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향유를 부은 마리아와 가룟 유다
[설교] 향유를 부은 마리아와 가룟 유다
  • 박옥수 (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0.10.14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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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호 기쁜소식
이 달의 설교

 

가룟 유다는 돈에 관심이 많았다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셨다. 그 감동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마리아와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오빠를 살려주셔서 감사가 넘치는 삶을 살았다. ‘마리아와 마르다 마음에 어떤 감사가 자리하고 있었을까?’ 그냥 생각만 해도 감사하다. 오빠와 같이 지내면서 두 사람은 오빠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 감사한 마음이 마리아와 마르다의 마음을 주님에게로 향하게 했다. 
마리아와 마르다의 마음에는 예수님이 자주 찾아오셨다. 그러면 감사하고, 또 예수님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마리아의 마음에 예수님께서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났다. 마리아는 ‘그래, 그러면 예수님을 위해서 향유를 준비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예수님을 위해서 잔치를 열기로 했다. 
드디어 예수님이 베다니에 오시고, 마리아와 마르다는 예수님을 위해서 준비한 잔치를 시작했다. 마련한 음식들이 나오고, 잔치 자리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때 마리아가 지극히 비싼 나드 향유를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부었다.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차고, 향유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이게 무슨 냄새야?”
“향유 냄새야.”
“무슨 향유지?”
“아마 나드가 맞을 거야. 나도 나드 향유에 대해 이야기만 들었지 직접 맡아본 적은 없거든.”
모든 사람이 향유 냄새에 취해 있었다. 그 자리에 가룟 유다가 있었다. 유다는 향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나드 향유가 맞아. 내가 냄새를 맡으면 알지. 이 정도 향유면 300데나리온 이상을 주어야 살 수 있는데, 이 비싼 향유를 왜 예수님의 발에 부어버리는 거야? 진짜 바보 같은 짓이야! 얼마나 비싼 향유인데 그걸 예수님의 발에 부어버리다니, 정신이 있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향유 냄새에 젖고 감사에 젖어 있는데, 유다가 말했다. 
“어찌하여 이 향유를 300데나리온에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 
가룟 유다의 말을 듣고 사람들이 생각했다. 
‘이 향유가 300데나리온이나 해? 나드 향유가 그렇게 비싼 거야? 그런데 그것을 예수님의 발에 붓는 것은 낭비다.’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유다가 한 이야기 쪽으로 끌려갔다.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쉽게 다른 사람의 말에 마음이 끌린다. 그런데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저를 가만두어, 나의 장사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두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
예수님이 향유를 부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신 후 이어서 말씀하셨다.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
이때 가룟 유다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랬구나!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마리아는 정말 생각이 깊어서 예수님이 돌아가실 것을 미리 알고 예수님의 장사를 위해 비싼 나드 향유를 준비했구나. 나는 돈만 아는 사람인데, 마리아는 참으로 믿음의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어야 했다. 그런데 유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마귀가 유다와 가깝고, 유다도 예수님보다 마귀와 더 가까웠다. 이때 마귀가 곧바로 유다 마음에 생각을 넣었다. 
‘예수님, 그래도 이 향유를 부어서 버리는 것은 낭비예요. 그냥 두어서 모두 냄새만 맡고, 향유는 팔아 가난한 자들을 위해 쓸 수 있잖아요. 아니면 향유를 조금만 부어도 되고요. 이건 낭비예요!’ 
가룟 유다의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어갔을 것 같다. 

디딤돌을 두면 어려운 생각도 쉽게 하게 된다
옛날 시골집에서는 방에 들어갈 때 마루를 통과해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마루가 제법 높아서 마당에서 마루로 바로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밟고 올라갈 수 있도록 높이가 20~30cm쯤 되는 디딤돌을 마루 앞에 놓아두었다. 누구든지 그냥 마루로 오르기 힘드니까 돌로 된 디딤돌을 딛고 올라가면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그래서 옛날 시골집의 마루 앞에는 어디에나 디딤돌이 놓여 있었다. 우리 마음의 세계에서도 그렇다. 어떤 생각은 그냥 하기 쉽지 않지만, 디딤돌을 두면 어려운 생각도 쉽게 하게 된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일은 요한복음 12장에 나온다. 이때 제사장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다. 예수님뿐 아니라 나사로까지 죽이려고 했다. 가룟 유다는 그 가운데 서 있었다. 그때 유다가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듣고 마음에서 뉘우치고 돌이켜야 했다. 
‘아, 내 생각이 정말 잘못되었구나! 나는 돈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리아는 예수님이 죽으실 것을 알고 장사를 미리 준비해서 예수님에게 귀한 향유를 부었구나. 마리아는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내가 너무 부끄럽다. 나는 예수님의 제자지만, 내가 하는 생각에는 돈밖에 없구나.’ 
그런데 유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뉘우치거나 돌이키지 않았다. ‘그래도 그렇지, 이 향유가 얼마나 비싼데 그냥 버려?’라는 마음이 있었다. 

감사가 마음에 가득 찬 사람은 마리아처럼 귀한 일을 할 수 있고
우리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구원을 받았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사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죄 속에서 사는데, 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입어서 죄 사함을 받았다. 내가 못 배우고 가진 돈도 없지만, 죄 사함을 받은 이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그리고 내 마음에 예수님이 계셔서 내 삶을 이끌고 계신다. 
디딤돌이 마루에 오르기 아주 쉽게 만들어 준다. 그것처럼 예수님의 보혈로 내가 죄 사함을 받은 감사 속에 젖어 있으면, 내 마음이 세상에 쉽게 빠지거나 육신적으로 흘러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죄 사함을 받았어도 그냥 삶에 취해서 지내면 마음에 감사를 품지 못하고, 마음에 감사가 없는 사람은 마리아처럼 향유를 준비하지 못하고 도리어 예수님에게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유다는 예수님이 하신 ‘내 장사를 위해 이를 두게 하라’는 말씀이 불편했다. 그래서 그는 마귀가 넣어주는 생각에 끌려가고 말았다. 만일 유다에게 ‘내 생각이 틀렸구나. 마리아가 생각이 깊고 참으로 지혜롭구나.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마음이 있었다면, 마귀가 그에게 예수님 팔려는 생각을 넣어주려고 했을 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마루가 높아서 올라가기 어려울 때 디딤돌이 있어서 쉽게 올라가는 것처럼, 우리 마음에 불편한 것이 많으면 유다처럼 사탄이 넣어주는 생각이 들어오기 쉽고, 예수님에 대한 감사가 마음에 가득 찬 사람은 마리아처럼 귀한 일을 할 수 있다. 

주위에 있는 감사할 조건들을 모아서 마음에 담아두면 
주일 예배에 한 번 빠질 수 있고, 기도 한 번 하지 않을 수 있고, 감사한 마음 없이 식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삶에는 주위에 감사할 조건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감사한 일들을 주워 모아서 마음에 담아두면 우리 안에서 예수님이 일하시기가 쉽다. 반대로 마음이 육신의 생각으로 가득 차면 사탄의 음성을 듣고 파멸의 길을 가게 된다. 
타락하고, 죄를 짓고, 복음을 대적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에 불만이나 욕망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님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은 마리아처럼 예수님을 향하여 감사가 넘치는 사람들이다. 작은 생각 하나하나가 우리를 마리아처럼 귀한 일도 하게 하고, 가룟 유다처럼 저주의 길을 가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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