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로 밟는 땅은 영영히 너와 네 자손의 기업이 되리라
네 발로 밟는 땅은 영영히 너와 네 자손의 기업이 되리라
  • 글 | 김도현(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회 선교사)
  • 승인 2019.09.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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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호 기쁜소식
선교사 수기(9화)

아르헨티나 교회는 2011년부터 월드캠프를 가지는 동안 세 곳의 지역에 교회를 개척했다. 하나님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인도하여 교회를 세우시는 과정이 놀랍다. 특히 범죄와 마약에 빠져 살던 젊은이들이 구원받아 복음의 일꾼이 되고 지역 교회의 전도자로 쓰임 받고 있어 아르헨티나 교회에 큰 기쁨이 되고 있다. 

선교학교가 시작되다
1998년에 아르헨티나에 교회가 개척되었지만 많은 시련이 지나는 동안 지역에는 교회가 거의 세워지지 않았다. 그나마 있던 교회 한 곳도 전도자가 사역을 그만 두는 바람에 문을 닫았다. 그런데 2011년부터 시작된 월드캠프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형제들이 일어나고, 특히 마약과 범죄 속에 있던 청년들이 변화되어 복음을 위해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선교학교가 시작되었다.
‘다미안’은 사촌들과 면허도 없이 아버지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경찰을 만나자 두려워 그대로 차를 몰고 도망쳤다. 그로 인해 범죄자로 오해 받아 결국 교도소에 들어갔다. 우리 교회 형제가 교도소에 다른 일로 갔다가 우연히 그의 부모님을 만났고, 그분들이 교회에 와서 구원받았다.
요셉이 감옥에 간 것은 총리가 되는 과정이었듯이 다미안이 교도소에 간 것도 가족들이 구원받게 하려는 계획인 것이 보였다. 나는 부모님에게 ‘아들이 구원받으면 감옥에서 나오게 될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가 구원받고 무죄로 나왔다. 그는 곧바로 선교학교에 들어와서 훈련받고 전도자가 되었다.
‘파블로 벨로스’는 청소년 시절부터 마약을 하고 마약을 판매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범죄 조직에서 은행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많은 돈을 만지며 거칠 것 없이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버스 사고를 크게 당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고 그도 죽음 앞에 서서 삶을 돌아보았다. 그때 우연히 월드캠프 소식을 듣고 참석하면서 구원받고 선교학교에 들어와서 지금은 전도자가 되었다.
‘파비안’도 월드캠프를 통해서 교회와 연결되었다. 그도 마약을 하고 판매했으며 우리 교회 가까운 지역에서도 권총을 갖고 주변을 누비며 강도행위를 일삼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웃에 살던 우리 교회 형제의 초청으로 월드캠프에 참석해서 구원받고 곧바로 선교학교에 들어와서 훈련받고 전도자가 되었다.
하나님이 이런 저런 모습으로 일하시면서 복음의 일꾼들을 일으켜 주시어 자연스럽게 선교학교가 시작되고 훈련받을 학생들을 모아 주셨다,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교회
안토니오 형제는 아르헨티나 북부 지역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라는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주택공사에서 일하던 그는 다른 도시로 연수를 갔다가 우리 교회 형제를 우연히 만나 복음을 듣고 구원받았다.
집으로 돌아간 뒤 그는 전에 다니던 교회에 더 이상 다닐 수 없었다고 한다. 그 교회에서 전하는 말씀에는 복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교회는 형제가 운영하던 축구 클럽에 속한 건물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형제가 교회를 분리하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그들이 떠나자 건물이 비고 마침 옆에 보건소 건물도 비면서 그곳이 예배당과 사택이 되었다.
우리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월드캠프를 가질 때마다 안토니오는 시청의 도움으로 60여 명의 청소년들을 캠프 에 참석시켰다. 이에 내가 그곳을 찾아가 집회와 청소년 행사를 했고, 이후에 전도자를 파송하여 교회를 시작했다.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는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이 심한 곳이다. 저녁이 되면 어두운 골목에서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마약 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이 도시에 교회가 없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는데, 교회가 세워진 후로는 집회를 갖고 돌아올 때마다 소망스럽다. 교회에 구원받은 형제 자매들이 늘어나면서 안토니오 형제는 온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다가 선교학교에 들어와 지금은 전도자가 되었다.

