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쓰시는 종,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
하나님이 쓰시는 종,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8.06.08 2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 217회
 

 

대통령께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을 한 권 드렸다
10년 전, 파라과이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분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파라과이 대사님으로부터 ‘대통령을 위해 조그마한 음악회를 열어 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이 한남타워 10층에서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을 위해서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그날 사람들이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초대받은 사람들이 모여 차분한 분위기에서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음악을 들으면서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는 대사님의 초청을 받아 음악회를 갖기 30분 전에 한남타워에 갔는데, 대사님이 “목사님, 9층으로 내려오세요.”라고 했다. 내려가서 보니, 그곳에 대통령과 비서실장, 장관 두 사람과 대사, 이렇게 다섯 분이 앉아 있었다. 내가 대통령께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어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IYF 이야기를 조금 하다가, 바로 음악회가 시작되어서 10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나는 대통령께 스페인어로 된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을 한 권 드렸다. 대통령께서는 다음날 파라과이로 가실 예정이었다.

나머지 25분으로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다음날 대통령께서 파라과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가 드렸던 책을 찾으셨다. 그런데 비서실장이 잊고 챙기지 못해, 다음날 대사님의 아내가 책을 들고 파라과이로 갔다. 대통령께서는 책을 다 읽고, 대사님을 통해서 나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셨다. 나는 ‘지금은 파라과이에 가기 어렵고, 내년 2월에 파라과이에서 IYF 월드캠프를 할 때 가서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2009년 2월, 파라과이를 방문해 하나님의 은혜로 루고 대통령과 만났다. 전날 밤,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화해서 대통령과 만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비서실장께서 40분이라고 했다. 대통령께서 원하시면 더 오래 만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40분이 지나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날 밤, 나는 밤이 늦도록 자지 않고 시간을 계산했다.
‘40분이라…. 대통령께서 음악을 좋아하시니까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노래를 세 곡 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분, 방문한 사람들이 대통령께 인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분, 아무리 적게 잡아도 15분을 빼야 하는데 나머지 25분으로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밤이 새도록 머리를 싸가면서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가르쳐 주셨다.

복음을 듣던 중 얼굴이 붉어지면서 감격스러워하셨다
대통령을 만나러 가던 날, 함께 가는 그라시아스합창단 단원들에게 말을 많이 하지 말라고, 내가 대통령께 이야기할 시간을 빼앗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면서 5분이 지난 후 나는 성경을 펴고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25분 동안 복음을 전했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어떻게 속하셨는지, 구속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통령께서는 진지하게 말씀을 듣다가 갑자기 내 손을 꽉 잡으셨다. 얼굴이 붉어지면서 감격스러워하셨다. 내가 25분 동안 말씀을 전한 후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노래를 세 곡 불렀고, 우리는 40분이 지나 대통령궁에서 나왔다.
차를 타고 10분쯤 가고 있는데, 대통령 비서실장께서 전화를 해서 “내일 IYF 캠프 행사에 대통령께서 참석하십니다.”라고 했다. 10분쯤 후에 다시 전화가 걸려와서 “대통령께서 모든 장관들에게 IYF 캠프 행사에 참석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라고 했다. 다음날 저녁, 나같이 못난 사람이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서 즐겁고 행복하게 IYF 행사를 가질 수 있었다. 행사 후에는 대통령께서 행사 관계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30분 동안 격려하고 위로해 주셨다.

한 사람으로서 성경 이야기 나누는 것을 기뻐하셨다
이듬해에 루고 대통령께서 암에 걸렸고, 우리는 그분을 위해 기도했다. 그때 함께 암에 걸렸던 정부 인사들은 다 죽었는데, 대통령께서는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적으로 살아나서 다시 대통령궁에 들어가 일하실 수 있었다.
매년 내가 파라과이에 갈 때마다 대통령께서는 나와 만나 이야기하셨다. 대통령으로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경 이야기 나누는 것을 정말 즐거워하셨다. 정치를 하는 동안 시련도 많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그 모든 시련을 이기고, 파라과이에서 ‘서민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일해서 많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분이 되었다.

방한하여 3일 동안 우리는 정말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루고 대통령께서는 임기가 끝난 후에도 정치 활동을 계속해 국회의장이 되셨다. 일부러 한국을 방문할 수는 없겠지만, 얼마 전 대만을 방문하는 길에 나를 만나러 한국에 오겠다고 하셨다. 그분이 방한하여 지낸 날이 3일로 짧았지만, 함께 지내는 동안 우리는 정말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루고 국회의장께서 한국에 도착하셨을 때, 공항 귀빈실을 나와 같이 차를 타고 호텔로 가는 길에 내가 물었다. “우리가 호텔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에서 의장님을 모시고 싶어하는 성도들이 많아서 가정집도 하나 준비했습니다. 어디서 주무시겠습니까?” 그러자 당연히 성도들 집에 가고 싶다고 하셨고, 그 집에서 이틀을 주무셨다.
사흘 동안 많은 행사가 있었다. 루고 국회의장께서는 한국의 이모저모를 세밀하게 돌아보셨고, 특별히 그때 눈이 내려 차안에서 눈 덮인 산의 설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셨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파라과이의 청소년들을 위해서 IYF가 해야 할 일도 이야기하고, 신앙 이야기도 했다. 때로는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다투기도 했고, 서로 웃기도 했다. 국회의장께서는 나보다 나이가 조금 적은데, 우리는 함께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저분은 높은 위치에 있는데, 어떻게 이처럼 우리와 마음으로 가까워질 수 있을까?’ 그분은 대통령도 국회의장도 전혀 아니었고, 우리를 친구처럼 대하셨다. 한국에서 만나는 어떤 일에든 기뻐하셨다.
 
하나님과 파라과이 국민들을 위해 사는 귀한 일꾼
나는 많은 사람들이 욕망이나 쾌락이나 정욕에 빠져서 살다가 하나님을 만나면서 변하는 것을 보았다. 루고 대통령과 오랜 세월 함께 지내면서 ‘대통령도 사람이고, 대통령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세를 낮추고 겸비한 마음을 갖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많은 시련을 만나고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나님이 다 이기게 하셔서 지금의 위치에 계신 루고 전 대통령. 이제는 국회의장이 되었고 앞으로는 어떻게 활동할지 모르지만, 파라과이 국민들을 위해 자신을 드린 아름다움을 보았다. 내가 목사로서 그분에게 성경을 가르쳐 주었다기보다 그분이 그 아름다움을 나에게 전해주신 것이 귀하다.
하나님이 내 주위에 아름다운 분들을 많이 허락하셔서, 아무것도 아닌 나 같은 사람의 인생이 복되고 영광스럽다. 하나님이 그렇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 행복하고, 그런 분들과 만나면서 마음이 겸비하게 되고 깊이 생각하게 되어서 그 만남들이 나를 예수님과 더 가깝게 만들어 주어 감사하다.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 하나님이 쓰시는 귀한 종이 되어서 하나님과 파라과이 국민들을 위해 사는 귀한 일꾼이라고 나는 확실히 믿는다. 그분의 남은 생애에 하나님의 큰 축복이 넘치게 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