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피지 전도 여행 하나님이 준비하신 이들을 만나다
[오피니언] 피지 전도 여행 하나님이 준비하신 이들을 만나다
  • 글 | 박영준(기쁜소식수원교회 목사) 이정도(기쁜소식광주제일교회 목사)
  • 승인 2021.05.27 0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5월호 기쁜소식
전도 여행

 

지난 1월, 박영준 목사 일행(동부 수바 지역)과 이정도 목사 일행(서부 난디 지역)이 복음을 가지고 코로나 청정 지역인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피지로 두 달간 전도 여행을 다녀왔다. 피지는 3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2016년 기쁜소식선교회와 피지 감리교가 MOU를 체결하며 CLF를 통해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도팀이 1,500개 감리교 교회에 모두 방문하진 못했지만, 감리교회를 비롯한 올네이션교회 목회자들 마음에 복음이 깊게 심기는 시간이 되었다. 마음껏 복음을 전하고 돌아온 두 목사의 마음에 감사가 가득하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글 | 박영준 (기쁜소식수원교회 목사)

2개월 하고도 일주일의 시간 동안 하나님이 피지에 일하신 것이 너무나 크고 놀랍다. 우리의 일정은 2021년 1월 12일 한국에서 출발하는 것이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절차를 밟는데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 코로나 검사서, 입국 허가서를 준비했는데 보건부에서 발행하는 입국허가서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공항 직원도 코로나 때문에 출국에 필요한 서류가 나라마다 다르고 점점 복잡해진다며 불평했다. 결국, 우리는 추가 서류를 준비해 1월 19일에 출국했다. 
피지에서 2주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2개의 사이클론과 허리케인이 피지를 강타했다. 통행 금지도 생기고 며칠 동안 전기와 물도 끊어졌다. 만일 예정대로 12일에 출국했다면 집회도 할 수 없이 일주일을 허비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일정을 주관하고 도우심이 정말 감사했다.

국회의원부터 학생, 교사, 교장단에게까지
자가격리를 마치고, 첫 번째 일정은 난디에 있는 나몰리 감리교 지역장 교회에서 목회자 모임이었다. 목회자와 부서장 약 60명에게 말씀을 전했다. 그리고 차로 4시간 정도 이동하여 피지의 수도 수바에 도착하니, 기쁜소식수바교회의 형제자매들이 환영해 주었다. 그날 저녁 모임에서 나는 하나님이 내게 행하신 일들을 간증하며 말씀을 전했다.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계셨고, 우리 선교회에서 파송한 조네 라라발라부 목사, 전 총리 비서실장 기소코, 그리고 현재 야당 총재 대변인 안디디티아도 함께했는데, 말씀을 마치고 나서 야당 총재 대변인이 나에게 다가와 국회의원들에게 말씀을 전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날 국회 야당 사무실을 방문했다. 국회의원 한두 분 정도 오실 것을 생각하고 갔는데,  야당 총재님도 참석하셨고, 국회의원 십여 분이 다른 일정을 뒤로하고 참석하셨다. 하나님이 내 마음에 담아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분들과 나누었다.
국회의원 가운데 교사연합회 총회장과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분들이 참석했는데, 말씀을 은혜롭게 들었다면서 ‘전국교사연합회 모임에서 말씀을 전할 기회를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교사연합회 총회장 파라 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교사 모임뿐 아니라, 전국 교장단 모임에서도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 하나님이 교장단에게도 말씀을 전하게 해주셨다. 교장단 모임에는 전직 대사, 전직 장관들도 있었는데,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교사들이 이것을 배워야 합니다.” 하며 전부 마음을 열고 말씀을 경청했다. 모두 놀라워했다. 어떤 분은 “내가 한국에 다녀왔는데 한국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이런 마인드를 배워야 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장단 모임을 마치고 난 후에 다시 총회장에게 연락이 왔다.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학교에 와서 교사들에게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 딜쿠샤 감리교 학교에서 말씀을 두 번 전했다. 첫 모임 때 교사들이 말씀을 너무 잘 듣고 기뻐하며 돌아갔는데, 두 번째 모임 때는 교사들이 더 많이 와서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이 오셔서 학생들이 홀에 다 들어갈 수 없으니, 운동장에서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셨다. 놀라웠다. ‘하나님이 나를 이끌고 계시는구나.’ 피지에 있는 동안 말씀을 전하는 그 자체가 감사했다. 

