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노인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온다고요?
우리 같은 노인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온다고요?
  • 글 | 신남호 (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19.07.21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년 7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나는 올해 예순여덟 살이다. 서른여섯 살에 구원받은 뒤 놀라운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어 부모님과 연세 드신 친지들을 모시고 수양회에 계속 참석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가기를 꺼리는 분도 계셨지만, 복음을 듣고 죄 사함을 받아 천국에 가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이 없기에 매년 모시고 다녔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내 마음도 할머니가 되어 노인들을 대하는 부분이 자유롭고 마음이 가까워졌다.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셨구나
몇 년 전에 교회에서 실버대학을 시작하면서 노인잔치를 준비했다. 팀을 짜서 인근의 노인들을 초대했는데, 잔칫날 700여 명이 오셔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셨다. 잔치가 끝나고 난 뒤 우리가 초청한 분들을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분들에게 계속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노인정에 가서 “일주일에 한 번씩 올게요.” 하자 “우리 같은 노인을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온다고요?”라고 하며 놀라면서 반기셨다. 나는 한 자매와 같이 매주 노인정에 찾아가서 미술교실을 했다. 코스모스도 색칠하고 사람 얼굴도 색칠해서 벽에 붙여놓으면 다들 즐거워하셨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노인정을 찾아갔고, 노인정이 닫혀 있을 때도 있었지만 매주 노인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고 감사했다.

하나님이 나로 하여금 동화 구연을 하게 하시겠구나
하루는 실버회에서 말하길, 실버대학에 동화 구연반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버분들과 함께 기도회를 하는 동안 동화 구연반이 있으면 좋겠다는 기도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하나님이 나로 하여금 동화 구연을 하게 하시겠구나.’ 나는 바로 간증하고 복지관에 가서 동화 구연을 배웠다. ‘내 나이에 동화를 어떻게 외우지?’ 걱정도 되고, 중간에 한계를 만나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무릎을 꿇고 기도했고, 하나님이 한계를 넘게 하셨다. 그 후로 동화가 줄줄줄 외워지는 것이 신기했다. 지금은 동화를 열 편 이상 외운다. 대회도 나가니 무대공포증도 없어졌다.
노인정에 가서 동화 구연을 하면 노인분들이 아주 좋아하신다. 그날그날 노인정의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동화를 선택하고 동화 속에 담긴 마음의 세계를 하나님의 마음이나 복음과 연결하여 이야기해드리면 쉽게 이해하신다. 그 일을 위해 동화 내용을 깊이 생각하다가 하나님의 마음을 발견해 놀랄 때가 많다.
노래를 가르칠 때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사탕을 하나씩 나눠드린 뒤 박자에 맞춰서 옆 사람에게 전달하며 노래하기도 하고, 색종이를 흔들기도 하고, 율동도 만들어서 가르쳐 드린다. 그러면 무척 즐거워하신다. 노인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요는 ‘학교 종’이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신나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 사랑스럽다.

“그냥 가지 말고 기도해주고 가야지”
동화와 노래와 율동으로 마음이 열리고 나면 가장 중요한 복음을 전한다. 때로는 종교가 다르다고 마음을 닫는 분도 계시지만 그런 반응에 놀라지 않는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우리 시어머니가 열아홉 살에 시집와 스물일곱에 과부가 되어 혼자 자식을 키우며 어렵게 사신 이야기, 친정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렵게 살다가 복음을 듣고 구원받으신 이야기 등 그렇게 이야기하면 마음이 가까워져 할머니들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우리 시어머님처럼 열아홉에 시집와서 스물일곱에 과부가 된 분, 자식이 일찍 죽어서 마음에 큰 슬픔이 있는 분, 자식은 잘 키웠지만 자식들이 찾아오지 않아 외로운 분 등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참 많다.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분들을 더욱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님이 주신다. 요즘은 내가 가면 할머니들이 화투를 치다가도 “이제 그만하고 말씀 들읍시다.” 하시고, 돌아오려고 하면 오히려 “그냥 가지 말고 기도해주고 가야지.” 하신다.

 

죄 사함을 받고 얼굴이 밝아지는 것을 보는 것이 행복이다
내가 만나는 분들에게 한 번이라도 복음을 듣게 해드리고 싶어서 성경세미나나 수양회 때마다 하루라도 가신다고 하면 무조건 모시고 갔다 온다. 한 분은 연세가 아흔인데, 수양회에 이틀 갔다 와서는 강사 목사님이 “여러분 나이에서 30년을 빼야 진짜 나이입니다.”라고 하신 말을 마음에 받아 '갈 때는 아흔 살이었는데 올 때는 예순 살로 왔다'며 즐겁고 젊게 사신다. 그리고 내가 선물한 설교집을 읽고 '죄는 고백해야 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가 우리 죄를 이미 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기뻐하신다.
 요즘은 노인정 별로 5~6명의 할머니들을 목요일과 토요일에 교회에 모시고 와서 성경공부를 한다. 작은 모임이지만 내가 사회를 보며 찬송을 부르고 율동을 하고 나면 목사님이 말씀을 전해주신다. 큰 텔레비전 화면으로 그림을 보여주면서 복음을 알기 쉽게 전하니까 할머니들이 즐겁게 들으신다. 말씀이 끝나면 우리 교회 형제 자매들의 간증을 연극으로 꾸민 리얼스토리 영상도 보여드린다.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가 나오면 같이 울고 웃으며 이야기 속에 빠져들며 감동하신다. 
한 분은 새벽기도 모임에 열심히 나가고 헌금을 많이 해야 천국에 간다고 알고 계셨는데, 값 없이 은혜로 주시는 죄 사함의 복음을 듣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반대라면서 70년 만에 처음으로 참된 말씀을 들었다고 기뻐하셨다. 교회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던 분도 성경공부를 하면서 구원이 이렇게 쉽냐며 무척 좋아하신다. 아흔두 살인 할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복음을 설명하는 그림책을 보여드리며 큰 소리로 복음을 전했는데 죄 사함을 깨달아 얼굴이 밝아지셨다.
시간은 걸리지만 한 분 한 분 복음을 듣고 얼굴이 밝아지고 마음도 행복해지는 것을 보는 것이 내게 행복이다. 전에 하나님이 이사야 43장 21절의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 말씀을 주셨는데, 그 말씀대로 하나님이 내게 매일 찬송을 부르게 해주시는 것이 감사하다.
사람이 태어나 복음을 듣지 못하고 죽으면 얼마나 불쌍한가. 일생에 한 번이라도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내가 만나는 노인분들이 복음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없을 것이다. 아픈 다리를 끌고 노인정에 와서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던 분들이 이제는 “늘그막에 행복을 찾았어요. 참 행복해요.”라고 하시니 나도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