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대화하도록 제가 도와드릴게요
서로 대화하도록 제가 도와드릴게요
  • 김소리 기자
  • 승인 2020.06.16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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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키즈마인드
만나고 싶어요
행복한 통역사 이은지 선생님

아프리카 불어권 나라에서 자라 불어를 원어민처럼 말하는 이은지 선생님은 불어를 잘 가르치기 위한 공부와 마음의 세계를 가르치는 마인드교육을 공부했어요. 그리고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대화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지요. 세 가지 꿈을 가지고 365일 배우고 도전하는 이은지 선생님을 만나보았어요.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세계 최고의 불어 통역사 이은지입니다. 저는 선교사이신 부모님, 예쁜 여동생과 아프리카에서 자랐어요. 대학생 시절은 프랑스에서 보냈고, 요즘은 서부 아프리카의 불어를 쓰는 나라들과 한국을 오가며 통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 안에서 살아서 복음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부모님 돈을 몰래 꺼내 쓰거나 동생과 싸우면 죄책감이 들어서 죄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11살 때 한국에서 열린 키즈캠프에 참가해 내 생각과 옳음을 버리고 말씀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저희 죄와 저희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지 아니하리라”라는 히브리서 10장 17절 말씀을 믿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아프리카 목회자 모임에서 통역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들었어요. 불어는 어떻게 배웠나요?
부모님이 1994년에 아프리카 가나 선교사로 가셔서 그곳에서 세 살 때부터 4년을 지냈어요. 그리고 토고로 옮겨 16년을 살았지요. 토고는 불어를 쓰는 나라여서 저는 불어를 아주 잘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2012년에 프랑스 소르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했고 대학원에서 불어교육학을 공부하며 불어를 가르치는 것도 배웠습니다.  

토고에서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요.
사람들이 덥고 가난한 아프리카를 떠올리며 아프리카에서 사는 게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그리 힘들지 않았어요. 물론 말라리아에도 걸리고 한국에 비하면 불편하게 지내지만 교회 안에서 건강하게 잘 지냈습니다. 나중에 프랑스에서 공부하다 아프리카로 돌아가니 더위를 참기 어려웠어요. ‘어떻게 16년 동안 땡볕에서 걸어 다녔을까?’ 신기하기만 했지요. 아프리카에서 작은 것에 감사하고 절제하는 법을 배운 것이 좋았습니다. 

통역사는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도와주어요. 통역하면서 배우거나 느낀 점이 있다면요.
배우는 것이 정말 많아요. 그중에서도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을 연결해주기 위해 제 생각을 비우고 경청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목사님들의 설교를 자주 통역하기 때문에 성경을 배워야 하고 사자성어나 전문 분야에서 쓰는 말도 익힙니다. 사람들이 서로 말하고 듣기 편하게 해주어야 해서 계속 연습하며 공부하고 있어요.  

통역하며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누구인가요?  
두 분을 소개하고 싶어요. 한 분은 2013년에 만난 베냉의 ‘토마스 야이 보니’ 대통령님이에요. 제가 21살 때 통역을 했는데 너무 떨어서 어떻게 말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예요. 다른 한 분은 2019년에 통역한 코트디부아르 아비장 시의 ‘뵈그레 맘베’ 주지사님이에요. 그때 만남을 계기로 코트디부아르와 베냉 정부가 IYF의 청소년 교육활동을 돕는 길이 열렸고, 주지사님께서 IYF의 여러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하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교수가 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대학원에 다닐 때 프랑스 파리에 있는 미국 대학교 학생들에게 불어를 가르친 적이 있어요. 또 프랑스 사람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기도 했지요. 그때 너무 재미있고 보람을 느꼈어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은데 사람들이 어려움을 넘고 배울 수 있도록 제가 돕는다는 게 기뻤습니다. 교수가 되어 불어도 가르치고 통역사들도 많이 키우고 싶어요.  

학생들에게 이것만은 꼭 가르쳐줘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한국어, 불어 같은 언어도 가르치지만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마음을 가르치고 싶어요. 어느 정도 자라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려고 하면 ‘너무 어려워. 나는 못하겠어.’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포기하려는 학생에게 언어를 배우는 기쁨을 알려주고, 저를 믿고 따라오면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이나 계획한 것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저는 불어 교수가 되는 것 외에 두 가지 꿈이 더 있어요. 하나님이 10년 전에 마인드교육을 가르치는 교수의 꿈도 주셨고, 최고의 불어 통역사라는 꿈도 주셨답니다. 저는 세 가지 꿈을 위해 365일 달리고 있어요. 크고 작은 행사에서 늘 통역과 번역하는 연습을 하고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불어를 가르쳐요. 또 마인드교육 강의도 해요. 특히 어려운 문제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마인드교육을 외국의 많은 학생들에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키즈마인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요즘은 세계가 한 마을처럼 가까워졌어요. 비행기와 인터넷을 이용해 먼 곳에 있는 사람들과도 얼마든지 교류할 수 있지요. 이런 때 외국어를 잘 배워두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외국인을 만나거나 외국어를 공부할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손짓 발짓이라도 하면서 배우세요. 그리고 저처럼 복음의 일에 쓰임 받는 일꾼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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