽는 것도 더 즐겁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성경 속의 이야기들이 다 내 이야기 같아서 마음에 많이 남는다.
후회가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남편이 말씀을 들어보자고 했을 때 교회에 나와서 이 말씀의 세계를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돈을 많이 벌었을 때 일찍 교회를 알았더라면 행복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이제라도 돌아오게 하신 것이 감사하다.
 

 


남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살고 싶다
학원을 운영할 때 나는 잘난 척하며 목을 빳빳하게 세우고 살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리석은 삶이었다. 돈이 인생의 전부인 양 죽기 살기로 일해서 저축하고 살아온 세월들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돈을 벌어서 좋은 차와 땅과 빌딩을 산들 그 속에 무슨 행복이 있겠는가!
요즈음은 친척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산에 운동하러 갈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말씀을 듣게 하려고 휴대폰의 볼륨을 크게 켜놓고 다닌다. 이제 내 인생의 전부는 하나님이다. 교회와 하나님의 품속에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요 2:5) 남편과 나는 “목사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자. 우리에게는 교회와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한다. 앞으로 하나님이 나에게 얼마의 시간을 허락해 주실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에서 겨자씨 한 알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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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1일,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파 동네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간에 종양으로 추정되는 덩어리가 보인다고 했다. 종양이란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충격을 받아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아니야. 아닐 거야. 아마 오진일 거야.’ 믿고 싶지 않았다. 조금 후 마음을 진정시키고 의사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 제 병 고칠 수 있어요?”
“이 병원에서는 고칠 수 없습니다.”
다시 눈앞이 캄캄해졌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입원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종양이 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위장에서 먼저 발생해서 십이지장으로, 그 다음 간으로 전이되었다고 했다. 간이 가장 심각했다. 종양의 사이즈가 13cm와 14cm 두 개라고 했다. 간에서 정상인 부분은 20~3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의사가 아내를 따로 불러서 ‘짧으면 3개월 길면 4개월밖에 살 수가 없으니 퇴원 후 집으로 가서 주변정리를 하고 다시 병원에 입원시키라’고 했다.
‘아! 난 이렇게 죽게 되는구나. 지금까지 잘 살아 보겠다고 열심히 살았는데.... 하필이면 왜 내게 이런 일이....’
마음이 너무 아파 병원 안에 있는 기도실에 가서 펑펑 울었다. 그리고 기도했다. “하나님 제게 은혜를 입혀 주세요. 이 병을 고쳐 주세요.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저 살고 싶어요. 하나님!”
기도하는 중에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2001년에 구원받았지만 교회에 열심히 다니지 않은 부분과 최근 7년 정도 교회를 떠나 있었던 부분이 생각났다. 그래서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나?’
내겐 길이 없었다. ‘어차피 마지막인데 교회를 한번 찾아가 봐야겠어.’ 목사님께 교제를 받고 싶었다. 지금까지 교회에 나가지 않다가 병들어서 교회를 찾아간다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교회를 떠나 사는 동안 내게 가끔씩 교회 소식을 전해주셨던 손주호 장로님이 생각났다. 장로님께 내 상황을 전하면서 기도를 부탁드렸다.
그리고 다음날 인터넷으로 기쁜소식강남교회의 주일예배말씀을 들었다. 다른 말씀은 기억나지 않는데, 단기선교사로 아프리카에 갔던 최요한 학생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 계속 떠올랐다. 최요한 학생이 전갈에 물려서 죽어가고 있을 때 박옥수 목사님께서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사 40:31)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그 말씀을 듣는데 꼭 나에게 하시는 말씀 같았다. ‘오직 하나님을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을 수 있어. 아! 나도 새 힘을 얻으면 암을 이길 수 있겠구나.’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데, 하나님은 나 같은 사람은 안 도우실 거야.’라는 생각이 올라와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았지만 박옥수 목사님께 안수 기도를 받고 싶었다. 그날부터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며칠 후 퇴원하여 교회에 가서 간증했다. 이렇게 병들어서 교회로 돌아왔다고 하자, 목사님과 교회 모든 형제 자매님들께서 함께 기도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며칠 후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집사람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설상가상으로 집사람도 암 진단을 받았다. 폐암이라고 했다. 하늘이 또 한 번 무너졌다. 집사람은 아직 구원을 받지 못한 상태라 정말 기도가 되었다. 박정수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부부가 동시에 암에 걸리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안수기도를 해 주셨다.
