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너와 항상 동행하고 있잖아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너와 항상 동행하고 있잖아
  • 최인권(부산대연교회)
  • 승인 2018.03.0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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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와 질그릇(2018년 1월호)
 

어느 날 갑자가 내게 찾아온 폐암.
‘왜 하필 나야?’ 하나님은 당신의 마음과
너무 멀었던 나를 부르신 것이었다. 

 나는 인테리어 일을 한다. 재작년에 의자 높이 정도의 작업대에서 일하다가 작업대 중앙이 끊어지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고 절차상 엑스레이로 흉부사진을 찍었는데, 다음날 가슴에 약간 이상한 점이 나타나 CT촬영을 했다. 의사는 대학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재검사를 받은 지 한 달 후 폐암 판정을 받았다. 2017년 1월 3일의 일이었다. 폐암에는 네 종류가 있는데, 그 가운데 치료하기 제일 까다로운 소세포암에 걸렸다고 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담배를 많이 안 피웠는데....’ 하는 변명도 올라왔다. 나는 18년 전에 구원받고 하나님의 은혜로 담배를 끊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담배에 다시 손이 가기 시작했다. 여러 번 ‘이제 끊어야지!’ 하고 결심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리고 폐암으로 이어진 것이다.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가족들이 먼저 내 생각을 깨주었다. 아내는 “하나님이 당신의 병을 고치려고 작업대에서 떨어지게 하신 거야.”라고 말했다. 작업대는 철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중간이 끊어진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아 그렇구나. 하나님이 내 병을 발견하게 하려고 작업대를 끊어서 나를 떨어뜨리셨구나.’ 그렇지만 두려운 마음은 여전했고, 교회 앞에서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나는 여러 해 동안 교회 일을 뒷전으로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예배도 소홀히 여기고 모임에도 관심이 없었다.

나도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는구나
폐암 판정을 받은 뒤 의사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하자고 했다. 1차 항암치료 후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 머리가 어지럽고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밥맛도 없어졌다. 죽음이 가까이 느껴졌다. ‘나도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는구나. 하나님 앞에 서면 아내도 자식도 다 떠나고 오직 하나님과 나의 대면만이 남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더욱 부끄러웠다.
아내가 물었다. “당신이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지금까지 무엇을 하다가 왔냐고 하나님이 물으면 인테리어 일 하다가 왔다고 대답할 거야? 복음은 어디에 두고 왔냐고 하면 뭐라고 답할 거야?” 생각하면 할수록 하나님과 교회 앞에 부끄러울 뿐이었다.

내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소중한가!
폐암 판정을 받은 후부터 계속 말씀을 들었다. ‘아, 이래서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구나’ 하며 처음으로 말씀이 오묘하고 달게 느껴졌다. 그제야 그동안 들었던 말씀들이 마음에 쏙쏙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경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의 심정에 내 마음이 들어가면서 예수님과 동행하는 행복의 맛을 보았다. 마치 꿈속을 거니는 것 같았다. ‘내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소중한가! 구원이 가장 소중하고 소중하구나!’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마음에서 솟아올랐다.
말씀을 듣고 성경을 읽다보니 성경에는 나를 살리겠다는 약속의 말씀이 여러 군데에 나와 있었다.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롬 8:11)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그들을 두려워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게 행하실 것임이라. 반드시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라 하고”(신 31:6)
“...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한 없이 오래 살리라.”(신 4: 40)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라 하였노라.”(신 3:22)
“음식을 먹으매 강건하여지니라.”(행 9:19)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니라.”(출 15:26)

