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본 체하지 아니하시고
못 본 체하지 아니하시고
  • 조규윤 (기쁜소식한밭교회 목사)
  • 승인 2019.01.18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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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사다리
2019년 1월호
이곳에서 총리실 산하 국가능력구축사무청과 MOU를 맺고,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가졌다.

무슨 일을 하든지, 어떤 형편을 만나든지, 어떤 절망적인 문제가 있든지 우리를 향한 주님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면 두려울 것이 없고 염려할 것이 없다. 주님의 마음을 분명하게 알 때 어떤 일에든 담대할 수 있다.

주님이 나를 못 본 체하지 않으시겠구나
2018년 6월, 코트디부아르 월드캠프 준비를 위해 아비장으로 향했다. 당시 캠프 준비 상황이 좋지 않았다. 행사장도 확정이 안 되었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어서 비행기 안에서 기도가 되었다. 그리고 성경을 읽으면서 말씀 속에 젖어들었다. 민수기, 신명기, 여호수아를 읽어내려갔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를 지나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전쟁을 치르며 가나안 땅을 얻기까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보다 앞서 행하며 인도하시는 모습이 무척 소망스러웠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인도하시듯 우리도 인도해 주시겠구나. 우리들보다 앞서 행하며 동행하여 주시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하나님, 저는 코트디부아르로 갑니다. 그러나 주님이 제 앞서 가십시오. 제가 주님보다 앞서지 않겠습니다.’라고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신명기 22장 1절에도 마음이 머물렀다. “네 형제의 우양의 길 잃은 것을 보거든 못 본 체하지 말고 너는 반드시 끌어다가 네 형제에게 돌릴 것이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주님은 이번 캠프를 못 본 체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겠구나. 반드시 도와주시겠구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시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어느덧 내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 이처럼 어떤 일을 만나든지 그 일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 궤를 멘 자들이 요단에 이르며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물가에 잠기자 ... 물은 온전히 끊어지매 백성이 여리고 앞으로 바로 건널새 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은 요단 가운데 마른땅에 굳게 섰고 온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으로 행하여 요단을 건너니라.”(수 3:15~17)
여호수아를 읽으면서, 제사장들이 법궤를 메고 요단강에 발이 잠길 때 요단강이 갈라지며 제사장들이 요단 가운데 굳게 서고 온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으로 행하여 요단을 건너는 것을 보았다. 그렇듯이 하나님이 일하시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형편은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주님 편에서 생각하는 동안 마음에 감사와 소망이 가득했다. 말씀 외에 다른 길이 없었다.

지붕을 뜯어 구멍을 내고
그리고 레소토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기억났다. 레소토에서 집회를 하기로 했는데, 당시 청소년부 장관이 ‘준비된 것이 없다’며 박옥수 목사님께 다음에 오라고 하셨다. 그 소식을 전하자 박 목사님이 “괜찮아. 아무도 없으면 어때. 길거리에 나가서 전도하면 되지.”라고 하셨다. 그리고 3일간의 에스와티니 일정을 마치고 레소토에 도착하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고 했다.
“무리를 인하여 예수께 데려갈 수 없으므로 그 계신 곳의 지붕을 뜯어 구멍을 내고 중풍병자의 누운 상을 달아내리니”(막 2:4) 중풍병자를 데려온 친구들이 지붕을 뜯었던 마음으로 준비팀이 발을 내디뎠는데, 3일 사이에 교회 등록을 얻고, NGO 등록을 얻었다고 했다. 청소년부 장관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이 이루신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코트디부아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나님은 사람을 의지하지 않게 하시고 당신만을 의지하게 하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중풍병자의 친구들이 지붕을 뜯었을 때 길이 열리듯 총리실을 두드리고, 대통령궁을 두드렸을 때 우리에게도 길이 열리는 것을 보며 무척 감사했다. 캠프 장소도 기적적으로 얻었다. 원래 국립체육대학교에서 하기로 했다가 운동선수가 사고로 죽으면서 취소되었는데, 다시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곳이라면 하나님이 하게 하신다는 믿음으로 금요일부터 홍보하기 시작했고, 하나님이 도우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6월 25일 월요일 캠프 첫날,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했다.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강단에 서서 말씀을 전하는 내내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26일에는 4,000명이 넘는 사람이 참가했다. 그날도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
24일 일요일 오후 늦은 시각, 총리실 산하 국가능력구축사무청의 조로비 발로 청장을 만났다. 28일에 MOU를 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안들을 의논해야 했는데, 그분이 이미 준비해 놓아서 사인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마인드교육 3개년 계획을 바로 시행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지원하는 마인드교육으로,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조로비 발로 씨는 몇 달 전에 한국을 방문하여 ‘가난이 꿈을 실현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없구나.’라고 깨닫고, 마인드 강연을 들으면서 ‘바로 이것이다. 새로운 코트디부아르 사람을 만드는 데 마인드교육만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코트디부아르에도 마인드교육을 실행하고자 하는 마음을 정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복음이 이 나라를 바꿀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우리 마음에 큰 기쁨을 주었다.
드디어 28일에 마인드교육 발족식을 가졌다. 박옥수 목사님이 가나 월드캠프를 마치고 코트디부아르에 도착하여 정부와 마인드교육 3개년 계획안 발족식을 가졌다.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이 2015년에 ‘새로운 코트디부아르 사람을 만들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아무 대안 없이 지내오다가 조로비 발로 청장의 한국 방문이 계기가 되어 우리와 MOU를 맺은 것이 놀랍고 감사했다.
그날 저녁에는 그라시아스합창단이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선보였다. 코트디부아르 최고의 공연장에서 가진 환상적인 시간이었다. 공연장이 1,700석 규모여서 학생들이 다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박옥수 목사님이 공연을 못 본 학생들에게도 보여주자고 하셨다. 무척 감사했다. 다음날 비가 올 확률이 100퍼센트였으나 하나님이 야외 공연을 기뻐해 쾌청한 날씨를 주셨다. 공연 종료 10분을 남겨두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비를 막고 계시는 것 같았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든지
 “못 본체 아니하시고 반드시 그에게 돌릴지니”라는 말씀이 우리에게 약속이 되어, 믿음으로 발을 내딛는 동안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코트디부아르 형제 자매들과 우리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이 말씀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말씀을 하시고 땅에 침을 뱉아 진흙을 이겨 그의 눈에 바르시고 이르시되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하시니(실로암은 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이라) 이에 가서 씻고 밝은 눈으로 왔더라.”(요 9:6~7) 주님이 날 때부터 소경 된 자를 못 본체하지 않고 그의 눈을 띄워 주셨듯이, 오늘도 주님은 우리 곁을 지나가시면서 우리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든지 반드시 처리해 주고 지나가실 것이다. 그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것을 생각할 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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