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복음을 위해 춤을 추고 싶다
이제 복음을 위해 춤을 추고 싶다
  • 김병조(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18.11.29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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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간증 | 북미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 공연과 함께하며

나는 2006년에 5기 단기선교사로 미국에 다녀왔고, 현재 대한민국 국립무용단에서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한국에서 가졌던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스바보드나 공연의 뮤지컬스테이지에서 댄서로 출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휴가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라시아스 합창단과 2주간 합숙하면서 공연하며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 보니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북미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 공연에도 꼭 가고 싶었다. 그러나 국립무용단의 공연 시즌과 북미 순회 공연 일정이 겹쳐서 이번에는 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김태형 형제가 추석 연휴 시작 전에 1주일간 휴가를 내서 오면 좋겠다고 했다. 부담스런 마음도 있었지만 그라시아스 합창단과 함께하면 복을 입겠다는 마음이 컸기에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고 휴가를 냈다.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가는 내내 미국의 형제 자매들과 그라시아스 합창단을 만날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었다. 도착하자 형제 자매들과 합창단이 무척 반갑게 맞아주었다. 마치 2006년 단기선교사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는데 내가 왜 걱정하지?
그라시아스 합창단과 하루 종일 연습하고 말씀 듣고 교제하는 시간들이 꿈같이 느껴졌다. 역시 부담을 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무렵, 뉴저지에서 첫 리허설을 하는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한국에서 연락이 많이 와 있었다. 이유인즉 내가 무용단의 예술감독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휴가를 낸 것과 공연 시즌에 해외에 나간 것이 문제가 되어 예술감독이 징계위원회를 요청했다는 내용들이었다. ‘역시 무리해서 오니까 문제가 생기잖아. 큰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전날에 기쁜소식뉴욕교회 박영국 목사님이 ‘내 생각과 하나님의 말씀을 구분하는 것’에 대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사탄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어 공연에 온 마음으로 함께하지 못하게 하려고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차려졌다. ‘그래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는데 내가 왜 걱정해야 하지? 내가 놀러온 것도 아니고 복음의 일을 함께 하려고 왔는데.... 하나님이 나를 지키시겠구나.’ 하며 마음이 평온해져 공연 준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 하신다
나는 안무를 지도하면서 합창단의 하루를 지켜보았다. 합창단은 하루를 온전히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해 산다. 몸이 지치고 힘들 수 있을 텐데 마음에는 감사가 가득했다. 그리고 공연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서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하는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전공이 있는데 본인이 전공하는 분야 외에는 잘 모른다. 나는 무용을 20년째 하고 있고 무대에 선 지 15년이 넘어가지만 무용이 전공이기 때문에 성악이나 조명 등의 타 분야는 잘 모른다. 연출자도 이와 같다. 연기전공 출신의 연출자는 배우들의 연기나 움직임 쪽에 비중을 두고, 무대 테크니컬 전공의 연출자는 무대장치나 세트 등에 비중을 두고 일한다. 전공이 아닌 타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긴다. 조명은 조명감독에게 맡기고 의상은 의상감독에게 맡기는 게 그 예이다.
나는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단장님이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 성악, 기악, 발성, 발음, 댄스, 연기, 움직임 동선, 조명, 영상, 무대 전환, 의상, 음향, 분장, 무대세트 등, 이 모든 것을 전문가 이상의 감각으로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저건 단장님이 하시는 게 아니구나. 단장님 안에 계신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구나.’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단장님은 단원들이 잘 안 된다고 하는 부분에서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반복하고 연습하면서 가능하게 만드는 연출가였다. “병조야. 2막 댄스 포기하지 마. 너와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분명 더 좋아져. 여긴 그런 세계야!”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이유를 찾아서 결국은 되게 만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반복하고 또 서로 체크하고 기도하면서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들은 살아있구나

안 되는 부분은 될 때까지 연습시킨다. 예를 들어 무대전환을 마술을 부리듯 정확하게 딱 3초 만에 하는 것은 기술만으로는 안 된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정확하게 공연을 진행하는 감독은 만나본 적이 없다.

세상의 모든 공연단의 존재 목적은 좋은 공연을 올리는 것에 있다. 그러나 단장님의 마음은, 좋은 공연을 올리는 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마음을 열어서 복음의 씨앗을 심는 것이 목적이기에 안 되는 것들과 싸우고 단원들의 마음과 싸운다는 마음이 들었다. 25회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매회 첫 공연을 올리듯이 준비하고 리허설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술가로서 크게 반성했다. ‘이들은 살아있구나. 하나님이 기뻐하셔서 이렇게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주셨구나. 공연하는 합창단과 준비하는 스태프들 모두 목적이 같구나. 복음이구나. 그렇기에 단장님도 믿음으로 이끄시고, 스태프와 배우들도 마음이 자유롭구나. 스태프들은 버스에서 잠을 자면서 공연 물품을 상하차하고 매일 무대를 세팅하면서도 마음에 감사함이 있는 것은 복음을 전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구나.’ 나 자신을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편하게만 살아온 삶이 부끄럽고 싫어졌다.

 

그동안 나를 위해 춤을 추었는데 이제는 복음을 위해
그렇게 토론토 공연까지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공연을 보고 복음을 받아들일 관객만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는 합창단과 함께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고 돌아와 출근하니, 무용단의 활동이 너무 심심하고 시시하게 느껴졌다. 지금껏 좋은 공연을 올리기 위해, 또 나를 위해 춤추며 살았는데, 이제 춤을 춰도 복음을 위해 추고 내 삶을 복음을 위해 드리며 살고 싶은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다. 나는 곧 바로 아내와 함께 박옥수 목사님을 찾아뵙고 최근에 하나님이 내게 하신 일을 말씀드리고 복음을 위해 살고 싶다고 했다. 박 목사님은 너무 고맙다며 기뻐하셨다.

모든 결정이 아주 쉬웠다
일반 고등학교의 영어 교사인 아내는 대덕에 있는 링컨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나는 무용교사로 있으면서 그라시아스 합창단과 IYF와 일할 수 있게 인도해 주셨다. 국립무용단을 잠시 떠나 복음을 위해 댄스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삶을 맛보고 나니 모든 결정이 아주 쉬웠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 나를 구원하신 것과 단기선교사로 미국에 다녀오게 하신 일, 나에게 딱 맞는 귀한 아내를 주시고 건강한 두 아들을 주신 것 등 모든 것이 감사함 뿐인데, 이제 남은 삶을 더 행복하게 하나님과 가깝게 하시는 것 같아 더 감사하다. 앞으로 나의 2막 인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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