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에서도 힘있게 일해 주길 바랍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도 힘있게 일해 주길 바랍니다
  • 이진완(부르키나파소 선교사)
  • 승인 2018.01.2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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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 대통령과의 면담

 

3월, 박희진 목사님이 토고 월드캠프에 왔을 때 선교사의 간증을 여러 번 이야기해 주셨다. 김 선교사는 온갖 무시와 멸시를 당하면서도 박옥수 목사님을 초청하기 위해 계속 부딪쳐 나갔다고 했다.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김 선교사처럼 대통령이 목사님을 초청하도록 온 마음으로 뛰어들어 보세. 하나님이 왜 안 도우시겠나?” 나는 일이 잘 안 되면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었다. 박희진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내 모든 것을 걸고 일한 적이 한 번도 없었구나’ 하며 순간 박 목사님이 부르키나파소에 오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부터 대통령과의 면담을 신청했다. 여러 번 청소년 교육 자료를 제출하며 면담을 신청했지만 허락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있는지 찾다가 어느 자매님을 통해 대통령 주치의를 알게 되었다. 그분의 소개로 청소년부 장관님을 만났다. 장관님은 IYF의 청소년 활동에 큰 관심을 갖고,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셨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얼마 후 인사이동이 되어 청소년부에 신임 장관님이 오셨다. 신임 장관님은 무슬림이어서 걱정이 되었지만 하나님은 그분에게도 일하셨다. 짧은 일정이지만 7월에 열린 한국 월드캠프에 3일 참석하고, 김재홍 목사님에게서 마인드교육에 대해 소개 받고, 출국 전에는 박 목사님도 만나 마음을 활짝 여셨다. 박 목사님은 부르키나파소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를 장관님 편에 전하셨다. 하나님은 내 생각과 다르게 일하셨다. 하나님은 마치 내게 ‘청소년부 장관이 무슬림이면 내가 일하지 못할 것 같은가?’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부르키나파소 대통령께서 보낸 친서

부르키나파소에 돌아와 장관님을 다시 만났다. 장관님은 11월에 열리는 ‘국가청년대표회의’라는 국가 행사에 박 목사님을 초청하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셨다.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답변이 오지 않아 기다리던 중에 안타깝게도 행사 일정에서 박 목사님 강연 시간이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장관님은 목사님이 오시면 언제든지 대통령과 만날 수 있게 주선하겠다고 하셨지만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강연이 취소된 뒤 박 목사님도 여러 일정 때문에 도저히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목사님이 오시기 어렵겠구나.’ 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장관님에게 상황을 말씀드리러 갔다가 장관님이 출장을 가셨다고 하여 집에 돌아왔다. 그때 한국에서 문자로 불어로 된 편지 한 통을 보내주며 누구의 서명인지 확인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부르키나파소 대통령께서 박 목사님을 초청하는 편지였다. 대통령의 친서를 받으신 박 목사님은 대통령의 명을 거스를 수 없겠다며 방문을 수락하셨다. 어떻게 된 일인지 얼떨떨했다. 대통령께서 초청 편지를 우편으로 한국에 보냈는데 장관님도 모르셨고, 더욱이 편지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행사 날짜까지 2주가 채 남지 않은 때였다. 한국에는 부르키나파소 대사관이 없기에 서둘러 이곳에서 비자를 신청하고 그 외의 일들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박희진 목사님도 오시고 주변 나라의 선교사님들이 미리 오셔서 함께 도와주셨다. 감사할 따름이었다.

드디어 11월 17일에 박 목사님과 일행이 부르키나파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날 ‘국가청년대표회의’에 참석했다. 박 목사님이 강연하기 전에 그라시아스합창단이 현지 노래를 부르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광했다. 이어 박 목사님이 강연을 시작하셨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만들기까지 수많은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부딪쳐 넘은 이야기를 하셨다. 그리고 참외 가지가 호박 뿌리에 접붙임이 되었을 때 튼튼하게 자라고 좋고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연약하고 어두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한 마음에 접붙여지면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강연하셨다. 그 자리에 모인 천여 명의 청년들의 마음에 목사님의 마음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강연을 마치고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어졌다. 박 목사님은 대통령께서 허락하시면 젊은이들을 교육하여 바른 길로 이끌고 싶다고 하며 우리의 교육은 이론이 아니고 젊은이들의 마음을 바꾼다고 하셨다. 그리고 캐나다의 인디언 마을 학생들이 IYF와 함께하면서 변한 이야기를 말씀하셨다. 지난 7월에는 한국 월드캠프에 26명의 장관님과 50명의 대학총장님과 400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와서 IYF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소개하며, 많은 나라가 IYF의 교육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통령 각하의 명령을 따르고 장관님의 지시를 받아 이 나라의 청소년들이 소망을 갖고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이 저희를 만나면 바뀝니다. 저는 부르키나파소 젊은이들이 밝고 건전하게 살아가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온 마음으로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목사님이 생각하는 방향과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지 않다’고 하면서 ‘앞으로 청소년부 장관과 함께 일을 논의하고 부르키나파소를 변화시켜 달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오늘 강연이 젊은이들에게 깊고 건강한 사고를 주었다고 들었다’며, ‘다른 나라에서 해왔던 것처럼 부르키나파소에서도 힘있게 일해 청소년들에게 강한 마인드를 심어 달라’고 당부하셨다.
박 목사님은 “저희들은 기술학교, 농업학교, 음악학교를 하고 싶습니다. 10년 동안 부르키나파소를 위해 일하고, 10년 후에는 배출된 일꾼들이 부르키나파소를 바꿔나갈 것입니다.”라고 대화를 마무리하셨다.
박 목사님이 대통령께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며 자꾸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술에 찌들어 비참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내가 이처럼 영광스러운 일을 하는 자리에 같이 있는 은혜를 입은 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감사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면담 후 박 목사님은 전기공업대에서 마인드 강연을 하셨다. 재작년에 한국에서 가진 총장포럼에 참석했던 그 대학 총장님이 박 목사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자리를 마련하고 초청하셨다. 전기공업대 학생들도 목사님의 강연에 흠뻑 젖어들었다.
저녁에는 청년 대표들과 국내외 귀빈들을 위한 대통령 만찬에 박 목사님과 일행 17명이 초청받아 참석했다. 만찬이 시작되기 전에 목사님이 만찬장 뜰을 한 바퀴 돌자, 목사님의 강연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목사님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으려고 모여들어 경호원들이 양해를 구하며 제지하기도 했다. 만찬이 시작되고 그라시아스합창단이 현지 노래인 ‘좋은 부르키나파소’를 부르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뜨겁게 반응했다. 두 번째 곡으로 부르키나파소의 국가를 부르자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가슴에 손을 얹고 따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대통령께서 합창단을 직접 불러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셨다.

만찬을 마치고 공항에 가기 전에 시간이 약간 있어서 목사님이 교회에도 방문하셨다. 형제 자매들 모두 부르키나파소에서 목사님을 만날 수 있어서 무척 기뻐했다.
지금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 든다. 교회와 하나님의 종으로 말미암아 새롭게 펼쳐질 일들이 기대된다. ‘나’라는 좁은 테두리 안에서 살던 나를 불러 부르키나파소에 보내주시고,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향해 길을 열고 계신 것이 감사하다. 박 목사님이 마인드교육을 국가 교육에 접목하는 것과 기술학교, 음악학교, 농업학교를 세우는 부분을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그 길을 어떻게 열어 가실지 소망스럽다. 부르키나파소를 기억해 주길 바라며 기도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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