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칸타타] 번영을 꿈꾸는 도시 디트로이트
[북미 칸타타] 번영을 꿈꾸는 도시 디트로이트
  • 김진욱 기자
  • 승인 2018.09.25 0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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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타와 함께 소망의 꿈을 품다

칸타타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철수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던 단원들도 어느새 스태프와 함께 철수를 돕는다. 역시 세계 최고의 합창단은 다르다. 토론토를 뒤로하고 칸타타는 다섯 번째 도시 디트로이트로 향한다.

공연장소인 메소닉 탬플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서 지역경제가 붕괴되어 사람들이 떠나버린 도시, 디트로이트. 그 디트로이트를 찾아가 칸타타를 한 지 올해로 8년째다. 칸타타와 함께 차츰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디트로이트는 다시 옛날의 번영을 꿈꿀 정도가 되었다. 전날 칸타타가 열린 토론토에서 디트로이트까지는 차로 3시간 27분. 만만찮은 거리이지만 이 정도면 짧은 편이라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들은 행복해한다.

국경에서 문제가 되었던 소품중 하나. 어린양

캐나다-미국 국경을 지날 때 공연팀과 스태프들은 세관을 통과해야 한다. 은혜가 필요한 순간이다. 공연장인 메소닉 템플에 늦어도 아침 6시까지는 도착해야 무대를 설치하고 단원들이 리허설을 진행하는 데 차질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세관원들은 트레일러에 실린 짐을 엑스레이로 스캔하더니 ‘문제가 있다’며 검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물건리스트를 검토하던 그들이 ‘이건 무슨 짐인지 꺼내 봐라’고 하면 무작정 꺼내야 하는 상황이다.
16미터 길이의 트레일러에 실린 물건을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트레일러는 한 대가 아니라 세 대다. 하나님을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후 짐칸을 열고 들어간 직원들이 웃으며 나왔다. 그들이 문제 삼은 소품은 아기 인형과 양, 그리고 나무였다. 우리를 유괴범으로 오해한 것이다.

8년째 디트로이트 칸타타를 준비하면서 많은 경험이 쌓인 성도들. 그 경험으로 칸타타 준비를 해 왔는데 이번에는 그 모든 것이 틀렸음을 알았다. 자신들이 생각 속에서 가능할 것만 같은 일을 해 온 것이다. 이전까지 성도들이 뿌린 손편지는 9만 장이면 충분했지만, 이번에는 18만 장을 하기로 했다. 디트로이트 중심부에서 8마일 떨어진 백인 마을은 물론, 동쪽의 빈민 마을까지 손편지를 돌리게 되었다. 빈민 마을은 흑인들도 가기를 꺼리는 아주 위험한 곳이다.

기쁜소식 디트로이트교회 노대일 선교사

성도들은 지금까지는 할 만한 일들을 했지만, 손편지 18만 장은 한계를 벗어난 수량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항상 우리의 한계를 넘어서 일하신다. 노대일 선교사는 동쪽 지역으로 칸타타를 홍보하러 가다가 위험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동네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집집마다 마리화나를 하고 있었고, 사람들 손에는 술병이 들려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고 있었다.
해는 이미 졌는데, 손에 술병을 든 덩치 큰 흑인들 여럿이 노대일 선교사를 둘러쌌다. “당신, 여기서 뭐하는 거야?” 눈빛을 보니 이미 마약에 취해 있었다. 노 선교사는 두려웠지만 손편지를 나눠주면서 칸타타를 소개했다. 칸타타 이야기를 한 김에 예수님을 이야기하고 복음까지 전했다. 창세기 1장의 “빛이 있으라”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빛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어느새 흑인들의 태도가 바뀌어 있었다. 손에는 여전히 술병을 든 채로 “Yes, pastor. Yes, pastor(네, 목사님. 네, 목사님)” 하는 반응을 보였다.

 기독교지도자모임(Christian Leaders Fellowship)

 

 기독교지도자모임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김창영 목사(기쁜소식 동서울교회)

 

본인이 의인이라고 생각되시면 손을 들어 주세요!

“그걸 보며 ‘아, 이 사람들 진짜 바뀌고 싶어 하는구나! 진짜 하나님 믿고 싶고, 교회 가고 싶어 하는구나’ 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들을 찾아오지 않은 겁니다. 하나님을 믿고 싶지만, 자기 삶이 엉망이고 가난하고 행실이 안 좋으니까 마약 하고 술 먹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부담스러우니까 ‘나 같은 게 어떻게 하나님을 믿어?’ 하는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노대일 선교사)
간절히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고 싶어 하는 흑인들의 마음을 본 노 선교사는 명함을 건넸다.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자기네 목사님을 대하듯 공손하게 명함을 받아들고 배웅하는 흑인들… 한계 안에서 칸타타를 홍보했다면 절대 못 만났을 영혼들이다. “그들에게 미안하고 하나님께 부끄러웠지요.”

CLF를 홍보하며 만난 어느 목사님은 자신이 사역하는 교회 예배당의 음향 및 영상시설을 모두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기 교회에 와서 청소년들을 위해 교육을 해 줄 것을 부탁했다. 홍보하다 보니 디트로이트에도 스페니시 교회가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셰릴 무어 목사

여목사인 셰릴 무어는 20여 명의 목회자를 CLF에 초청해 주었다. 디트로이트에 지인들도 많은데 만나는 사람마다 칸타타를 홍보해 주었다.

CLF 모임에는 90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했다. 기쁜소식 동서울교회의 김창영 목사가 강사로 서서 예레미야 17장 1절과 히브리서 9장 11~12절을 펴가며 단 뿔에 기록된 우리의 모든 죄가 송아지의 피가 아닌 예수님의 피로 영원히 사해진 사실을 전했다. 참석한 목회자들은 “아멘”이라고 화답하며 기뻐했다.

4,400석의 홀이 은혜로 채워질 것을 기대하며 합창단과 모든 스태프들은 기도했다. 지금까지 성도들이 마음에 갖고 있던 ‘8마일’이라는 생각의 한계를 벗어나 뿌려진 손편지는 많은 백인들을 공연장 객석으로 불러 모았다. 지금까지 디트로이트 칸타타의 관객들은 흑인이 많았다. ‘백인들이 오겠나?’ 싶었는데, 한계를 벗어나 뿌린 18만 장의 손편지가 가져다 준 선물이다.
칸타타는 인종과 빈부의 벽을 넘었다.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학생들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라며 울기도 했지만, 한계를 넘으면서 기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느 일반교회 목회자는 자기 교회 청년들 13명을 자원봉사자로 보내주었다. 순수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을 가르쳐주고 싶어서였다. 그들과 함께 손편지 3만 장을 뿌렸다.

 

 

디트로이트는 벌써 8년째 칸타타와 함께 소망의 꿈을 품고 있다. 내일의 디트로이트는 복음으로 번영하며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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