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면 성령이 흐르고 성령이 흐르면 성령이 일하셔.”
“교제하면 성령이 흐르고 성령이 흐르면 성령이 일하셔.”
  • 김요한(케냐, 기쁜소식나이로비교회 선교사)
  • 승인 2018.11.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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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수기(제7화)
2017 월드캠프 개막식에서 축사한 나이로비주지사와 함께

마태복음 12장에서 안식일에 예수님이 한편 손 마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라고 하셨다.
그가 마른 손을 내밀자 예수님은 그의 손을 다른 손과 같이 성하게 하셨다. 예수님께 연약함을 보이면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이 참된 안식을 주신다. 김 선교사도 자신의 연약함을 하나님의 종에게 보이자 성하게 하시고 성령이 일하심을 보여주셨다.

소용돌이에서 나 스스로 나올 수 없다
간음 중에 잡힌 여자는 음란과 욕망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이러면 안 돼! 안 돼! 안 돼! 잡히면 돌에 맞아 죽을 거야!’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이 갈수록 더 깊이 빠져들었다.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 벗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실패를 거듭하고 나중에는 스스로 포기하고 더 깊숙이 빠져든다.
박옥수 목사님께서 수영을 하다 소용돌이에 빠진 이야기를 해주셨다. 수영하다가 소용돌이에 빠져서 나올 수 없었는데 그때 근처에서 보트를 타고 있던 분의 도움으로 살아나올 수 있었다고 하셨다. 소용돌이에 빠지면 내가 발버둥 쳐서 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져 죽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사탄은 간음 중에 잡힌 여자의 마음과 우리 마음을 그렇게 끌고 간다. 
“만일 내가 원치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롬 7:20) 
우리는 죄와 싸워서 이길 수 없다. 내가 죄와 싸워서 이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 죄 속에 빠지고 간음 중에 잡힌 여자처럼 죄에 져서 죽을 수밖에 없다.

나한테 이야기해. 그러면 소용돌이에서 나올 수 있어’
2017년 3월, 미국 뉴욕에서 기독교지도자대회CLF가 열려 케냐 목회자들과 함께 오랜만에 뉴욕에 갔다. 선교사님들은 새벽마다 한 방에 모여 박옥수 목사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케냐에서 오신 목회자님들을 챙겨드리고 모임에 참석하느라 늦게 들어가서 뒤에 앉아 있었다. 박 목사님께서는 사역자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책망하면서 교제를 이어가셨다.
뒤에 앉아서 말씀을 듣는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교회 안에서 오래 살았지만 마음을 여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랐다. ‘도대체 마음을 연다는 것이 뭐지?’  그때 박 목사님께서 박영주 목사님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셨다. 박영주 목사님이 캐나다에서 선교할 때 사역지가 이동이 되어서 기쁜소식강남교회로 가야했다. 당시 박영주 목사님은 선교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때 사역자 이동 공문을 보면서 ‘아! 그래, 내가 선교를 못하니깐 이제는 한국으로 보내는 구나! 내가 한국에 가면  더 이상 사역을 못 하겠지?’ 하는 생각에 짐을 정리했다.  ‘난 이제 더 이상 사역을 못 하게 될 거야’라고 하며 지금까지 필기한 말씀 노트, 목사 안수패, 성경 등을 버렸다. 그리고는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주는 술도 마셨다고 했다. 박옥수 목사님은
“박영주 목사는 이런 이야기도 하더라!”라고 하셨다.
내 마음에 불이 들어 왔다! ‘아! 목사님께서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저런 이야기이구나! 내가 사역을 잘하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마음에 숨기고 있는 어두운 마음을 이야기하라고 하시는 구나.’ 나 스스로 소용돌이에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목사님께서 마치 ‘야! 숨기지 말고 나한테 이야기 해! 그럼 소용돌이에서 나올 수 있어!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마른 손을 내밀었을 때 안식을 주시는 예수님
최근에 마태복음 12장의 안식일에 대한 말씀을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안식일을 주신 것은 우리에게 참된 안식을 주고 싶어 하는 하나님의 마음이다. 예수님은 한편 손 마른 사람에게 참된 안식을 주기 위해 “손을 내밀라”(마 12:13)라고 하셨다. “저가 내밀매 다른 손과 같이 회복되어 성하더라”(마 12:13) 손이 마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라고 하면 보통 마른 손은 가리고 성한 손을 내민다. 하지만 이 사람은 손을 내밀라고 했을 때 부족하고 연약한 손을 내밀었다. 마른 손을 예수님께 내밀자 참된 안식을 주기 원하시고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다른 손과 같이 성하게 하신 것이다.
우리에게 참된 안식을 주시기 위해서 목사님께서 ‘너 마음 열어! 마음에 있는 이야기 해봐!’ 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성경 말씀처럼 나의 허물과 나의 연약함을 이야기했을 때 내 마음에 참된 안식이 찾아왔다.

