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속에 여유가 흐르는 독일
질서 속에 여유가 흐르는 독일
  • 조혜수 (독일 16기 해외봉사단원)
  • 승인 2018.12.06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월 지구촌 한바퀴

독일은 유럽 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고, 아홉 개의 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요. 유럽 운송의 중심지이자 심장이라고 불려요. 계절마다 다양한 축제와 먹거리가 풍성한 독일을 소개할게요. 

 

 

독일의 축제 '카니발'
카니발(Carneval)은 ‘carne(고기)’와 ‘val(격리)’이 합쳐진 말로, ‘고기와의 작별’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 유럽에서는 로마시대 때부터 일정기간 동안 종교적인 이유로 고기를 먹지 않는 의식이 있었어. 이런 전통이 기독교로 이어졌고, 중세에는 부활절을 기준으로 40일 전부터 고기를 먹지 않고 근신하는 기간을 가졌어. 그래서 근신기간을 가지기 전, 감사한 마음으로 고기를 먹자는 뜻으로 열린 축제가 바로 카니발이야. 지금은 종교적인 의미보다 재미있는 복장을 입고 거리퍼레이드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신나게 노는 것으로 바뀌었지.

 

독일어를 배워봐~
언어 중에서 독일어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독일어가 세계 주요 언어 중 하나래. 독일어는 학술어로 중요성이 크고, 세계 출판업계에서 영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야. 모국어로의 사용자 수는 1억 2천만여 명으로 세계 10위이고, 유럽 연합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국어로 사용해. 전 세계에서 제2의 언어로 배우는 사용자가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다음으로 많아. 기회가 된다면 독일어를 배워보는 건 어때?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까?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4주 전부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동화책 속의 아기자기한 장면을 연출해서 ‘만남의 장소’로도 많이 애용하지. 마켓에서는 독일의 전통 음식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들도 즐길 수 있고, 볼거리도 많아. 그 중 제일 인기있는 것은 ‘글뤼바인’(glühwein). 독일 뿐 아니라 추운 유럽 지역에서 즐겨 마시는 글뤼바인은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이야. 오렌지 껍질이나 클로브, 시나몬 스틱, 또는 여러 향신료를 넣은 티백을 와인에 넣고 끓이는 거야.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 지역과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원기 회복이나 감기 예방을 위해 마시기 시작해서 현재는 유럽 어디서나, 누구나 즐겨 마시는 겨울 음료가 되었어.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에 연인이나 친구들과 시내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곳 사람들은 가족끼리 교회나 성당에 가. 평소 종교를 가지지 않았던 사람들도 말이야. 그리고 25일엔 가족끼리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해먹지. 보통 감자 샐러드를 곁들인 생선이나 오리, 거위 요리를 해먹어. 

 

<독일의 이모저모>

어른들에게 반말을 한다고?
흔히 외국어엔 높임말이 없다고 하지. 하지만 독일어는 한국어처럼 존댓말이 있어. 다만 쓰는 상황이 한국과 달라. 우리나라에서는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잖아? 독일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가까운 사이라면 친구처럼 편하게 말을 하지. 예를 들면, 나이가 많은 동료직원이나 친구의 부모님이라도 가깝고 친근해지면 편하게 말을 해. 


소시지 종류가 무려?
‘독일’ 하면 소시지가 유명해. 음식점뿐 아니라 길에서도 다양하고 맛있는 전통 소시지를 맛볼 수 있어. 독일어로 ‘부르스트’라고 해. 독일 사람들은 주로 소시지 형태로 고기를 많이 먹는데 종류가 무려 1,500가지래. 야채와 카레를 첨가해 색다른 맛을 내고, 크기도 어른 팔뚝만한 것에서부터 새끼손가락만한 것까지 다양해. 이렇게 소시지 종류가 많은 이유는 지역마다 다르게 발전해왔기 때문이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햄버거는 함부르크(Hamburg)에서 소시지를 빵 사이에 끼워 먹던 것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햄버거(hamburger)’란 이름으로 유명해진 거래. 독일의 소시지는 빵 사이에 끼워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정말 맛있어. 

씹을수록 맛있는 슈바르츠브로트
유럽은 빵이 발달해 있어. 프랑스의 바게트, 영국의 머핀, 덴마크의 페이스트리가 대표적이지. 이러한 유럽 빵들에 비해 독일 빵은 그리 유명하지는 않아. 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슈바르츠브로트는 향기가 좋고 건강에도 좋아. 이 빵을 처음 맛보는 사람들은 약간 신맛이 나고 씹기 힘든 딱딱한 질감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기도 해. 그런데 한번 맛을 들이면 “독일 빵이 최고다!”라고 말하게 되지. 지금도 슈바르츠브로트를 생각하면 군침이 돌아.

슈바르츠보로트

 

크리스마스 미라클 내 마음의 따뜻한 기억

겨울이 오면 우리 굿뉴스코 단원들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뮤지컬을 공연해. 올해에는 19개 나라, 24개 도시를 돌며 무료공연을 했어. 처음에는 유럽을 다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지. 뮤지컬을 연습하면서 난 주인공 ‘안나’ 역을 맡게 됐어. 주인공이라 비중도 크고, 연기하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었어. ‘과연 유럽 사람들이 우리 공연을 보고 감동받을까? 사람들은 많이 올까?’ 불안했어. 심지어 나는 바이올린 연주도 해야 했어. 바이올린을 전공하긴 했지만 음악의 중심지인 유럽에서 연주를 했을 때 ‘사람들이 우습게 보진 않을까, 못 들어주겠다며 뭐라 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어. 그런데 유럽의 중심지인 독일 괴팅겐을 시작으로 투어를 가는 곳마다 객석이 만석이었고, 관객들이 너무나 좋아하셨어. 나와 단원들은 공연을 마치고 로비에 서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찾아와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어. 공연 보러 온 관객들은 나를 꼭 안아주면서 “안나, 너무 고마워. 우리에게 기적을 선물해줘서 큰 감동을 받았어.”라고 하셨어. 
사람들이 행복해하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너무 따뜻했고, 행복했어. 평범한 대학생들이 모여 준비한 건전댄스, 태권무, 부채춤, 뮤지컬, 클래식 음악을 보고 마음을 연 사람들이 자연스레 복음도 받아들이는 걸 보니 하나님이 유럽 사람들을 무척 사랑하신다는 마음이 들었어. 그동안 한국에서 몰랐던 또 다른 행복과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
공연을 다 마친 후, 숙소에 돌아와 지부장님께 어떻게 공연장 좌석이 다 채워졌는지 물어봤어. 단원들이 지난 여름에 한 달간 무전여행을 가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겨울에 ‘크리스마스의 기적’ 행사가 있으니 보러 오라고 초대를 했대. 그 약속을 기억하고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대.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 행사를 준비할 때는 단원들끼리 서로 마음이 안 맞아서 싸우기도 하고, 연습하는 것이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 그런데 우리 공연을 보고 감격해하는 이야기를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우리를 기억하고 약속을 지켜준 사람들이 지금도 고맙고 보고 싶어. 

크리스마스 미라클 공연 중 '안나'역을 맡았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