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땅이 황무함은 이를 개의하는 자가 없음이로다
온 땅이 황무함은 이를 개의하는 자가 없음이로다
  • 이한규(기쁜소식원주교회 목사)
  • 승인 2020.03.16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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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호 기쁜소식
신앙과 마인드 / 자녀교육 2편

어머니를 패대기친 아들

한번은 어떤 자매님이 아들 문제로 상담하러 왔다. 자매님은 교사였고, 남편은 고등학교 교감 선생님이었는데, 큰아들 때문에 너무 속이 상해 아들을 내쫓고 싶다고 했다. 사연은 이러했다. 군대까지 갔다 온 큰아들은 운동화를 너무 좋아해서 돈만 생기면 운동화를 사 모았다. 그리고 그 운동화들을 방 안 장롱 위에 얹어놓았다. “신발을 신발장에 두지 않고 냄새나게 왜 방 안에 두느냐?”라고 나무라도 말을 듣지 않았다. 하루는 아들 방에서 물건을 집어던지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아들이 신발들을 집어던지며 식식거리고 있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어머니, 왜 내 신발을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갖다 버렸어요?”
“이 녀석아! 나는 네 신발에 손도 대지 않았어. 네가 어디에 갖다 놓았는지 잘 생각해 봐!”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아들은 혹시 자기가 착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베란다에 가보았더니 거기에 운동화가 있었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를 할 줄 모르고 뻘쭘하게 서 있었다. 자매님은 그런 아들에게 “이 나쁜 놈아, 네가 잘못 갖다 놓고 엄마가 버렸다고 운동화를 전부 패대기쳐? 당장 나가! 너 같은 놈 밥 먹여주는 것도 아까워!”라고 고함을 질렀다. 
나는 자매님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어려서부터 아들의 마음을 꺾어주지 않고 절제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은 결과입니다. 자식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욕구를 꺾어주지 않으면 자식의 인생을 망칩니다.”
그리고 아들을 나에게 한번 보내라고 했다. 며칠 후, 나는 아들을 만나서 이야기했다. 
“네가 운동화를 잘못 갖다 놓고 어머니를 오해하고 모든 운동화를 패대기쳤다는데, 그건 운동화를 패대기친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패대기친 거야. 어머니는 너를 사랑으로 키웠고, 네가 해달라는 건 다 해주셨는데, 너는 그 은혜와 사랑도 모르는 나쁜 녀석이야. 세상에는 가난해서 학교도 못 다니는 사람, 직장도 못 잡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너는 좋은 부모님 만나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너 자신밖에 모르고 살았어. 한 살배기는 한 살다워야 하지만, 열 살이 되면 마음도 열 살답게 자라야 하고, 스무 살이 되면 스무 살답게 자라야 돼. 네가 나이는 스물다섯인데 마음의 세계는 초등학생 같아. 부모 자식 간에도 마음이 흐르지 않으면 서로가 고통스러워. 사람은 마음이 흐를 때 행복해지는 거야.” 
다행히 아들은 마음을 열고 내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돌아보았다. 

욕구를 다스려 주어야 
내가 어렸을 때에는 배고픔과 추위를 겪어야 했고, 많은 어려움을 참고 이겨나가야 했다. 군대생활이나 사회생활 속에서도 어려움이 적잖았지만 마음을 꺾고 이겨내야 했다. 그런데 오늘날 청소년들은 대부분 의식주 문제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는데도 불만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욕구도 빠른 속도로 커져버렸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대화해 보면 많은 학생들이 육체의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키는 것이 행복이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아무 간섭을 받지 않고 사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욕구의 종이 된 삶이다. 욕구를 다스려 주지 않고 육체가 원하는 대로만 살면 귀찮은 게 많아지고 불평이 많아지고 태만해지고 교만해진다. 행복은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욕구를 다스릴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데 있다. 
부모가 자녀들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려면 능력을 키워주고 많은 것을 소유하게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욕구를 다스릴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풍요를 누리되 어려서부터 가정에서부터 자신의 욕구를 제어할 수 있는 자제력과 절제하는 힘을 길러주어야만 인생에서 다가오는 많은 불행들을 예방할 수 있다. 절제는 우리를 옥죄는 사슬이 아니라 우리의 불행을 막아주는 안전장치임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 