‘내가 오늘 마음을 열지 않으면 나는 사역자도 아니야’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가 뭐지?’ 하고 마음을 더듬어 보았다. 나의 마음을 어렵게 하지만 쉽게 꺼내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야기가 분명 있었다. ‘그래!  이것을 말씀드려야겠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하려고 하니 너무 갈등이 되었다. 마음속에서 싸움이 일어났다. ‘이야기할까 말까? 너무 부끄럽다. 난 그냥 젊은 전도사인데, 다른 목사님들이 이야기하셔야 되는 거 아니야!’ 내 마음에서 많은 변명이 올라왔다. 어떻게 해서든지 내 마음을 열지 못하게 하려는 사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라고 하면서 정작 나는 마음을 닫고 살아가고 있구나! 내가 오늘 마음을 열지 않으면 나는 사역자도 아니다! 선교사도 아니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단은 다시 ‘그럼 지금 마음을 이야기하기에는 목사님들이 너무 많으니까 나중에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말씀을 드려!’라는 마음을 넣어 주었다. ‘아니야! 지금 부담스러워서 피하고 나중에 이야기하는 건 마음을 여는 것도 아니야!’
마음을 정했다. ‘박 목사님 말씀이 끝나면 바로 손들고 일어나서 이야기해야겠다. 아니야! 첫 번째로 이야기하지 말고 두 번째로 이야기해! 아니야! 두 번째로 이야기하는 것도 마음을 여는 것이 아니야! 부담을 피하는 거야!’ 주변을 둘러보니 100명가량의 선교사님들과 목사님들이 계셨고 바로 앞에는 아버지가, 반대편에는 당시 나이로비교회에서 같이 지내는 김욱용 목사님이 계셨다. 끝까지 부담스러웠다.

가장 부끄러운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목사님 말씀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떨어뜨리고 일어섰다. “목사님! 제가 이야기하겠습니다! 목사님, 제가 말씀드리면 아마 저에게 ‘사역 그만 해!’라고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고 입을 열었다.
“목사님, 제가 사역자고 전도사인데 제 마음에 음란한 마음이 올라와서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부끄럽고 하기 싫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나는 박 목사님이 책망하실 줄 알았는데, 그전까지 답답한 마음으로 말씀하다가 갑자기 차분한 목소리로 교제해주셨다.

2017년 뉴욕 CLF 마지막 날목사 안수식에서 간증하는 김 선교사
2017년 뉴욕 CLF 마지막 날목사 안수식에서 간증하는 김 선교사

 

‘성령이 일하게 하는 것이 교제하는 것이구나’
“생쥐를 가지고 시험했는데 생쥐가 혼자 있을 때는 철장 안에 있는 마약을 계속 먹어서 나중에는 죽었어. 그런데 생쥐들이 많이 있는 철장에 놀이기구를 넣어주고 했더니 마약이 있어도 한두 번은 먹지만 더 이상은 먹지 않고 생쥐들과 같이 즐기고 행복하게 지내더라! 교제 안에 들어오면 돼.”라고 하시며 아침 먹고 집무실로 오면 더 교제해 주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목사님께 다시 가서 여쭈어 보았다.
“목사님, 교제 안에 들어오면 된다고 하셨는데 교제 안에 들어가는 게 어떤 겁니까?”
“아 그거! 그냥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그때 목사님과 나는 성경을 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쇼파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목사님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교제 안에 들어오는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제해. 교제하면 성령이 흘러. 성령이 흐르면 성령이 역사하셔.”라고 하셨다. 너무 감사했다. ‘성령이 일하게 하는 것이 별다른 것이 아니라 교제하는 것이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날에는 목사 안수를 받는 은혜도 입었다. 내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마음을 열라고 하실 때 그대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열고 교제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한 부분 한 부분 은혜를 입히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 투병 중인 키암마 집사와 교제하고 기도해주었다.
1. 투병 중인 키암마 집사와 교제하고 기도해주었다.

