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전도여행
무전전도여행
  • 최다현 | 이성재
  • 승인 2018.01.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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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선교사 간증 3
 

하나님께서 너희를 만나게 하려고 그랬나 보다

(호주|최다현)

무전전도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날, 어떤 분이 전에 무전전도여행을 가서 고생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부담이 커졌다. 다음날 목사님이 목적지로 가는 차비만 들어 있는 교통카드를 주면서 돌아올 때는 은혜를 입어서 오라고 하셨다. ‘과연 내가 돌아올 수 있을까?’ 하며 단기선교사로 함께 지내는 형과 기차를 타고 고스포드(Gosford) 지역으로 출발했다. 고스포드에 도착해 기차역을 나오니 ‘어디로 갈까? 어디서 잘까? 어떻게 밥을 먹을까?’ 하며 막막했다.

 

어느 공원에 도착해 일단 벤치에 앉아 형과 기도했다. 기도를 마친 후 주위를 둘러보는데 놀이터에서 한국인 아주머니 두 분이 아이들과 있었다. 다가가려는 순간 마음에 부담이 찾아왔지만 형을 따라 아주머니들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했다. 한 분은 기독교인이었고 한 분은 무신론자였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말하는 복음이 너무 다르다며 듣기를 거부했다. ‘한국 사람에게 복음 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호주 사람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하지?’ 하며 기도가 됐다.
사람들을 계속 찾아다니며 전도하는데 먼 곳에 있는 벤치에 젊은 호주 여성 한 분이 앉아 있었다. 다가가서 “하나님 믿으세요?”라고 묻자 흔쾌히 시간 내주었다. 그의 이름은 가브리엘(Gabriel)로 가톨릭 신자였다. 내가 죄가 있냐고 묻자 당연히 죄인이라고 했다. 우리는 성경을 펴서 말씀들을 찾아 보여 주며 복음을 전했다. 복음을 다 전한 후, 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나를 생각하면 죄인이지만 성경에는 의인이라고 했기 때문에 나는 의인이다’고 답했다. 그와 연락처를 주고받은 후 헤어져서 가는데, 하나님께서 돕고 계신다는 마음이 드니까 ‘어디서 잘까?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이 사라져버렸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공원 옆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전도하다 홍콩에서 오신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다. 무전전도여행을 왔다고 말씀드리자 할아버지가 잠은 어디서 자느냐고 물어 보셨다. “하나님께서 이미 준비하셨습니다.” “젊은이, 농담 말게.” 진담이라고 말씀드리자 그럼 자기 집에서 자면 되겠다고 하셨다. “할아버지, 저희는 밥은 안 먹어도 되니까 할아버지 집에 가면 집 주변에서 전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마을에는 호주인들밖에 없어서 우리가 전도하면 문제가 된다고 하셨다.
우리는 할아버지 집에 가는 것을 거절하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미 해가 지고 비까지 내렸다. 저녁 8시가 지나도록 가정집을 찾아다니며 전도했지만 가는 곳마다 듣기 싫다며 거절만 당했다. 잘 곳을 찾기 위해 호텔에 가서 사정해 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경찰서라도 가서 자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큼 힘들어졌을 때, 목사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사님이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시는구나. 그럼 우리가 잘 곳을 찾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 우리는 형편에 굴하지 않고 하나님이 분명 예비해 놓으셨다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뒤, 어느 구석진 곳에 현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집을 발견했다. 드디어 하나님의 은혜로 그 집 주인 알랜(Alan)과 수잔(Suzan) 부부를 만났다. 집에 친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를 맞아주었다. 수잔이 말하길   “평소에 현관에 불을 켜놓지 않는데 오늘은 이유 없이 불을 켜놓았는데 하나님께서 너희를 만나게 하려고 그랬나 보다” 하며 즐거워했다. 그곳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수잔 부부와 친구에게 복음을 전했다.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히 10:14) 말씀을 전하자 그들이 “아멘” 하면서 기뻐했다. 그리고 수잔 부부가 우리에게 잘 곳이 없으면 자기 집에서 목요일까지 지내라고 했다. 그날, 잠자리에 누웠는데 하나님께 무척 감사했다.
둘째 날, 수잔이 차려준 맛있는 아침을 배불리 먹고 집을 나섰다.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전도했다. 그러다가 바닷가 옆 공원에서 열댓 명 정도의 카약 동호회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것을 발견했다. 다가가 전도했더니 좋은 일을 한다며 커피와 음식을 나누어주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다시 전도하러 가며 형과 나는 마주보며 한참을 웃었다. 그 상황이 무척 즐거웠다. 그렇게 저녁이 될 때까지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시 수잔 부부의 집으로 갔는데, 수잔의 딸 에밀리(Emily)가 자신과 같이 교회 청년 모임에 가자고 했다. 모임 장소에는 20명 가량 되는 호주 청년들이 모여 있었다. 청년들이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성경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일어났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청년 모임의 리더가 대표로 기도하고 마치려 하는데 나도 모르게 ‘하나님 제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하고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청년들에게 5분의 시간을 주면 간증하고 싶다고 하자 청년들이 흔쾌히 허락했다. 부담을 누르고 입을 열자 하나님이 나를 이끄시는 것이 느껴졌다. 복음을 전하고 나자 청년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우리는 청년들에게 우리교회 전도지와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 소책자를 나누어주었다. 하나님께 감사했다.

