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각인된 인도와 가르침들
내 마음에 각인된 인도와 가르침들
  • 우승윤 (기쁜소식잠비아루사카교회)
  • 승인 2017.12.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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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수기 _제11화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그 가운데 잊지 않고 마음에 남은 것들을 ‘기억한다’고 하고, 마음에 새겨져 절대 잊히지 않는 기억을 ‘각인되었다’고 한다. 교회 안에서 많은 말씀을 보고 들어도 마음에 각인된 말씀과 교회의 인도가 없으면 여러 가지 어려움과 부담이 닥쳐올 때 그 어려움이 마음과 삶에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움 자체보다 마음에 각인된 말씀과 교회의 인도가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인 것이다.

실수해도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2016년 3월 16일에 잠비아 대통령과 함께 가졌던 기공식이 끝난 직후, 모든 분들이 감격해 하고 감사해 할 때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를 막연한 두려움이 갑자기 찾아왔다.
‘작은 단층 예배당을 지을 때도 많이 고생했는데, 큰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 나는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인데 이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 오히려 망치는 것은 아닐까? 잠비아에서 10년 넘게 살아서 이제는 익숙하게 일하는 것은 아닐까? 어느 순간 교만해져서 망하는 길로 가지 않을까? 잠비아에 다른 목사님이 오시면 교회가 훨씬 좋아지고 건축도 잘하시지 않을까?’
이런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박옥수 목사님이 출국하시기 전에 그런 마음을 말씀드렸다.
 “목사님, 저는 이런 큰 일들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망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괜찮아. 아무 문제 안 돼.”
 “제가 잠비아에 사는 것이 적응되고 익숙해졌는데 이제 새로운 나라로 이동해서 교회를 다시 개척하면 안 되겠습니까?”
목사님은 잠시 동안 말없이 계시다가 입을 여셨다.
“사역자들이 이동하는 것은 내가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인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네가 먼저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거라!”
 “목사님, 제가 요즘 성경도 안 보고, 기도도 잘 안됩니다.”
 “그래? 그러면 내가 너를 도와서 같이 일할 사람을 보내줄게. 그러면 되지?”
 “목사님, 제가 여러 가지 큰 일들을 보면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두려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리자 목사님은 이렇게 이야기해 주셨다.
 “오랫동안 내가 복음을 섬기면서 내 삶에 온전한 것만 있었던 것이 아니야. 실수도 있었고 잘못한 적도 있었는데, 하나님이 반드시 나를 지키시고 도우셨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꾸시더라. 승윤아, 네게도 하나님이 항상 함께하셔! 실수하고 넘어질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담대해야 해! 실수해도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하나님이 반드시 도우실 거야! 하나님께서 너를 인도하실 거야!”
 다음 날 출국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중에도 목사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건축도 해야 하고 마인드 강연도 해야 하고, 많은 일들도 해야 하지만 너는 목사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돼! 그 모든 일에 네 마음을 내어주지 말고 너는 복음을 전해. 담대하게 해! 하나님이 반드시 도우실 거야!”
하나님께서 여러 해 동안 하나님의 종에게 허락하신 이 귀한 마음이 내 마음에도 각인이 되었다.
 “... 궤를 멘 자들이 요단에 이르며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물가에 잠기자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이 그쳐서 ....” (수 3:15~16)
 요단강을 건너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건너라는 명령이 아니라 이미 건널 수 있도록 준비해 놓으시고 말씀하시는 약속이었다. 믿음으로 발을 강물에 먼저 담그면 하나님이 길을 열어 주시는데, 그것을 볼 수 없다면 부담스러워서 그 안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나 스스로는 갈 수 없는 길들을 내 앞에서 예수님을 먼저 따르는 하나님의 종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이 열려 있는 것을 볼 때가 정말 많았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그리스도 안에서는 ‘할 수 없다’라는 말이 없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는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부담을 느끼는 자기를 신뢰했을 때 ‘하기 싫은 마음’이 작용하고, 그 마음을 따라갔을 때 하나님의 길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부담스럽다’라는 것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나 자신’을 믿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처음부터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혀 죽은 나인데, 부담을 느끼는 자신을 믿고 있는 동안 ‘할 수 없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하지 않는 것’이고, ‘하기 싫은 것’이다.
 하나님은 내 삶 속에서도 항상 말씀 안에서 길을 열어 놓고 가라고 하셨는데, 내 눈에는 열린 길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나가도록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 부담을 넘게 하려고 하나님이 내게 귀한 교회와 인도자를 주신 것이 무척 감사했다.

