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악한 영에 잡힌 학생
[설교] 악한 영에 잡힌 학생
  • 이한규(기쁜소식원주교회 목사)
  • 승인 2020.05.26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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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호 기쁜소식
신앙과 마인드_자녀 교육4

삐딱했던 학생 수상이
매년 여름이면 여러 나라의 대학생들이 한국에 모여 교류하고 훈련하는 월드캠프를 갖는데,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반에 뉴욕에서 온 학생이 있었다. 스타일은 주변머리를 절벽처럼 다 깎고 윗부분만 남겨두었고, 땅에 거의 질질 끌리는 바지를 입은 학생이었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한 달간 같은 배를 탔으니 서로 마음을 열고 즐겁게 항해하자’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 학생은 늘 반 친구들과 따로 놀고, 걸어갈 때도 항상 뒤에 떨어져서 혼자 따라왔다. 친구들과 같이 다니면 좋지 않겠느냐고 권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인상을 팍 쓰고 들었다. 그리고 무엇을 물어보면 몇 번씩 물어야만 대답했다. 그래도 ‘내가 참고 저런 학생들의 마음을 얻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하루는 그 학생이 담배를 피우다가 나와 우연히 마주쳤다. “수상아, 하루에 담배 몇 개나 피우냐?” “한 갑 정도요.” “그래 나도 담배를 7년 정도 피웠는데, 담배 끊기 쉽지 않더라. 그런데 월드캠프에서는 조금 줄이고, 정 피우고 싶으면 친구들 안 보이는 데서 피우면 좋겠다.” 그러나 수상이의 태도는 여전했다.
하루는 저녁 말씀을 마치고 방에서 반별 모임을 가져야 하는데, 수상이가 방 열쇠를 가지고 가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반은 다 모임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반 학생들은 밖에서 기다리며 수상이를 찾아야 했다. 10분이 지나서야 수상이가 나타났다. 나는 화가 나서 모든 학생들 앞에서 수상이에게 호통을 쳤다.
“방 열쇠를 가져갔으면 제일 먼저 와서 방문을 열어주어야 하는 거 아냐? 네가 혼자 10분 늦게 오면 다른 친구들은 전부 10분씩 시간을 허비해야 되는데, 너는 무엇 때문에 그리 교만하냐?” 내친김에 마음을 한번 꺾어주어야겠다 싶어서 할 말을 다 했다.
수상이가 인상을 찌푸리고 소파에 삐딱하게 앉아 있기에 “똑바로 앉아. 잘한 것도 없으면서 어른이 말하는데 듣는 태도가 그게 뭐야?” 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자 수상이가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런데 다음날 수상이가 없어져버렸다. 가방은 그대로 두고 어디로 갔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학생이 없어지니까 또 근심이 되었다. 수상이에 대해 잘 아는 친구들에게 물어 보니 수상이가 좋아하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헤어져 상처를 받고 침울해 있으니까, 아버지가 한국 월드캠프에 다녀오면 자동차를 한 대 사주겠다고 하셔서 기분도 전환할 겸 캠프에 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수상이를 찾아다니던 학생들에게서 수상이를 찾았다고 연락이 왔다. 너무 다행스럽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바뀌고 싶은데 안 돼요
수상이와 대화를 했다. “수상아, 너는 미국에서 와서 단체생활을 하는 게 불편하고 음식도 입에 안 맞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기 온 교사들은 너희를 위해 한 달간 자기 일을 쉬고 봉사하는 분들이야. 그리고 우리 교회에는 어렵게 사는 형제 자매들이 많아. 너는 김밥 먹으니까 입에 안 맞는지 모르겠다만 지금 한여름이어서 김밥은 밤에 미리 싸둘 수가 없어. 그래서 자매님들은 너희들 먹을 김밥 싸느라고 밤 12시부터 새벽까지 밤잠을 안 자고 수고했단다. 어떤 자매님은 집안일은 그렇게 마음 안 쓰면서 교회 일이라면 밤잠을 안 자고 한다고 남편한테 야단을 많이 맞았대. 그리고 우리 교회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버스를 한 대 샀어. 그리고 박 목사님 머리가 하얗게 세셨는데 저 연세에 왜 이런 일을 하시는지 아니? 너희들 인생을 복되고 밝고 아름답게 해주고 싶으셔서 저렇게 사시는 거야.”
“나도 박옥수 목사님이 우리를 위해서 하신다는 건 알아요. 나도 이렇게 하고 싶지 않고, 바뀌고 싶은데 안 돼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너무 기뻤다.

