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전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랑
[라이프] 전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랑
  • 글 | 최유진(기쁜소식동서울교회)
  • 승인 2020.06.17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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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호 기쁜소식
보배와 질그릇

외가댁이 천주교를 믿는 집안이어서 나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다녔다. 세례도 받고 성당에서 갖는 미사와 여러 예식에 참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궁금한 것들이 생겨났다. 기독교에서 갖는 성찬식을 천주교에서는 영성체를 모신다고 하는데, 영성체를 모시려면 신부님에게 죄를 고백하여 사함을 받는 고해성사를 해야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그날도 신부님에게 내가 지은 죄를 고백하고 보속을 받고 문에서 나오는데 내 죄가 사라지지 않고 기억이 나는 것이 이상했다. 나는 궁금하여 “엄마, 신부님에게 죄를 고백했는데 내 죄가 또 생각이 나. 그럼 죄가 남아 있는 거예요?”라고 물었다. 엄마는 내 질문에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하셨다. 그 후로도 계속 고해성사를 드리면서 의문은 그대로 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일주일 동안 지은 죄를 회개하십시오
대학생 시절에는 나 스스로 장로교회에 찾아가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예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뜨겁게 찬양을 드리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에 평안은 없었다. 주일 예배를 드릴 때면 목사님이 “여러분, 일주일 동안 지은 죄를 회개하십시오.”라고 하시는데, 신부님에게 고백성사를 하고 나올 때의 마음처럼 내 마음은 항상 죄에 눌려 있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린 피로 우리 죄를 씻으셨다는데 왜 자꾸 회개해야 하는 거지?’ 또한 목사님은 성경 말씀과 함께 여러 책들에 있는 좋은 구절들을 인용하여 설교하셨는데, 설교가 점점 형식적으로 느껴졌다. 교회에 가고 설교는 듣지만 하나님과 나는 상관이 없는 것 같았다. 전도하러 나가서 행여 누가 내게 “예수님을 믿으면 뭐가 달라요?”라고 물을까봐 마음이 두렵기도 했다.

좀 더 기도하세요
나는 외동으로 자랐는데, 대학교에 다닐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다. ‘내 인생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지?’ 마음이 무척 혼란스럽고 힘들었다. 나는 행복하고 싶었다. 모든 일에 성공하면 행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성공을 목표로 열심히 살았다. 노력하는 만큼 얻는 것도 많았다. 나는 뭐든지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 생각이 나를 끌고 갔다.
2009년에 결혼하고, 얼마 후 남편과 병원 사업을 시작했다.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만났다. 의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남편과 같이 일하다 보니 다투는 일도 잦았다. 남편은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권유를 따라가면서 사업에 몰두했고 가정생활은 점점 뒷전이 되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점점 더 어려워졌고, 처음에 우리가 계획하고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갔다. 너무 막막하고 힘들었다.
마음이 어려워서 나는 남편과 함께 몇 번 목사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목사님에게 우리의 어려운 형편을 이야기하면 목사님은 “집사님, 하나님께 좀 더 기도하세요.”라고 말씀하셨다. 기도해 보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려움 가운데 머물렀다. 형편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목사님을 찾아갔다. 목사님은 이번에도 많이 기도하라고 하셨다. 우리 부부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형편은 더 악화되었고, 하나님은 우리를 돕지 않으신다고 생각했다. 결국 사업은 실패했고, 나의 기대가 무너져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까지 아프다니
사업을 시작하면서 둘째 아들 주안이가 태어났다. 사업 때문에 내 마음이 힘드니까 아이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주안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말이 좀 늦는 편이었다. 아들이라서 발달이 좀 더딘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다섯 살 즈음에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이상했다. 나와 같이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너무 불안해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사람들과 소통과 교류를 하지 못했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의사는 미안하다고 하며 주안이가 자폐 성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너무 놀랐다. ‘사업이 실패해 어려운데 아이까지 아프다니….’ 자신만의 세계 안에 갇혀 사는 아들을 보면 소망이 없었다. 그때부터 내 마음에도 병이 생겼다. 누구와도 교류하기 힘들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친정어머니는 2007년 어느 날 전단지를 보고 기쁜소식일산교회에 찾아갔고, 얼마 뒤 구원받으셨다. 어머니도 이혼한 후 마음이 어려워 진리를 찾고 계셨는데, ‘기쁜소식선교회에서 말씀을 들으며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한 행복을 만났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말씀을 들어보라고 하며 여러 차례 성경세미나에도 초청하고 여름과 겨울 신앙캠프에도 초청하셨다. 하지만 나는 사는 것도 바쁘고 나도 나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내다가 남편이 먼저 어머니를 따라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가진 성경세미나에 참석했다. 남편은 말씀을 듣고 국수도 먹고 왔다며, 내게 하는 말이 ‘장모님이 다니시는 교회가 이상하다’고 했다. 남편 말을 듣고 나니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교회와 더욱 멀어졌다. 