 

“잠비아가 세계 최고로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마인드교육을 통해 전 세계가 바뀔 것이고, 복음의 길이 크게 열릴 것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마인드교육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단지 아는 것은, 박 목사님이 마인드 관련 저서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는 내가 오랫동안 들어왔던 말씀과 간증들로 가득 차 있었고, 이 모든 마음의 세계는 세상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귀하고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
2015년, 박 목사님이 청소년체육부의 초청으로 어느 청소년지원센터에서 학생들에게 마인드교육을 하신 적이 있다. 노트에 필기하며 아주 진지하게 경청하고 질문하고 발표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지켜보신 박 목사님은   
“잠비아 국민들이 우리가 하는 마인드교육을 잘 받으면 빠른 시간 안에 잠비아가 세계 최고로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하나님의 계획이 마인드교육을 통해 잠비아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마인드 학과를 통해 열리는 복음의 일들
2012년부터 최근까지 하나님께서 귀한 선교사 부부를 네 쌍이나 잠비아에 보내주셨다. 몸은 서로 다른 도시에 있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함께함이 무척 감사하다. 최근영 선교사 부부는 잠비아에 와서 처음 2년 가량은 여러 가지 형편으로 어려워 사역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혔다. 박 목사님이 아프리카에 오셨을 때 최 선교사는 목사님과 교제했다. “목사님, 이런저런 일로 사역을 계속하기 힘들겠다는 마음이 듭니다.”라고 하자, 목사님께서 ‘사역이 하기 싫은 것인지, 아니면 하고 싶지만 어려움이 있어서 그만하고 싶은지’ 물으셨다.
“사역은 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하기가 힘듭니다.”
“넌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
“네?”
“축구를 정말 하고 싶다면 뛸 공간이 없어도, 제대로 된 공이 없어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하는 거야. 사역은 하고 싶지만 어려움 때문에 못 한다는 것은 하기 싫다는 것이야.”
나도 옆에서 들으면서 ‘정말 그렇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박 목사님과 교제한 뒤로 최 선교사는 마음에 변화를 받아 마인드교육을 담대하게 추진해 나갔다. 대학교에 마인드 학과를 개설하는 것은 사막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기적과 같은 일이었지만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모든 것을 이루셨다.
2016년, 박 목사님을 만나 교제했던 코퍼벨트 대학교의 총장님이 복음을 듣고 ‘이런 마인드 교육이라면 학생들이 분명히 바뀔 수 있겠다’는 분명한 소망을 가지고 돌아간 뒤 마인드 학과를 만들기 위해 일을 진행시켜 가셨다. 총장님만 학과 개설을 허락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국립대학교에서 학과를 개설하는 절차가 아주 복잡했다. 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회의하여 참석자의 과반수 이상이 동의해야 통과되는데, 그 회의는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수개월에 한 번씩 있었다. 한 학과가 세워지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커리큘럼은 대학교 수준의 영국식 영어로 작성해야 했는데, 어느 것 하나 우리가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저가 그 문둥병을 고치리이다
청소년센터 기공식이 끝난 뒤 공사와 마인드 학과 개설이 잠시 정체 중에 있을 때, 2016년에 한국 월드캠프에서 하나님의 종과 교제하며 하나님께서 내게 말씀하신 것이 있었다. 바로 열왕기하 5장에 나오는 나아만 장군의 계집아이에 관한 말씀이었다. “그 주모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저가 그 문둥병을 고치리이다.”(왕하 5:3)
계집아이는 나아만 장군이 이끄는 군대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하루아침에 종살이를 하게 된 아이다. 그 아이는 겉으로 보면 너무 가엽고 불쌍한 형편 가운데 있었지만 3절에 보면 나아만 장군이 걸린 문둥병 앞에 굉장히 담대했다. 하나님의 종인 엘리사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계집아이를 모든 문제에서 벗어나 자유케 하며 누구보다 담대하게 이끌어 갔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크신 일들이 잠비아에서 펼쳐지고 있는 동안 하나님은 작은 계집아이와 내가 아주 같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나를 전혀 기대하지 않으셨다. 나는 한없이 약하고 보잘 것 없기에 그런 나를 보면 가엽고 불쌍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계집아이가  ‘하나님은 당신의 종을 통해 반드시 일하셔. 이 문둥병은 사마리아의 계신 선지자 앞에 가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안 돼.’라고 여겼듯이, 하나님은 이 말씀을 통해 내 마음을 분명히 이끌어 가셨다. 한국에 다녀온 뒤 케냐에서 박 목사님을 다시 뵙고 내 마음을 말씀드리고 여쭈었다. “내게 연약함이 많아서 ‘하나님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듭니다.” 목사님은 답을 안 하시고 로마서 8장을 다같이 돌아가면서 읽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자고 하셨다. 로마서 8장을 읽는데, 3절과 26절이 내 눈에 정확히 보이고 내 마음에 각인되었다.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롬 8:3)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롬 8:26)