고등학교 네 곳에서 천여 명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다
교육부 차관님의 가족이 기쁜소식수바교회에 나오고 있었다. 차관인 뷰레 형제님이 4개 학교에서 수백 명, 수천 명의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그 가운데 피지 최다 여성 정치인을 배출한 안디 다콤바우 여자 고등학교에서 600여 명의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학생들이 얼마나 말씀을 사모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말씀을 들을 준비가 이미 되어 있었고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응했다. 복음을 듣고 대부분 구원받는 것을 보면서 감격스러웠다. 
라투 카다부레부 고등학교에서는 약 1,100명 남학생들에게 말씀을 전했다. 그곳은 피지 최대 기숙형 남자 고등학교로, 국가대표 럭비 선수들을 최다 배출한 명문고였다. 말씀이 끝나고 학생들이 나에게 달려와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으며 감사하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다.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줄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했다.

17개 감리교회에 다니며 복음을 전하다
감리교회 사무총장 일리 부니수와이와도 만남을 가졌다. 사무총장과 그의 비서는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했던 분이다. 사무총창이 곧 총회장 선거가 있다며 나에게 기도를 부탁하셔서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일주일 뒤 총회장으로 선출되었고, 비서였던 분은 사무총장이 되었다. 이분들이 우리 선교회를 향해 마음을 다 열고 감리교회에서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셨다. 피지에 있는 두 달 동안 나무카교회, 타니엘라교회, 발렐레부교회 등 총 17개 감리교회에 다니며 어느 교회에서는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어느 교회에서는 이틀씩, 사흘씩 말씀을 전했다. 17개 교회에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다는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일정이 없는 날에는 개인교제를 했다. 두 달 기간에 쉬어 본 적이 하루도 없는 것 같다. 하나님이 계속해서 복음 전할 길을 열어주시니까 너무 감사했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 
특히, 노도 마을을 잊을 수가 없다. 노도 마을 감리교회에서 150여 명의 목회자들에게 말씀을 전했을 때, 그들이 구원받고 감격스러워했다. 어떤 분이 앞에 나와서 ‘하나님의 종을 이곳에 보내주셨다’며 찬양했는데 너무 감사했다. 어떤 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인 목사가 방문했다며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하나님의 종’이라고 맛있는 음식도 차려주고, 생각지도 못한 대접을 베풀어 주었다.