 

 피에드라 부에나 교회
라미로 형제는 아르헨티나 남쪽 파타고니아 지역 ‘피에드라 부에나’라는 작은 도시에서 큰 잡화상을 운영하고 아내는 옷 가게를 운영하며 그 도시에서는 꽤나 이름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정이 깨지기 직전까지 갔다. 큰 고통을 겪고 있던 차에 라미로 형제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물건을 사러 왔다가 우리 교회에 왔고, 다음에는 아내도 교회에 데리고 와서 부부가 구원받고 가정이 화목해졌다.
부부는 매년 여름 우리를 초대해서 집회를 가졌고, 그때마다 시청에서 행사 장소와 숙소 등을 제공했다. 그곳에 두 번째 행사를 가질 때 한국에서 온 단기선교사들을 데리고 시민들을 위해서 댄스도 하고 집회를 가졌다. 당시에 시장님과 면담하면서 시장님이 집회에도 참석했다.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이 즐겁게 댄스를 하고 아카펠라를 하는 모습을 본 시장님은 그 자리에서 내 손을 잡으면서 땅을 기증할 테니 IYF 센터를 세워서 청소년들을 위해 일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악조건 속에서 건축한 예배당
1년 후에 우리는 정식으로 땅을 기증받아 건축을 시작했다. 피에드라 부에나 지역은 세계에서 몇 군데 없는 빙하가 있는 국립공원이 있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빙하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다. 또 여름이면 펭귄들이 찾아와서 알을 낳아 부화시키고, 날씨가 추워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펭귄 서식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보다 더 많은 야생동물들을 흔하게 볼 수 있고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에, 그런 곳에 센터가 세워지면 여러 종류의 캠프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미로’ 형제 부부가 온 마음과 물질로 돕고, 형제 20여 명이 건축 봉사를 자원했다. 선교학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마약을 오랫동안 끊지 못해 변하기 위해 자원한 사람들이었다. 2016년 2월 28일, 아무 장비도 없이 삽 몇 자루를 가지고 허허벌판에 들어가서 건축을 시작했다. 땅에는 자갈이 많았고, 가끔씩 차가운 바람이 광풍처럼 몰아치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건축 자재도 구하기 어려워 차로 40시간이 넘게 걸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자재를 실어 날라야 했다.
2017년 9월 12일, 악조건 속에서 드디어 1년 반 만에 2층짜리 건물이 완성됐다. 예배당이 국도변에 있어서 지나는 차량들과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피에드라 부에나에서 가장 크고 멋진 2층짜리 예배당이 지어진 것이다. 주민들은 그 도시에서는 작은 집을 짓는 데에도 몇 년이 걸리는데 우리가 예배당을 빨리 짓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헌당 예배를 드릴 때에는 땅을 기증한 시장님이 기뻐하며 예배당 바로 앞에 있는 땅도 기증을 약속하셨다.
지금 돌아보면 ‘우리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나님이 마음과 힘과 물질을 모두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하나님이 형제들에게 많은 일을 하셨다. 전에는 마약에 빠져서 형편없는 삶을 살았던 형제들이 같이 작업도 하고 성경 말씀도 듣고 교제하면서 예전의 어두운 삶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난 것이다.
그들 가운데 마르코라는 청년은 열두 살 때부터 마약을 시작해서 청년이 되었을 때에는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루는 마약을 너무 심하게 하여 환각 상태에서 어머니를 구타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버지는 그를 집에서 내쫓았고, 그는 길에서 살면서 강도와 도둑질을 일삼았다.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삶에 아무 소망이 없이 지내다가 우리 교회를 찾아왔고 예배당 공사에 자원했다. 마르코가 구원받고 변한 간증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은혜가 된다.