 

셋째 날, 아침을 먹고 나자 수잔이 교통카드를 주며 고스포드 옆에 있는 ‘와용(Wyong)’이라는 지역에 가서 전도하라고 했다. 그곳은 집 없는 가난한 사람과 병든 불쌍한 사람들이 사는 가난한 도시라고 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와용으로 향했다. 와용에 도착한 후 무작정 걸으며 전도하다가 교회를 발견했다. 그 순간 전도 여행을 출발하기 전 목사님이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 “교회에 찾아가서 목사님에게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해라.” 그 교회에서는 성도 열댓 분과 두 분의 목사님이 다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자 반갑게 맞아주며 커피와 다과를 내주었다. 복음을 전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하나님께서 기도했더니 하나님은 나에게 목사님 앞에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셨다. 복음을 전하고 나자 성도들과 목사님 모두 기뻐했다.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 소책자를 나누어 드리고 교회를 나서려고 하는데, 루이스(Louise)라는 성도가 다가와서 우리를 바닷가까지 태워 주겠다고 했다. 루이스는 우리를 바닷가에 내려주고 자신은 친구를 만나러 병원에 갔다 올 테니 점심을 먹으며 기다리라고 하며 돈도 챙겨 주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전도도 하고 사진도 찍고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루이스를 만났다. 루이스는 자신의 친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름은 질(Jill)이고 고스포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온몸에 암이 퍼져서 죽을 날만 기다린다고 했다. 순간 그 친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루이스가 먼저 친구를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는 기뻐서 다음 날 당장 가겠다고 했다. 그날 밤 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와서 내일 질을 만나러 간다고 말씀드리자 목사님이 이사야 53장 5절 말씀을 전하라고 하며 기도해 주겠다고 하셨다.
넷째 날, 알랜과 수잔에게 감사했다고 인사하고 집을 나섰다. 배웅하러 나온 수잔이 우리에게 차비를 챙겨 주었다. 우리는 질을 만나기 위해 고스포드 병원으로 향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그가 내 말을 들어줄까 하는 부담이 또 들었다. 형과 성경을 읽고 기도한 뒤 질이 있는 병실로 찾아갔다. 간단하게 우리를 소개하고 복음을 전하려 하자 질은 우리가 하는 말을 듣기 싫어했다. 자신은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성경 한 구절만 읽고 가겠다고 허락을 구하고 이사야 53장 5절 말씀을 읽어 주고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 소책자를 주었다. 그가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복음이 담긴 말씀을 전해 주고 나와서 감사했다. 병원에서 나와 계속 전도하다가 시드니행 기차를 탔다. 어려울 줄로만 생각했던 전도여행이었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풍족하게 주셨다. 내 모습과 상관없이 도우시는 하나님을 경험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가 어려움을 보고 행복이라고 부를 때

(케냐|김성재)