국방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어느 날은 남부아 경찰청장 빌리모니 씨를 만나러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경찰청장과 함께 20여 명의 간부가 모여 있었다. 말씀을 전하고 나니, 경찰청장이 “경찰들은 3개월간 목사님의 마인드를 배워야 합니다.”라며 경찰교육을 지시하셨고 경찰 간부들이 그 자리에서 강연 일정을 잡기 시작했다. 그래서 경찰서마다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했다. 대부분 모슬렘과 힌두교도들이었는데 말씀을 그렇게 잘 들을 수가 없었다. 경찰뿐만 아니라 경찰 가족들도 모아주셔서 말씀을 전했다. 기적 같은 일들이 이어졌다.
피지에서 감리교 다음으로 큰 교단은  올네이션교회인데, 총회장이  600명이 모이는 자신의 교회에 와서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 말씀을 전하며 구원받은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니 대부분 손을 들었다. 그 교회에 국방부 장관님이 계셨는데, 이분이 복음 듣고 나서 너무 기뻐하면서 놀랍게도, 피지 국방부와 기쁜소식선교회가 MOU를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하나님 앞에 정말 감사했다.
하나님은 어디를 가든 길을 열어 주셨다. 올네이션교회에서도 감리교회에서도 교도소에서도 경찰 아카데미에서도 복음을 전했다. 어떤 곳에서는 말씀을 전하자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주기도 했다. 내가 손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선물을 한 보따리 만들어 주시듯, 하나님이 이런 일들을 만들어주셨다. 하나님이 하신 일 외에는 할 이야기가 없다. 주님이 가셔야 할 곳, 당신의 종이 가셔야 하는 곳에서 내 몸을 빌려 주님이 일하셨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요한복음 3장 16절과 함께했다
피지에 파송한 조네 목사님의 형님이 야당 총재이고, 그는 피지 12개 주 중에서 4개 주를 맡은 왕이었다. 아주 높은 분인데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강연에 깊이 공감하고 앞으로 피지를 위해 함께 일하고 싶다며 자신이 다스리는 주에 가면 얼마든지 땅도 줄 수 있다고 하셨다. 피지를 바꿀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하나님이 전도 여행을 돕는 것을 보았다. 교회가 기도하고 나를 보내셨고, 내 생각을 빼고 주의 마음을 담게 하시고, 하나님의 종의 마음을 닮게 하신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6)
피지에 있는 내내 이 말씀과 함께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셨다. 하나님이 사랑하신 사랑은 조건 없는, 값없는 사랑이다. 그 사랑이 우리 안에 흐르고 있다.

 이 사랑이 나를 살렸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만들었을 때 사랑과 희생으로 만드셨다. 인간은 사랑과 희생 앞에 반응한다. 법이 우리를 반응하게 만들지 않고, 사랑과 희생만이 우리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하셨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하나님이 자기 아들을 내어주셨고, 그 아들이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가시면류관을 쓰고, 옆구리를 창에 찢기고, 손에 못이 박히면서 우리를 의롭게 하셨다. 아들을 내어주신 그 사랑이 우리를 죄에서 의롭게 하신 것이다. 그 사랑이 우리를 반응하게 하고 움직인다.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 복음을 풀어주면 사람들이 감격스러워했다. “진짜 이 사랑이 나를 구원했네요. 이 사랑이 나를 살렸습니다.” 하며 하나님의 사랑 앞에 굴복하고 더러움과 죄가 떠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지금도 잘 잊히지 않는다. 말씀을 나타내고 복음을 증거하는 동안에 복음이 그들의 마음을 이끌어내는 것도 보았다. 그 복음이 지금도 피지에 있는 사람들 속에 역사할 것을 생각하니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피지는 코로나 청정구역이어서 모임과 집회가 가능하다. 피지처럼 대면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그리고 자신의 교회에 와서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는 목사님들을 보면서 기적같다는 마음이 든다.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남북에 편만할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창 28:14)
하나님이 전 세계에서 일하시는데 하나님이 쓰시는 일꾼으로,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복음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또한 피지교회 형제 자매들의 사랑을 많이 입었다. 특히 조네 목사님과 기소코 형제는 두 달여간 집회와 강연에 함께 하며 복음을 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피지 시민들 마음이 꼭 베뢰아 사람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루하루 기쁨 속에 머물 수 있어서 주님 앞에 감사하다.
내가 교회로 돌아왔을 때, 하나님의 사랑과 교회와 하나님의 종의 사랑을 입으며, 그 사랑이 새로운 삶을 살도록 나를 이끌어 주셨다. 주님이 부활하시고 베드로를 만났을 때 그의 과거를 묻지 않으셨고,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아들의 과거를 묻지 않으셨듯이, 과거가 내일의 희망을 꺾을 수 없음을 내게 가르쳐 주셨다. 
그런 다음 첫 번째로 가게 된 이번 피지 전도여행에서 하나님이 당신의 사랑을 나에게 나타내 주신 것이 정말 감사하다. 나에게 주신 새 삶 속에 하나님의 종과 예수님의 마음을 넣고 살게 하셨기에, 피지에 내가 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이 가고, 예수님이 가서 일하신 하나님의 역사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보냄을 받아 사는 자