 

땅끝 도시 우수아야 교회
어느 날 우리 교회의 자매가 ‘크리스티나’라는 언니를 교회에 데리고 왔는데 복음을 듣고 구원받았다. 그가 사는 곳은
‘우수아야’라는 도시로, ‘세상 끝, 땅 끝’이라고도 불린다고 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곳이어서 생소했다. 그의 초청으로 2012년에 처음으로 우수아야에 갔다.
우수아야는 아메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사람이 사는 최남단 도시였다. 또한 자유 무역 지구로 선정되어 삼성이나 LG 등 한국 기업은 물론 세계 곳곳의 전자 기기 기업들의 조립 공장을 갖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주변 도시보다 훨씬 잘살고 자연 환경이 무척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라서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마음이 공허하여 고통 속에서 소망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크리스티나 자매는 구원받기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주축으로 활동했는데 구원받은 후로는 다니던 교회에 더 이상 나갈 수 없어서, 자기 집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우리 교회의 주일 예배 말씀을 인터넷으로 듣고 있었다.
내가 그곳에 방문했을 때 호세가 마중을 나왔다. 그는 크리스티나 자매의 남편으로 우리에게 숙식을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 관광 가이드까지 할 마음으로 휴가를 냈다고 했다. 우리는 크리스티나 자매 가정에서 집회를 가졌다. 그동안 자매가 전도했던 사람들이 와서 말씀 듣고 구원을 확신하였으며, 특히 남편이 구원받아 우수아야에 교회가 개척되기까지 큰 힘이 되었다.
다음 해에 집회를 가질 때에는 호세 형제가 큰 장소를 무료로 빌리고 호텔 사장님에게 부탁해 숙소도 무료로 빌려놓는 등 여러모로 준비해 놓았다. 그리고 호텔 사장님이 집회에 와서 복음을 듣고 마음을 크게 열어 자신의 건물을 4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2016년 초에 전도자를 파송하여 그곳을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세상 끝’이라 불리는 ‘우수아야’에 복음이 전해지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그곳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우리를 돕게 하시고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수아야에 계속 열린 복음의 문
2016년 11월, 우수아야에 뉴욕교회의 박영국 목사를 초청하여 처음으로 대전도집회를 가졌다. 많은 시민이 복음을 들을 수 있었고, 주변의 많은 목회자들도 참석해서 말씀을 들었다.
주 정부에서 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집회 장소와 강사 숙소 및 외부 참가자 숙소를 제공하고 후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집회를 준비하셨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지사님은 ‘티에라델 푸에고’ 주가 아르헨티나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며 시민들과 학생들을 위해 행사를 우리에게 부탁했다. 곧이어 2월에는 미국에서 영어 강사들을 보내 주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학생들과 우수아야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하는 영어캠프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시에 연결된 학생들이 지금도 교회에 나와 교회와 복음를 섬기고 있다.
남극대륙으로 가는 비글 해협을 따라 마지막 등대가 있는 철새 섬, 물개 섬, 펭귄 섬이 펼쳐진 자연 경관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렇지만 그곳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소망이 없어서 많이 자살한다고 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진 많은 시민들을 주님이 불쌍히 여기셔서 계속해서 복음의 길을 여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작년 11월에는 알칸도 부지사님이 임민철 목사님과 면담 자리에서 그라시아스합창단과 박옥수 목사님을 우수아야에 초청해서 큰 콘서트를 갖고 싶다며 행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는 여러 곳에 교회를 세우려고 한다
지금도 선교학교에서 여러 사람이 전도자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다. “그날에 모세가 맹세하여 가로되, 네가 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은즉 네 발로 밟는 땅은 영영히 너와 네 자손의 기업이 되리라 하였나이다.”(수 14:9) 이 말씀처럼 하나님이 우리가 걷는 한 걸음도 헛되게 하지 않고, 집회와 행사를 개최하는 곳마다 교회를 개척할 수 있게 길을 여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역 교회들은 대부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먼 거리에 있다.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교회까지는 차로 14시간, 피에드라 부에나 교회까지는 30시간, 우수아야 교회까지는 57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먼 거리를 형제 자매들과 해마다 방문하여 집회를 갖고 있다. 올해는 큰 도시 여러  곳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하나님이 여러 지역에 형제 자매들을 구원하고 교회를 세워 나가시는 것이 감사하다. 도시마다 우리 교회가 세워져서 아르헨티나 전역에 복음이 전해질 것이 소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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