며칠 후에 박정수 목사님께서 ‘대구에서 성경세미나를 하니 그때 박옥수 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으라’고 하셨다. 무척 감사해서 그날이 빨리 오기를 꼽아 기다렸다.
5월 24일 대구 성경세미나 때 박옥수 목사님께서 오전 말씀을 마치시고 우리 부부와 교제해 주셨다. 목사님께서는 지금까지 암에 걸린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어떤 사람이 살고 어떤 사람이 죽는지 즉, 사는 사람과 죽는 사람이 구분된다고 말씀하셨다.
“사람의 심령은 그 병을 능히 이기려니와 심령이 상하면 누가 그것을 일으키겠느냐.”(잠 18:14) 마음에서 ‘내가 암에 걸렸으니 죽을 거야’ 하고 본인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만약에 아들이 암에 걸려 죽어 가면 아버지가 아들을 살리려고 집을 팔아도 땅을 팔아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뿐 아니라 아버지의 몸을 팔아서라도 살리고 싶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셨다. 그 아버지의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하셨다. 하나님은 무슨 수를 쓰시든지 형제에게 복을 내리고 복되게 살기를 원하신다고 하셨다. 이어서 우리가 기도할 때 ‘나는 육신적으로 살아서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실 거야.’라는 마음이 올라온다고 하며, “에베소서 2장 8절을 봐요. 거기에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라고 되어 있어요. 형제가 설령 도둑질을 하고 간음을 하고 살인을 했다 치더라도 하나님은 그 행위와 상관없이 복을 주시기를 원하셔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너무 형편없이 살아왔던 과거 때문에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행위와 상관없이 복 주시기를 원하신다고 하셨다. 교제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마음이 굉장히 편안하고 감사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살리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항암 치료를 하는 동안 몸은 점점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그런데 박정수 목사님이 정상인처럼 일하라고 하셨다. 그것도 약간의 몸살이 날 정도로 일을 하라고 하셨다. 일을 해야지만 밤에 잠도 잘 자고 밥맛도 있고 몸에 근육도 생긴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이렇게 힘이 없고 피곤한데 어떻게 일을 해? 일하다가 쓰러져 죽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올라와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요한복음 5장에 나오는 38년 된 병자에 관한 말씀을 하시면서 “네 자리를 들고 일어나 걸어가라”라고 말씀하셨다. 몇 번에 걸쳐 말씀을 들으면서 그 말씀이 내게 하시는 말씀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의지해서 마음을 바꾸고 일을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너무 힘이 들었다. 목사님은 우리 마음을 꿰뚫어보고 다 아는 것처럼 우리 부부를 만날 때마다 일하라고 말씀하셨다. ‘아! 그렇구나... 하나님께서 38년 된 병자에게 일어나 걸어갈 수 있도록 해 놓으시고 걸어가라고 하신 것처럼 내게도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으시고 일을 하라고 하신 거구나. 하나님께서 다 해 놓으셨다면 될 수밖에 없구나!’ 새 마음이 들어 일을 계속했는데, 신기하게도 몸에 근육이 생기고 힘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목사님께 몸 상태가 80% 정도는 회복된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 정도면 80%가 아니라 100% 회복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너무 감사했다.
지난 8월 28일에 CT검사를 받은 결과가 나왔는데, 종양의 사이즈가 아주 많이 줄어 있었다. 13cm이었던 것이 5cm로, 14cm이었던 것이 6cm로 작아졌다. 무척 감사했다. 목사님과 온 교회가 기도한 덕분이라 생각하니까 더욱 감사했다.
목사님께서 암이라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살면서 아무런 문제나 어려움이 없어서 마음이 편안하면 절대로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고 하셨다. 정말 그 말씀은 참으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었다. 만약에 내가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아직도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며, 하나님의 은혜와 점점 멀어지는 곳으로 가고 있었을 것이다. 암이라는 병을 얻어서 교회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하나님의 종과 교회와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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