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소를 얹고 증거판을 궤 속에 넣으라
속죄소를 얹고 증거판을 궤 속에 넣으라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8.06.0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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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설교

돌판을 넣고 뚜껑을 덮어야 하는데, 뚜껑을 덮고 돌판을 넣으라니?
출애굽기 25장 10절부터 22절 사이에는 법궤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법궤가 다 만들어졌는데, 21절에 보면 “속죄소를 궤 위에 얹고, 내가 네게 줄 증거판을 궤 속에 넣으라” 하였다. 속죄소는 법궤를 덮는 뚜껑을 말하며, 그 뚜껑에는 두 천사가 양쪽 끝에서 서로 마주보며 그 날개로 속죄소를 덮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법궤를 만든 후 증거판 곧 십계명이 기록된 돌판을 궤 속에 넣고 난 뒤에 법궤 뚜껑인 속죄소를 덮어야 한다. 그런데 출애굽기 25장 21절에서는, 속죄소를 궤 위에 얹은 후에 증거판을 넣으라고 했다. ‘돌판을 넣고 뚜껑을 덮어야 하는데, 뚜껑을 덮고 돌판을 넣으라니?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어떻게 넣을 수 있지?’ 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돌판이 있는 동안에는 죄의 결과로 저주와 멸망을 당해야 하기에
출애굽기에 보면,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간 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하늘나라에 있는 성전을 보여 주셨다. 왜 그렇게 하셨는가? 하나님이 손가락으로 두 개의 돌판에 십계명을 새겨서 모세에게 주셨는데, 모세가 그것을 가지고 내려갔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를 범한다면 그 죄로 인해 그들이 멸망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분명히 죄를 범할 것이었다. 죄를 범하며 사는 것이 십계명이 없을 때에는 괜찮지만 법이 내려오면 그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은 저주를 피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가 돌판을 들고 산에서 내려가기 전에 먼저 하늘나라에 있는 성전을 자세히 보여 주신 것이다.
“모세야, 이것은 제단이다. 이것은 물두멍이다. 이것은 등대다. 이것은 떡상이다. 이것은 향단이다. 이것은 법궤다.”
모세가 십계명이 새겨진 두 돌판을 들고 시내산에서 내려와 깜짝 놀랐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든 후, ‘이것이 너희를 애굽에서 건져낸 신이다’고 하며 그 송아지에게 제사를 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행했던 이유는,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간 후 40일이 지났는데도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무도 없고 풀 한 포기 없는 시내산에서 40일 동안 살아 있을 리 만무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 누가 우리를 인도할 것인가?’ 하며 자신들을 인도할 신이 필요해서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것이다.
돌판에 새겨진 십계명 가운데 제1은 ‘내 앞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이며, 제2는 ‘너를 위해 우상을 만들지 말라’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두 계명을 어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그 죄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이다. 죄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성전이 있어야 하고, 제단이 있어야 하고, 속죄소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모세는 할 수 없이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집어던져서 깨뜨려버렸다. 그 돌판이 있는 동안에는 거기에 새겨진 법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지적하고, 죄의 결과로 백성들이 처벌을 받아 저주와 멸망을 당해야 하기에 깨뜨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했지만 그 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 삼천 명이 죽는 일이 일어났다. 법이 없으면 죄가 형성되지 않지만 법이 있으면 죄가 형성되어 그 죄의 형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 죄를 범한 이스라엘 백성을 죄에서 건져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제단이 필요하고, 법궤가 필요하고, 속죄소가 필요했다. 죄를 범했어도 제단과 속죄소가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죄를 지었지만 어린양 등 제물이 죽어서 그 죄를 씻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죄를 씻어야 하는데, 제단도 법궤도 속죄소도 없어서 모세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금을 가져와라! 은을 가져와라!” 이스라엘 여자들이 귀걸이와 목걸이와 반지를 빼서 내놓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린 금이 쌓이고 은이 쌓였다. 그것으로 말씀을 좇아 제단을 만들고, 물두멍을 만들고, 떡상을 만들고, 등대를 만들고 향단을 만들고, 법궤와 속죄소를 만들었다.