악한 영에서 벗어난 수상이
마가복음 5장을 펴서 수상이와 교제를 했다. “수상아. 잘 안 되지? 이유가 있어. 그리고 너도 변할 수 있어. 네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몰라서 그래. 여기 마가복음 5장에 보면 거라사인의 마을에 한 귀신들린 사람이 있었어. 이 사람은 더러운 귀신이 들려서 무덤 사이에 거처하는데, 사람들이 여러 번 고랑과 쇠사슬로 묶어 두었지만 그것을 깨뜨려서 이제는 아무도 제어할 수 없었어. 밤낮 소리 지르며 돌로 자기 몸을 상하게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예수님이 그 사람에게 오셨어. 그런데 이 사람이 예수님을 보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나와 당신이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원컨대 하나님 앞에 맹세하고 나를 괴롭게 마옵소서’라고 했어. 지금 너도 ‘목사님, 나와 목사님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내가 말씀을 듣든 말든, 지옥을 가든 말든 목사님과 무슨 상관이 있어요? 나를 그냥 내버려두세요’라는 마음이지? 그리고 ‘목사님, 나 좀 귀찮게 하지 말아 주세요’ 이런 마음이 있지?”라고 했더니 수상이가 깜짝 놀라며 “목사님, 이 사람 마음이 꼭 제 마음과 같아요. 저는 성경에 제 마음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 줄 몰랐어요. 이게 제 마음하고 똑같아요.”라고 했다.
“그런데 수상아, 7절 말씀을 보면 이게 이 사람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고, 더러운 귀신이 그 사람 안에서 하는 말이야. 실제로 이 사람을 괴롭게 하고 있는 존재는 예수님이 아니라 귀신이야. 예수님은 이 사람을 괴롭게 하려고 오신 게 아니고 이 사람을 괴롭게 하는 악한 영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려고 오신 건데, 이 사람이 귀신에게 장악을 당했기 때문에 귀신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그때 수상이가 말씀 안에서 자기 모습을 정확히 발견하고 마음을 활짝 열면서 사탄에게서 완전히 벗어나 놀랍게 달라졌다. 밤이 되면 다른 학생들은 다 자는데 몰래 이불 속에서 플래시를 켜놓고 성경을 읽었다. 마음이 열리니까 마음이 흐르고, 마음이 흐르니까 너무 행복해했다. 수상이는 똑같은 수상인데 말씀이 들어간 수상이는 다른 수상이었다. 수상이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주님께 너무 감사했다.
월드캠프 폐막식 때 수상이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만들어져 공연되었는데 참 감사하고 행복했다. 가끔 수상이가 떠오른다. 요즘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보고 싶어진다. 수상이처럼, 월드캠프 때마다 수많은 학생들이 변화를 받는다. 이런 교육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교육이다.

‘악한 영이 그렇게 했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육신의 정욕에 사로잡혀 있고, 악한 영에 잡혀 있으면서도 그 악한 영의 존재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지식을 전해주고 기술이나 기능을 가르쳐 주는 교육기관은 많다. 그러나 악한 영에 사로잡혀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사는 학생들을 악한 영에서 해방시켜 밝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는 학교는 거의 없다.
나는 대안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면서 너무 신기하게 변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올해도 우리 학교에서 가장 문제가 많았던 학생들이 여러 명 구원받고 놀랍게 변했다. 창민이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아였다. 매사에 불평이 많고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해서 교사들도 너무 힘들어했다. 밤이 되면 다른 친구들은 다 자는데, 귀신이 보인다며 잠을 못 자고 귀신이 무서워 화장실에도 못 간 채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어느 날 창민이에게 차근차근 복음을 전했고, 이튿날 창민이가 구원받고 순한 양처럼 부드러워졌다.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가니 악한 영에게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고 마음이 깨끗하고 겸손하게 변하는 학생들을 보면 너무 사랑스럽고 고맙다. ‘사탄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잡고 있었구나. 저 아이들이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악한 영이 그렇게 했구나.’ 하는 게 선명하게 보이곤 한다.
박옥수 목사님의 저서 중에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라는 제목처럼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무엇엔가 사로잡혀 끌려가고 있다. 그런데 무엇엔가 끌려가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끌고 가는 악한 영의 존재와 역사를 잘 모르고 있다. 그 악령의 존재는, 영의 세계를 밝히 보여 주는 성경을 통해서만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은?
현재 우리의 교육 현실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학부모들은 그저 자기 자식이 남보다 잘 되게 하려고, 학생들은 경쟁에서 앞서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목적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냥, 부모님이 시켜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등등의 대답을 한다. 극히 소수의 학생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교사들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진정한 교육 철학의 부재’라는 것이다. 교사 마음에 바람직한 교육 철학이 서 있지 않으면 학생들을 향한 열정이나 사명감도 있을 수 없다. 많은 학생들에게는 ‘공부 철학’이 없다. 그래서 그냥 학교에서 지식을 배워 자기 한 사람 잘살려는 생각으로 공부하면, 어떤 조직이나 집단의 지도자가 되었을 때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유명 인사들 중에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올바른 마인드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욕망을 위해서라면 거짓말과 책임 없는 말을 거침없이 하며, 죄를 짓고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른다. 자기를 합리화하고 상대방을 헐뜯는 논리와 명분을 만드는 변설만 발달되어 있다.
이 시대에는 원만한 인성을 제대로 갖추도록 해주는 전인교육이 필요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인류의 행복 증진을 위해 공부하도록 학생들 마음의 방향을 잡아주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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