글 | 이정도 (기쁜소식광주제일교회 목사)

 

1월 19일 한국에서 출발하며 피지에 도착해 2주간 나사우호텔에서 격리한 후 나와 아내, 그리고 통역을 맡은 조창희 전도사는 심기원 선교사가 시무하는 난디교회로 갔다. 
난디교회는 개척한 지 1년 정도 된 작은 교회여서 심 선교사님이 아직 그 지역 목회자들을 잘 알지 못한 상태였고, 선교사님을 도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형제들도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지혜를 주시고 은혜를 입히셔서 감리교단과 올네이션 교단의 지역장 목회자들을 순조롭게 만날 수 있었다. 피지에서는 관례상 행사를 주관하는 주최 측에서 초청하는 사람들의 모든 비용을 담당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장 교회에서 집회를 열면 참석자들의 왕복 차비와 식사를 교회에서 다 부담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지역장 목사님들에게 집회하자고 제안하면 대부분 ‘교회 임원들과 의논해 보겠다.’, ‘구역장 목회자들과 상의해보고 연락을 주겠다.’라는 대답이 통상적인 반응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 심 선교사가 만난 지역장 목사님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날짜를 잡자고 해 우리가 격리 중에 있을 때 두 달간의 일정이 모두 잡히고, 취소하는 경우 없이 약속한 대로 프로그램을 다 진행하였다. 감리교회와 올네이션 교단의 교회에서 갖는 집회뿐 아니라 교도소 교도관, 경찰국 간부, 교육부, 여성부, 국토부 임직원을 위한 마인드교육까지 일정에 더해져 두 달간의 프로그램이 알차게 채워졌다.

나몰리 감리교회 집회
격리를 마치자마자 라우토카에 있는 나몰리 감리교 지역장 교회에서 그 지역의 구역장 목사 부부를 모시고 3일 동안 집회를 했다. 쉬는 시간 없이 오전에 3시간, 오후에 2시간 말씀을 전하는데 온몸이 땀에 범벅이 되어 목이 터져라 말씀을 전하는데 정말 행복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쁨이었다. 나몰리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나오는데 심 선교사님이 “목사님 괜찮으세요? 오늘이 첫날인데 이렇게 말씀 전하면 남은 시간을 감당 못 하실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
나는 코트디부아르에서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였다. 그러다가 교회를 떠나서 1년간 많이 울었다. 정말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리워했던 순간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마음껏 복음을 전하며 살던 시간이 정말 그리웠다. 20년을 복음을 전하며 살았는데, 그 삶을 잃었다가 다시 찾게 되었다. 탕자가 아버지에게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좋은 음식, 좋은 옷, 좋은 신을 탕자에게 주었다. 정말 감당할 수 없는 분에 넘치는 은혜였다. 그런데 이 음식과 옷, 신발은 탕자가 떠나기 전에도 그가 먹고, 입고, 신던 종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에 아버지를 잃어버렸을 때 그가 누리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그의 마음에 잃었던 아버지를 다시 얻었을 때 그는 잃었던 모든 것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나 또한 나를 인도하던 인도자를 내 마음에서 지워버렸을 때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인도자를 내 마음에 다시 찾았을 때 내가 잃었던 모든 것을 돌려받을 수 있던 것이다.
나몰리 감리교회 집회를 시작으로 감리교 집회가 시작되었다. 코로부토 감리교회, 난드롱아 감리교회, 와이니바카소소 감리교회, 나토코왕가 감리교회 등에서 모두 구역장 목사님 부부들을 모시고 집회를 했다.