말씀이 ‘연약해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없다’라는 내 생각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내가 연약해서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이 하시고, 성령이 연약함을 도우신다면 연약함이 문제가 전혀 되지 않구나! 오히려 내 연약함이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는 필수 조건이구나! 청소년센터 건축이나 마인드 학과와 개설과 관련된 모든 문제도 하나님의 종 앞에 있으면 되겠구나!’ 그렇게 마음으로 돌이킬 수 있었다.

 

코퍼벨트 대학에서 마인드 학과가 정식으로 교양 과목이 되다
2016년에 코퍼벨트 대학의 총장님이 한국에서 열린 세계대학총장포럼을 참석하고 온 뒤 우리를 향해 마음을 더 여셨고, 졸업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마인드교육을 해 달라고 박 목사님을 정식으로 초청하셨다. 박 목사님은 흔쾌히 오셔서 교수와 임원진 및 학생들을 위해 교육해 주셨다. 특히 위원회 사람들과 대담하며 대학교 전체에 마인드교육을 다시 한 번 홍보할 수 있었다.
2016년 9월에는 부부 세 팀과 자매 한 명을 포함하여 모두 일곱 명의 마인드 학과 교수 가족이 잠비아에 입국했다. 대학교에서 이분들을 어떻게 대우해 줄 지에 대해 확정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거할 관사가 나오고 월급이 나오는 등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을 합당한 시기에 한 부분 한 부분 이루어 나가시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었다.
 그 후 마인드교육을 담당할 현지 교수와 임원들도 한국에서 열린 교육포럼에 참석해 복음을 듣고 온 마음으로 학과 개설을 추진해 주어 현재 마인드교육이 정식 교양과목이 되었다. 앞으로 수많은 대학생들이 마인드교육을 통해 변화하여 복음을 듣게 될 줄 믿는다.

 

복음 때문에 잠비아는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것이다
얼마 전 잠비아의 구리광산회사 사장님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잠비아에 매장된 구리는 앞으로 24년간 개발하고 나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잠비아는 구리 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24년 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쌍한 나라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24년이 지나기 전에 잠비아 국민들을 위해 대체 산업을 찾아주는 것이 저의 사업 목적입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선하신 계획과 뜻으로 잠비아에 보내신 선교사다. 내가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이 나라는 물론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 외에 어떤 소망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계획하고 계셨던, 나조차도 알지 못했던 나의 꿈이 있다. 교회와 하나님의 종의 인도 아래 만들어진, 마음으로 새로 꾸는 꿈이다. 복음으로 말미암아 잠비아가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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