그렇게 3~4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나는 사업에 실패하고 아들은 자폐 성향 판정을 받았다. 마음이 너무 어려웠다. 가족에게 나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친정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말했다. 어머니는 우리 부부를 집에서 가까운 기쁜소식동서울교회로 인도하셨다. 그때가 2017년 1월 1일이었다. 당시 기쁜소식동서울교회에 계셨던 이한규 목사님이 남편과 나에게 복음을 전해주셨다. 우리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라 아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인으로 태어났다고 하셨다. 죄를 지으면 그 죄를 씻으려고 신부님에게 고백하고 또 기도하며 회개했던 일들이 성경과 맞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어서 목사님은 로마서 3장 23절과 24절 말씀을 전해주셨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 내 모든 죄를 씻으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그 은혜로 의롭게 되었다고 하셨다. 로마서 3장 24절 말씀에서, 나는 이미 의로운 사람이었다. 너무 놀라운 말씀이었다.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죄를 씻으신 능력이 많으신 분인데 나는 이제껏 능력 없는 예수님을 믿고 살았구나.’ 그동안 내가 고통스럽게 살았던 이유가, 말씀이 아닌 내 생각을 믿고 살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구원받은 후 말씀을 보는 눈과 귀가 바뀌었다. 1차적인 생각과 내 감정에 충실하게 살았는데, 이제는 2차적인 생각을 하고 하나님의 세계를 볼 수 있었다. 예수님이 다 이루어 놓으신 세계 안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아들 주안이의 문제도 하나님 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느 날 주일 설교 시간에 목사님이 이민섭 형제의 간증을 이야기하셨다. 그는 어릴 때 자폐아 판정을 받았는데 지금은 믿음 안에서 정상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그 간증이 나와 상관이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간증은 다 사실이지.’ 
이사야 55장 8절 말씀에 내 마음을 비추어 보았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사 55:8) 
‘내가 보는 것이 하나님의 생각과 다르다면 아들의 문제도 하나님은 나와 다르게 보시겠구나. 내가 볼 때 힘들고 어렵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좋은 거구나.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좋은 거구나.’
이어서 요한복음 11장 4절 말씀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로 이를 인하여 영광을 얻게 하려 함이라’ 하시더라.” 
나사로가 죽었을 때 마르다와 마리아는 예수님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사로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고 하셨고, 나사로를 바로 살리실 수 있었지만 마르다와 마리아 마음에서 죽어 있는 나사로를 살리는 일을 먼저 하셨다. 이처럼 하나님은 내 마음에서 먼저 주안이를 살리셨다.
‘주안이의 병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구나. 주안이는 병에서 깨끗이 나았어. 주안이는 온전해. 주안이는 예수님 때문에 거룩해.’ 
어느 날 주안이에게도 내 마음을 이야기했다. 
“주안아, 엄마가 미안해. 그동안 엄마가 보는 것으로 너를 대해서 네가 마음이 많이 아팠지?” 
“엄마, 괜찮아.” 
“주안아, 너는 예수님 때문에 온전하고 거룩하고 깨끗하게 되었어.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이게 진리야.”
신기하고 놀라운 것은 내 마음에서 주안이의 병이 낫자 주안이도 병에서 벗어났다. 3개월 뒤 병원에 갔을 때 의사들이 주안이가 다 나았다며 놀라워했다. 자폐 성향 선고를 받은 지 2년 뒤인 2019년 겨울의 일이었다. 내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예수님이 깨끗하게 낫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누구를 만나든지 예수님을 이야기하고
구원받은 후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삶이 달라졌다. 교회 안에 하나님의 종의 인도가 있고 형제 자매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요즘은 하나님이 나를 구원하신 이유가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나를 쓰고 싶으시구나’라는 마음이 들어, 누구를 만나도 예수님을 이야기하고 우리 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내 이야기를 듣고 모든 사람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이 당신의 계획 안에서 그들에게 일하시는 것을 본다.
