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포럼] 마인드교육의 원조, 한국에서 찾은 발전의 비결
[장관포럼] 마인드교육의 원조, 한국에서 찾은 발전의 비결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8.07.17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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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7월 부산 해운대 일원에서 열리는 세계 청소년부 장관 포럼에는 매년 20여 개국 장·차관들이 참석한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부산까지 내려가는 동안, 이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란다. “한국은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인데, 어떻게 도로에 이렇게 차가 많지요?”

 

2018 청소년부 장관 포럼 첫날인 7월 16일 아침 9시, 해운대 센텀호텔 4층에서 열린 ‘마인드교육’ 설명회에 참석하며 이들은 다시 한 번 놀랐다. ‘2012년까지 한국의 최고 수출품목은 바로 석유제품이었다’는 김재홍 IYF교육원장의 강연내용 때문이다.

1900년대 초반 36년간 일제의 식민통치, 그리고 국토의 분단과 6.25전쟁까지…. 자원도, 양식도 없고 1950년대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 50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비결을 궁금해 하는 세계 각국 장관들에게 김재홍 원장은 ‘그 해답은 마인드’라고 역설했다.

 

“한국은 석유가 나지 않지만 석유제품 수출을 통해 산유국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어렵다거나 부족하다는 이유로 좌절하고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제품을 만들고 수입을 올릴 것인가?’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생각이 앞섰을 뿐입니다.”

마인드강연을 경청하는 키리바시 상공부 장관 부부
라이베리아 청소년체육부 장관(좌)과 우간다 기초교육부 장관

김재홍 원장은 어려움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끝까지 해결책을 찾았던 ‘현대그룹’의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정신세계를 설명했다. 또 임직원들에게 ‘경청’의 마인드를 심어줌으로써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일군 이건희 회장의 사례를 소개하며 마인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에서 오신 리더 여러분, 젊은이들에게 마인드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부처 직원들에게도 마인드교육을 받게 하십시오. 위대한 정신을 갖춘 정주영 회장이 한국 경제의 기틀을 마련했듯, 훌륭한 마인드를 갖춘 사람들은 나라발전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예정 종료시간이 지난 뒤에도 참석자들은 연이어 질문을 쏟아냈다.

설명회에 참석한 70여 명의 각국 장·차관과 교육계리더들은 강연에 집중했다. 설명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마인드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떤 커리큘럼을 통해 실시되는가?’ ‘한국의 청소년문제는 무엇이며, 그 문제들이 마인드교육을 통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마인드교육을 통해 게임중독이나 부모와의 갈등 등에서 벗어난 실질적인 사례를 전해 들은 각국 장·차관 및 교육계리더들은 마인드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실제로 자국에서 마인드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재홍 원장과 악수를 나누는 아르헨티나 교육문화부 주 장관.

“저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일을 합니다. 이 놀라운 마인드강연의 커리큘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저희 지역 학교에 도입할 수 있을지도 알고 싶습니다. 특히 미국의 교장과 교사들이 마인드교육에 대해 더 많이 알기를 바랍니다.”(모니카 메이저/ 미국 뉴욕주 브롱크스구 교육 및 청소년 국장)

 
 

세계 각국에서 온 장관들을 위해 오후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 정주영 회장이 설립한 울산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직접 견학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3만 4천 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울산 현대차 공장의 면적은 축구장의 670배에 달한다. 공장에 도착한 장관들은 곧바로 홍보관으로 이동해 현대차 홍보팀 관계자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었다. ‘울산 현대차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연간 176만 3천 대이며, 이는 10초에 한 대 꼴로 자동차를 만드는 셈’이라는 설명에 장차관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승용차 조립라인(현대자동차 제공)

이후 장·차관들은 승용차 조립라인으로 이동해 근로자들이 직접 자동차를 조립하는 공정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보안상의 이유로 공장에서 기념촬영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장관, ‘차를 수십 대 사 가서 국민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 싶다’는 장관. 저마다 반응은 조금씩 달랐지만 장·차관들은 놀랍도록 정교하고 신속하게 운영되는 공장 내부의 모습에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오전에는 정주영 회장의 정신에 대해 강연을 들었는데요. 오후에는 이렇게 정 회장의 정신이 만들어낸 현대차 공장에 와 볼 수 있어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시차를 겪고 있고 스케줄도 빡빡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에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남은 포럼 프로그램들도 기대되네요.”(파리망 사호/감비아 기업인)

“공장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컨베이어 시스템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 책임지고 일을 끝내야 하는데요. 그 점에서 아프리카에도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여겨집니다.”(씨망갈리소 맘바/에스와티니 교육위원회 위원장)

 

세계 청소년부 장관 포럼은 단순한 이론이나 지식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다. 건물에 비유하면 모양과 구조, 용도를 결정짓는 설계도와 같은 마인드를 통해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각국 교육제도에 접목시킬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리고 그 마인드교육은 강연, 교과서보급, 캠프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각국에서 실시되고 있다. 이제는 어느덧 성숙기에 접어든 마인드교육이 이번 장관포럼을 통해 어떻게 더 널리 보급되어 세계를 변화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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