 그 무렵 한 형제가 믿음으로 암이 나은 허인수 목사님의 ‘건강과 믿음’ 설교 DVD를 주어서 말씀을 듣고 또 들었다. 그리고 허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믿음의 5단계를 실천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를 50번 외치고, 매일 산에 오를 때마다 말씀을 들었다.
한번은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자가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만 대었는데도 나은 말씀을 들으며 나도 그렇게 따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중학생 캠프에 강사로 오신 허인수 목사님을 찾아가서 목사님의 옷자락을 만졌다. 허 목사님은 나에게 “형제님 병은 하나님이 다 고치셨습니다.”라고 하시며, 민수기 14장 28절 “그들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나의 삶을 가리켜 맹세하노라.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라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그리고 마라톤의 코스는 42.195킬로미터인데, 처음에 ‘1킬로미터만 뛰어보자’ 하고 뛰고 다시 ‘1킬로미터를 뛰어보자’ 하고 뛰다 보면 완주할 수 있다고 하셨다. 나는 믿음이 없지만 ‘오늘 하루만 믿음의 소리를 해보자’ 하고 살고, 다음 날도 ‘오늘 하루만 믿음의 소리를 하자’ 하고 살면 마라톤을 완주하듯 믿음의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셨다.
2017년 부활절 연합예배 때에는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온 김윤옥 자매님의 암에서 나은 간증을 들었다. ‘아, 내가 느낀 부분을 자매님도 그대로 느끼셨구나.’ 하며 크게 공감이 갔다. 김윤옥 자매님이 박 목사님께 입맛이 없어 음식을 못 먹겠다고 하자, 목사님이 자동차는 휘발유의 맛을 보고 먹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으면 차가 굴러간다고 하셨다며, 그 말씀을 따라서 음식을 먹으니 먹고 싶지 않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나도 음식이 너무 먹기 싫었을 때 형제들과 같이 그냥 먹으니 아무렇지도 않았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과 함께 먹는 데 무슨 문제가 있으리오?’ 하는 마음으로 먹으니까 계속 잘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은 드문 경우지만 다 나았다고 했다
2017년 4월, 어느새 4차 항암치료와 30차례의 방사선치료가 하나님의 은혜로 끝났다. 의사는 이런 일은 드문 경우지만 다 나았다고 했다.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앞으로 5년 동안은 계속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요즈음은 3개월마다 검사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2017년 봄 대전도집회 때 박옥수 목사님을 찾아가 안수 기도를 받았다. 목사님은 ‘형제가 병에서 완전히 나아서 건강해지고, 앞으로는 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도해 주셨다. 기도를 받으며 무척 기뻤다. 그때의 기도처럼 나는 건강해지고 가족관계도 더욱 좋아졌다. 무척 감사했다.