돌판을 보는 시간이 짧아지길 원하셔서
법궤는 길이가 2규빗 반, 넓이가 1규빗 반, 높이가 1규빗 반으로, 아카시아 나무로 만든 상자에 순금을 입혀서 만들었다. 그 위에 덮을 뚜껑을 만들었는데, 길이가 2규빗 반, 너비가 1규빗 반인 직사각형으로, 그 위에 천사 둘이 마주보며 날개로 궤를 덮게 했다. 하나님은 그 뚜껑인 속죄소를 궤 위에 얹고, ‘내가 네게 줄 증거판을 궤 속에 넣으라’고 하셨다.
속죄소는 죄를 속贖하는 곳으로, 속죄소가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율법을 덮는 것이다. 율법을 덮기 위해서는 먼저 돌판을 궤 속에 넣고 뚜껑을 덮어야 하는데, 성경에서는 궤를 얹고 증거판을 궤 속에 넣으라고 한 것이다. 뚜껑을 덮고 어떻게 그 안에 증거판을 넣을 수 있을까?
이 말씀을 깊이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법을 만들기를 정말 원치 않으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다 지키겠다고 하여 법을 만들었지만 그 법으로 다스리면 그들이 저주를 받을 수밖에 없기에, 법을 덮고 은혜를 베풀기를 원하신 것이다(킹제임스 영어 성경에서는 속죄소를 ‘머시 시트mercy seat’, 즉 시은좌施恩座라고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증거판을 법궤 안에 넣고 속죄소로 덮어서 법이 보이지 않게 하신 것이다.
그런데 법궤의 뚜껑을 열어놓고 돌판을 넣은 후 뚜껑을 닫으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나님은 돌판이 보이지 않게 하려고, 뚜껑을 덮어놓은 후 그것을 살짝 옮긴 뒤 돌판을 집어넣고 빨리 뚜껑을 닫게 하신 것이다. 돌판이 보이는 시간이 훨씬 짧아지게 하려고 속죄소로 법궤를 먼저 덮은 후 돌판을 넣으라고 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과 당신 사이에 법이 있어서 그들에게 죄를 정하는 무서운 일을 하기 전에 돌판을 법궤에 넣고 덮기를 원하셨다. 돌판을 보는 시간이 짧아지길 원하셔서 뚜껑을 덮고 난 뒤 살짝 들어서 그 틈으로 돌판을 집어넣고 얼른 뚜껑을 덮길 바라셨다. 그처럼 율법을 보지 못하도록 속죄소로 법궤를 덮었을 뿐 아니라, 두 천사의 날개로 덮고, 다시 피로 속죄소를 덮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죄를 지었을 때 그 죄를 벌하기 위해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꺼낼 필요가 없도록 죄의 값인 피를 이미 뿌린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죄가 다 사해진 사실을 보도록 법궤 위에 피를 뿌리라고 하신 것이다.

당신과 우리 사이에 법이 없고 죄가 없는 상태에서
죄를 지어서 저주와 멸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이런 놀라운 일을 행하셔서 우리를 구원하길 원하셨다. 예레미야 31장 31절 말씀대로 하나님은 새 언약을 세우셨다. 십계명이 아닌 우리 죄를 사하신 언약을 세우셔서, “내가 그들의 죄악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렘 31:34) 하셨다. 하나님은 새 법을 세우셨고, 옛 법인 율법을 볼 수 없도록 법궤 안에 넣고 뚜껑을 덮고 그 위에 피를 칠하게 하셨다. 죄의 값을 이미 지불했기 때문에 법을 끄집어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속죄소 위에서 우리와 만나길 원하신다. 당신과 우리 사이에 법이 없고 죄가 없는 상태에서 서로 마음을 나누길 원하신다.
속죄소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놀라운 이야기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와 상관없이 당신 앞에 나아가도록 모든 절차를 갖추어 놓으셨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직도 하나님의 뜻을 모르고 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죄 속에 빠져서 고통하며 사는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이제 우리는 자신이 죄를 짓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죄를 완벽히 사한 예수님의 피를 보고 죄에서 벗어나 복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율법은 다시 볼 수 없다. 법궤에 넣고 뚜껑을 덮었다. 그 뚜껑을 두 천사가 날개로 가리고 있어서 누구도 열지 못한다. 그리고 피를 칠해서 다시 열어 볼 필요가 없게 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죄와 상관없이 하나님을 대할 수 있다. 법궤에 관한 말씀대로,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을 대할 수 있도록 우리 죄를 다 씻어 처리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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