마음을 개의介意하는 자가 없을 때
예레미야 성경에 “그들이 이를 황무케 하였으므로 그 황무지가 나를 향하여 슬퍼하는도다. 온 땅이 황무함은 이를 개의하는 자가 없음이로다.”
(렘 12:11)
라는 말씀이 있다. 땅에 씨를 뿌리는 농부는 매년 땅을 갈아엎고, 돌을 골라내고, 흙덩이를 부수고, 잡목이나 잡초를 뽑아준다.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여러 해 동안 전혀 손을 대지 않고 내버려두면 황폐해지고 아무 쓸모가 없는 땅이 된다. 사람의 마음도 기경해 주지 않으면 굳어지고 황폐해진다. 마음이 황폐해지는 것은 땅이 황폐해지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어려서부터 마음을 꺾어주고, 마음밭의 잡초들을 뽑아주지 않으면 자기중심적이 되고, 교만해지고 욕구만 무성하게 자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마음을 개의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교만하고 함부로 행동하며 제멋대로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땅은 스스로 변할 수 없다. 개의하는 자가 있는 땅은 아름답게 변하고, 개의하는 자가 없는 땅은 황무해진다. 

어려서부터 성경을 배워야
성경은 ‘어려서부터 성경을 배우고, 주님의 교훈을 받아 올바르고 건강한 마음의 세계나 좋은 마음의 습관을 형성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나님이여, 나를 어려서부터 교훈하셨으므로 내가 지금까지 주의 기사를 전하였나이다.”(시 71:17)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 3:15)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어려서 형성되는 마음의 세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오랜 세월에 걸쳐 터득한 사람들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나뭇가지도 어릴 때에는 작은 가위나 칼로 잘라주어도 되지만 점점 자라면 톱이나 도끼로 잘라도 힘이 드는 것처럼, 인간의 육체의 소욕도 어릴 때부터 다스려주고 꺾어주지 않으면 나중에는 누구도 제어해주기 어렵다. 호박순이 자랄 때 그 순의 방향을 어디로 돌려놓느냐에 따라 그 호박 줄기의 미래가 결정된다. 호박순이 어릴 때에는 방향을 틀어주기 쉽지만, 자라서 줄기가 굵어지고 순에서 뿌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방향을 틀어주기 어렵다. 사람의 마음도 그러하다. 
‘초년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어려서부터 어려움도 겪어보고, 어려서부터 절제나 인내를 배우면 마음이 건강해지고 삶이 편하다. 어려서부터 자존심이나 고집을 꺾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반대로 어려서부터 마음에 길이 잘못 나거나 잘못된 마음의 세계가 형성되어 그것이 굳어진 사람은 한평생 고통 속에서 살고, 주변 사람들도 어렵게 만든다. 

손흥민 선수가 있기까지
한국 최고의 축구 선수 손흥민 씨가 축구의 본고장 유럽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가 지금처럼 훌륭한 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버지의 교육 때문이다.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 손웅정 씨는 어려서부터 아들을 직접 가르쳤다. 손웅정 씨는 이기는 기술보다 기본기를 철저하게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아들을 혹독하게 훈육했고, 아들은 그 누구의 말보다 아버지의 한마디가 더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아버지 말씀이라면 무조건 따랐다. 
손 선수는 잠이 많은 편이었다. 누가 깨우지 않으면 한나절도 더 잤다고 한다. 손웅정 씨는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새벽형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손 선수가 늦잠을 자면 “세상은 그냥 되는 게 없다. 노력과 투자가 없다면 절대 미래가 없다”고 질책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본기 훈련을 귀찮아하면 ‘축구는 공에 비밀이 있는데, 공을 못 다루고 어떻게 축구를 하겠느냐? 그걸 극복하는 것은 기본기’라고 몰아붙였다고 한다. 손 선수는 엄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제가 어렸을 때는 사랑의 매를 많이 맞았어요. 그때는 아빠가 참 야속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달라요. 아빠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 제가 없었을 거예요.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아빠!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참된 교육은 마음을 이끌어 주고 변화시켜 주는 교육
최근 학교 교육은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학생들 인권만 강조하다 보니 교사에 대한 존경심도 없고, 학생들의 마음에 손을 댈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교사들이 학생들을 감정이나 혈기로 대해서도 안 되겠지만, 학생들의 마음이 잘못되었을 때는 그 마음을 꺾어주고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참된 교육은 지식이나 기능을 가르치기보다 마음을 이끌어주고 변화시켜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 풍속을 따라가면 안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세상을 이끌어 가야 한다. 성경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인생을 위한다면 아이들의 마음이 잘못되었을 때 채찍과 꾸지람으로 징계하고 다스려 주라고 한다. 
“초달을 차마 못 하는 자는 그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잠 13:24)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치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죽지 아니하리라.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 영혼을 음부에서 구원하리라.”(잠 23:13~14)
“채찍과 꾸지람이 지혜를 주거늘 임의로 하게 버려두면 그 자식은 어미를 욕되게 하느니라.”(잠 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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