 

암에 걸린 키암보 집사님과 교제하다

케냐에 돌아와서 목사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형제 자매님들과 같이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 교제했다. 교제하면서 기억이 남는 분이 있다. 사역자들과 형제 자매들과 교제하다가 키암보 집사님이 암에 걸려 집에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집사님이 교제하고 싶다고 해서 집에 찾아갔다. 몸은 완전히 말랐고 모든 장기가 죽어가고 있었다. 집사님은 통증이 너무 심해서 누워계셨다. 그때 우리가 어떤 교제를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박 목사님이 내게 가르쳐 주신대로 “교제해. 교제하면 성령이 흘러. 성령이 흐르면 성령이 역사하셔.”라는 말씀을 집사님께도 가르쳐주고 같이 계속 교제하고 기도했다. 그 뒤 집사님은 암에서 나아서 건강하게 지내신다. 요즘은 복음을 위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월드캠프를 위해 후원을 받으러 다니고 계신다. 그때 집사님과 교제하는 동안 나는 성령이 일하실 것을 믿었기 때문에 집사님이 낫지 않는다는 의심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2. 올해 키암보 집사는 월드캠프를 위해 후원 받는 일을 했다.(오른쪽 끝)
2. 올해 키암보 집사는 월드캠프를 위해 후원 받는 일을 했다.(오른쪽 끝)

 

교제하는 동안 성령이 일하신 월드캠프
그해 8월에는 케냐 월드캠프가 있어서 여러 일들을 준비해야 했다. 전과 같았으면 내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쁘게 여기 저기 다녔을 텐데, 박 목사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교제하는 동안 성령이 흘러서 성령이 일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월드캠프를 준비하기 위해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고 성령이 일하심을 볼 수 있었다. 케냐는 매년 모이실내체육관에서 월드캠프를 개최했다. 지금까지 많은 비용을 들여 체육관을 대여했는데 2016년부터는 무료로 대여할 수 있었다. 2016년에 박 목사님이 케냐 대통령을 만나실 때 문화체육부 장관님이 같이 오셨는데 대통령께서 장관님께 IYF와 협력하여 일하라고 하셨다. 그 후에 문화체육부와 MOU를 체결할 수 있었고, 월드캠프 때 체육관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도록 장관님이 도우셨다. 전에 청소년부와 MOU를 체결할 때는 1년이 걸렸는데, 문화체육부와 MOU를 준비하는 일은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문화체육부의 후원으로 모이실내체육관에서 월드캠프를 갖고 있다.
문화체육부의 후원으로 모이실내체육관에서 월드캠프를 갖고 있다.

 

또한 월드캠프를 준비할 때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경비가 많이 드는 무대, 방송, 조명을 준비하는 일이다. 매년 ‘모사운드’라는 회사에서 우리를 후원해 주었다. 하지만 그때는 대통령 선거 기간이라서 장비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우리에게 장비를 보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사장님의 마음을 바꾸어 주어서 우리 행사에서 먼저 장비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청소년 군단에서도 청소년들이 많이 참석하여 복음을 듣고 구원받았고, 교정청과도 MOU를 체결하면서 케냐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큰 길들이 열렸다.
캠프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케냐에 오기에 그분들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신청을 해야 했다.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했는데 무비자 승인을 담당하는 내무부 장관님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다시 내무부에 찾아가서 알아보았다. 그런데 장관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우리가 제출한 서류에 이미 무비자 허가를 승인하셨다고 했다. 내가 뛰어 다니는 것보다 교제하는 동안 성령이 흘러서 성령이 일하시는 것이 더 온전하고 완벽한 것을 보았다.
나는 신앙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사역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전혀 몰랐다. 하나님의 종께서 인도하시는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 내가 하는 것이 아닌 성령이 일하시는 것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

2017 월드캠프 때 케냐 교정청과의 MOU. 이후 교도소 본부장의 요청으로 현재 119개 교도소에 마인드학교와 신학교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2017 월드캠프 때 케냐 교정청과의 MOU. 이후 교도소 본부장의 요청으로 현재 119개 교도소에 마인드학교와 신학교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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