갑자기 가야 하는 무전전도여행, 당황스러움 반 설렘 반으로 짐을 꾸렸다. 목적지는 나이로비에서 차로 6시간 정도 떨어진 로이톡톡이었다. 어떤 곳인지도, 어떻게 가야 할지도 모르는 곳이라 친한 친구들이랑 가고 싶었는데, 처음 보는 ‘레오날드’라는 친구와 파트너가 되었다. 불평했지만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팀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기로 했다. 목사님은 우리가 떠나기 전에 ‘모든 동물들이 아담이 부른 대로 이름이 지어졌듯이 우리가 어려움을 보고 행복이라고 부를 때 그 어려움은 행복이 된다’라고 하셨다.
레오날드와 빌립보서 4장 13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말씀을 나누며 길을 떠났다. 가는 것이 마냥 힘들 것 같았는데, 세우지도 않은 차가 우리 앞에 서서 우리를 태워주고 점심까지 사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차를 얻어 탈 때마다 운전자에게 복음을 전했다. 마지막 차를 타고 로이톡톡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돈이 없는 것을 알게 된 운전사가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돈과 저녁 식사 비용을 주었다. 아주 신기했다. 나라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해주지 못할 것 같은데 그들은 우리에게 무척 친절했다.

 

다음날은 일요일이어서 예배를 드릴 교회를 찾았다. 우리가 찾은 교회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그곳에 계신 목사님에게 우리를 소개한 뒤 ‘내일 예배 시간에 마인드 강연도 하고 청년회도 인도하고 싶다’고 하자 목사님이 흔쾌히 허락하고 맛있는 저녁까지 챙겨 주셨다. 거기에다 우리가 묵을 게스트하우스 1박 비용도 지불해 주셨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요일 아침 우리는 그 교회의 예배에 참석했다. 여느 케냐 교회와 다를 바 없이 찬송으로 예배가 시작되었다. 찬송이 끝나자 사람들이 회개기도를 했다. 몇몇 사람은 울고, 몇몇 사람은 땅을 치며 통곡했다. 회개기도가 끝나자 목사님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나오세요!”라고 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갔다. 목사님이 한 사람씩 머리를 잡고 “예수님의 이름으로!!”라고 외치자 그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목사님이 손을 떼면 몇몇 사람은 다리에 힘이 풀리며 비틀거렸고, 몇몇 사람은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악을 좇는 행위 같았는데,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죄에 매여 고통스러워하는 그들이 불쌍했다.
예배가 끝난 후에 교회 성도들에게 마인드 강연을 해야 했다.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거라서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몇 십 분 동안 말해야 한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런데 우려했던 것과 달리 사람들이 내 인생의 첫 마인드 강연에 귀를 기울이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 같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날 용기를 얻어 이후에도 마인드 강연을 잘할 수 있었다.
내게는 부담이 하나 있었다. 그 교회 목사님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내가 본 목사님은 하나님을 굉장히 열심히 섬기고 계셨는데, 잘못된 복음을 가지고 계셨다. 그러나 우리에게 음식도 많이 준비해 주고 숙소도 제공해 준 목사님에게 복음을 전하면 우리를 내쫓으실 것만 같아서 ‘복음을 전해야지. 복음을 전해야지’ 하면서도 핑계를 대면서 미루기만 했다. 그렇게 지내다가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나는 ‘전해야 할까, 그만 둘까?’ 선택해야 했다. 그 순간 로이톡톡에 올 때 보았던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3)는 말씀이 생각났다. ‘사도 바울은 로마 황제에게도 복음을 전했는데 내가 못 전할 게 뭐가 있나?’ 하는 마음이 들어 복음을 전하기로 결정했다. 목사님에게 회개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 마음에 죄가 있으면 지옥에 가는 것과 율법에 대해서 설명해드렸다. 나의 예상과 달리 목사님은 “아멘, 아멘” 하며 다 들어주시고 말씀을 나눠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나이로비 교회에서 운영하는 바이블 칼리지를 소개하자 관심을 가지셨다. 2주 후에 나이로비에 갈 일이 있는데 그때 꼭 바이블 칼리지에 참석하겠다고 하셨다. 목사님에게 복음을 전하고 나니 그제야 후련하고 막힌 코가 뚫린 기분이었다. 설령 쫓겨나도 기분이 좋을 듯했다.
사탄이 자꾸 내 마음속에 ‘만약 복음을 전하면 쫓겨날 거야, 너희를 싫어할 거야’라는 생각을 넣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님의 말씀은 사탄의 음성을 이겨 주었고 목사님과 목사님 가족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무전전도여행에는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어려운 일도 많았다. 어려움과 부담이 찾아왔을 때 나는 행복이라 부를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보이니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고 부담을 넘을 수 있었다. 복음을 전할 때 하나님이 우리를 돕고 함께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으로 가 본 무전전도여행은 나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었고, 내 인생 가운데 소중한 한 조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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