주신 분도 하나님, 옮길 분도 하나님이다
내 삶에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하나님이 인도해주시는 것도 감사했다. 우리 집은 도로가에 있어서 먼지가 많이 들어왔다. 폐암에 걸리고 보니 공기 좋은 곳으로 집을 옮기고 싶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이 집이 어떤 집인데....’ 하는 마음도 올라왔다. 18년 전에 나는 서울에서 사업에 실패하여 구원받고 부산으로 이사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집주인이 내가 전세로 살고 있던 건물을 샀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집은 40평 규모의 3층 건물로 여섯 가구가 살았다. 나는 집을 살 마음이 조금도 없었는데, 건물 주인이 그래도 내가 집을 사면 좋겠다며 있는 돈을 보내라고 했다. 그래서 60만 원을 송금했는데, 건물주가 그날 집에 관한 서류를 가져와서 내게 집을 주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자 모두 거짓말이라고 했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 수양회에서 박옥수 목사님이 하신 현대 정주영 회장이 신입사원을 과장이라고 했다는 예화가 생각났다.
“자네 오늘부터 과장이야.”
“저는 과장이 아닌데요.”
“과장이라고 하면 과장이야.”
이 이야기처럼 건물주는 그 건물의 주인이 나라고 하며 집을 주고 갔다. 그때부터 아내와 나는 집 주인으로 15년 간 살았다. 그런데 폐암에 걸리면서 이사하고 싶었던 것이다. 2017년에 부산대연교회에 새로 오신 임민철 목사님께서 한번은 전에 시무했던 기쁜소식안산교회 형제 자매들이 집을 산 간증을 해주셨다. 목사님은 웃으면서 집을 사고 싶으면 그 건물에 가서 침을 뱉고 오라고 하셨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었지만, 임 목사님과 교제하고 이사하기로 했다. ‘이 집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니 옮기게 하실 분도 하나님이겠다’는 마음으로 집을 내놓았다. 이사 갈 집은 아내의 직장과 가까우면서도 공기가 깨끗한 산 아래에 있는 아파트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목사님 말씀대로 아파트에 침을 뱉고 왔다. 어느 날 건물이 팔렸고, 우리가 소망한 공기 좋은 곳으로 집을 옮겼다. 넓고 깨끗하고 전망 좋고, 무엇보다 공기가 좋은 곳으로 옮겨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박옥수 목사님이 잠비아의 우승윤 선교사님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하나님 주신 땅은 모든 게 아름다운 땅이네.” 그 말씀처럼 하나님이 내게 베푸신 모든 게 선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은 어머니를 기억하고 계셨다
나의 고향은 광주 송정이다. 어머니는 한 번도 그곳을 떠나신 적이 없다. 내가 폐암에 걸린 뒤로 고향에 가지 못하고, 어머니께는 가끔 전화를 드려 몸이 아프다고만 말씀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내게 전화를 주셨다. “너는 어미가 죽어도 오지 않겠구나!” 하며 화를 내셨다. ‘그동안 몸이 아파서 고향 집에 1년 동안 가지 못했는데, 어머니가 나를 찾는구나. 나는 내 입장에서 어머니를 생각했는데 어머니는 나를 기다리고 계셨구나.’ 어머니를 뵈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나를 보시고 왜 그렇게 됐냐고 물으셨다.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병을 앓게 된 시작부터 병을 낫게 하신 하나님을 간증했다.
어머니는 다른 종교에 50년을 다닌 분이다. 명절 때마다 내가 어머니께 복음을 이야기하고 구원받으셔야 한다고 해도 ‘너희 믿음과 내 믿음이 다르다’고 하셔서 안타까움만 쌓였다. 내가 병에서 나은 간증을 하자 어머니는 많이 우셨다. 그리고 이불 여기저기에서, 베게 모퉁이 이곳저곳에서 돈을 찾아 내 손에 쥐어주셨다. 190만 원이었다. 애기 엄마에게 주지 말고 네가 먹고 싶은 것을 사먹으라고 하셨다. 어머니의 돈을 차마 받을 수 없었지만 어머니는 남들이 볼세라 내 손에 꼭 쥐어주셨다. 눈물이 났다. ‘어머니도 몸이 편찮으신데 아들을 생각하시는구나.’ 어머니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쪽 다리를 다치셨고, 그 불편한 몸으로 평생 오 남매를 키우셨다.
얼마 뒤 어머니께서 설사와 장염으로 배가 많이 아프다고 하셨다. 다시 광주에 가서 어머니께 부산으로 가자고 했다. 어머니가 가겠다고 하셔서 아내가 일하고 있는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어머니는 84년 만에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오신 것이다.
부산에 오신 뒤, 어머니는 그동안 고집하셨던 생각을 내려놓고 우리와 함께 부산대연교회에 나오셨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이신지 묻고, 우리 교회 성도들의 간증을 듣고 오해운 전도사님과 자연스레 교제하며 구원받으셨다. 20년 동안 완강히 거부하던 복음을 받아들이시고 요즘은 주일마다 예배에 참석하신다. 매일 성경을 읽으시고, 박옥수 목사님의 설교집도 여러 권 읽으셨다. 나는 아프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잊고 살았지만 하나님은 어머니를 기억하고 계셨고, 어머니에게 크신 구원의 은혜를 베푸셨다. 하나님께 무척 감사했다.

앞으로의 삶도 주님께서 인도하시겠구나
지난 1년을 돌아보았다. 처음 폐암에 걸린 것을 알았을 때는 ‘왜 하필 나야?’ 하며 원망하고 절망에 빠졌는데, 지금은 복음의 말씀과 멀리 떨어져 살던 내 삶을 하나님이 정돈하시고 새로운 삶을 허락하신 것이 무척 감사하다. 나는 구원받고도 교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항상 밖에서 지켜보고 판단하며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시고 예수님께 접붙여 주셨다. 나는 단지 교회에 붙어 있었을 뿐인데 병을 이기게 하시고 새 삶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주님은 오늘도 내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항상 너와 동행하고 있잖아’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삶도 주님께서 인도하시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주님이 나를 이끌고 계시는데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걱정하겠는가! 지금도 나에게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고 부족함이 많지만 내 곁에 주님이 계시니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행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요즈음은 어머니께서 구원받지 않은 동생들에게 ‘네 형이 믿는 하나님을 믿으라’고 하신다. 어머니를 구원하신 하나님께 더욱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슬픔처럼 보였던 병을 통해 진정 거듭난 삶을 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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