한번은 교회에 다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진아, 나 요즘 마음이 너무 어려워.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어. 8개월 동안 아무에게도 이야기 못 했는데 너에게 이야기하는 거야.” 
“친구야, 모든 사람이 간음했어. 나도 간음했어.” 
“너도 간음했다고?”
“그래, 성경에 보면 음욕을 품은 자마다 다 간음했다고 했어. 그런데 너는 간음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 남편에게 이야기하니까 남편이 너와 이야기할 수 없는 거야. 남편이 실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네가 남편의 마음을 쉬게 하지 못했잖아. 너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사람이야. 그런데 친구야, 이 일은 참 좋은 일이야.”
몇 초간 침묵이 이어졌다. 친구도 교회에 다니고 예수님을 믿고 성경을 알기 때문에 내 이야기에 아무 말도 못하는 것 같았다. 
“네가 남편에게 사과하면 좋겠어.”
“아니, 왜 내가 사과해?”
“네가 남편 마음을 살펴주지 못했으니까 한번 사과해봐.”
그날 친구가 내게 고맙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3일 뒤에 전화가 걸려왔다.
“유진아, 너무 고마워. 네가 알려준 그대로 남편에게 말했는데, 남편이 마음으로 내게 사과했어. 내가 믿는 예수님과 네가 믿는 예수님이 많이 다른 거 같아. 나는 예수님을 믿어도 능력이 없는 예수님을 믿고 있는 거 같아. 네가 믿는 하나님에 대해 알고 싶어. 나도 성경공부를 할 수 있을까?”
그동안 친구를 성경세미나에 몇 번 초청했지만 반응이 없었는데, 하나님이 어려운 일을 통해 친구와 교제할 수 있게 하신 것이 너무 감사했다. 요즘은 친구와 <세상 죄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을 읽으며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주안이 엄마는 뭔가 다르단 말이야
얼마 전에는 동네 슈퍼마켓 사장님에게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저녁에 라면을 사러 갔더니 사장님이 “주안이 아빠가 요즘 은혜를 많이 받아서 예수님 때문에 행복하다고 하던데요. 그 은혜라는 게 뭐에요?”라고 물으셨다.
“은혜는 하나님이 값 없이 주는 선물이에요. 그런데 사장님은 죄가 있으세요?”
“나는 죄가 많지요. 매일 시어머니 욕하고 남편 욕하고 죄가 너무 많은 사람이에요.”
“사장님, 그것도 죄지만, 나를 믿는 게 더 큰 죄예요. 저도 남편하고 사업을 해봐서 사장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아요. 결혼하고 11년 동안 매일 싸웠거든요. 그런데 창세기 6장에 보면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창 6:5)’라는 말씀이 있어요. 하나님은 나의 좋은 생각도 악하다고 하셨어요. 내가 남편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서 늘 싸웠더라고요. 그런데 내 마음을 성경 말씀에 비춰보니까 나도 악하고 남편도 악하더라고요. 그래서 성경 말씀 때문에 저희 부부가 싸움이 멈췄어요.”
“아, 신기하다. 내가 슈퍼마켓을 하니까 예수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오는데 주안이 엄마는 좀 다르단 말이야.”
“사장님, 나와 관계된 모든 것을 하나님이 완전하게 하셨대요.”
“주안이 엄마, 내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지만 주안이 엄마가 말씀을 이야기해주니까 내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
“말씀은 하나님의 마음이기 때문에 말씀이 안식하게 하는 거예요.” 
그 뒤로 사장님에게도 신앙 서적을 선물하고 계속 복음을 전하고 있다.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전에 다니던 교회의 집사님 두 분이 구원받았다. 아들의 병이 깨끗하게 나은 간증도 하고 복음을 전했다. 우리를 의롭고 온전하게 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3년 동안 주안이를 가르쳐준 선생님과 미용실 원장님 등 나와 연결된 분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고 있다. 온라인 성경세미나 기간에는 교회 자매님들과 함께 전도사님을 모시고 매일 사람들을 초청하여 복음을 전하는 자리에 함께했다. 옆에서 말씀을 듣고 있으면 내 마음이 행복에 젖는다. 
요셉이 애굽에 팔린 것은 생명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이었던 것처럼, 하나님이 나를 구원하신 것은 죄 사함의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 생명을 얻게 하려는 계획이라는 마음이 든다. 복음을 전하면 말씀이 일하는 것이 너무 놀랍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은혜를 입어 교회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오늘도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 하루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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