야사와 섬 지역 감리교회 집회
피지에 와서도 아름다운 바다를 보지 못해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쯤 야사와 섬 전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쾌속정을 타고 2시간 넘게 태평양 바다를 가로질러 갔다. 처음에는 ‘야호’ 하며 즐겁게 출발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던 그런 멋진 기분이 아니었다. 마치 완충기가 전혀 없는 고물차로 깊게 패인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았다. 다들 초주검이 되어 도착한 섬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섬에 도착하자 우리를 초청한 목사님이 마을 회관으로 우리 일행을 인도했다.
피지에서는 외부 사람이 처음으로 어떤 마을에 들어가면 마을 유지들과 어른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환영식을 했다. 이 의식 이후에 자유롭게 마을에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환영의식에서 ‘카바’라는 음료를 마셔야 하는데 카바는 ‘양고나’라는 식물의 뿌리를 빻아서 만든 가루를 헝겊 안에 넣고 ‘타노아’라고 부르는 나무 그릇 안에서 물을 부어가며 만든 가루 물이다. 카바는 마취성이 강해 신경 안정제를 만드는 원료라고 했다. 코코넛으로 만든 컵으로 다른 분들은 한 잔씩 마시고, 나는 집회 강사라서 두 잔을 마셨는데, 술에 취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했다. 그래서 첫날은 성령에 취해, 카바에 취해 말씀을 전했다.
야사와 섬에는 4개의 마을이 있는데 이번 집회에는 4개 마을에 있는 감리교 목사 부부들과 교회 임원들이 참석했다. 전기도, 수도도 없는 섬마을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말씀을 순수하게 잘 받아들였다. 우리를 초청하신 목사님이 자신의 사택을 우리를 위해 숙소로 내어주셨다. 저녁 집회를 마치고 샤워장 문을 열었는데 벽이 바퀴벌레로 도배되어 있고, 화장실은 발 디딜 자리 없이 바퀴벌레로 덮여있었다. 바퀴벌레가 집에 사는지 우리가 바퀴벌레집에 사는지 헷갈리는 순간이었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선교했던 것이 정말 감사했다. 이미 경험해서 잘 지낼 수 있었다. 저녁이면 주먹만 한 별들이 은하수를 이루어 하얀 별 구름을 만들고, 일출 때는 하나님이 만드신 세계가 이토록 아름다웠던가 감탄했다. 정말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나는 아침, 오후, 저녁으로 교회에서 말씀을 전했고, 아내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신도 신지 않고 살아가는 야사와 섬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복음을 전하는 은혜를 입었다. 그때 구원받은 토무카 목사님은 난디에 있는 가족들에게 우리 교회를 소개해 주었고, 모든 가족이 복음을 들었다. 감사하게도 집이 교회와 가까워 지금은 아내와 자녀들이 교회에 나오고 있다.

마음을 열었던 이시멜리 교수
이시멜리 교수님은 의과대 교수님인데 이미 복음을 들으셨지만, 여전히 율법에 매여 있었다. 교제하면서 하나님이 율법을 주신 목적을 정확히 이해했는데, 이전에 들은 모든 말씀이 퍼즐 조각처럼 다 맞아떨어진다면서 아이처럼 기뻐하셨다. 말씀을 계속 듣기를 원해서 다음날도 와서 말씀을 들었고, 참 복음과 거짓 복음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쁜소식선교회와 자신이 다니고 있는 교회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은 성령의 은사와 역사에 대해 말씀을 나누었는데, 자신이 다니는 교회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정확히 알았다고 했다.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자신이 가르치는 의과 대학생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기를 원해 우리는 여러 계획을 함께 세웠다.
그런데 주말이 되어 가족과 자신이 출석하던 교회가 있는 수바에 갔는데,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때부터 연락을 끊어버렸다. 복음이 피지에 전파되면서 마음을 여는 교회도 있지만, 복음을 대적하는 교회들도 일어나고 있었다. 

모든 의문이 다 해결되었다는 집주인 부부
기쁜소식난디교회의 건물 주인이 중국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집주인 부부에게 말씀을 전하고 싶었다. 부부는 중국인 교회에 다니다가 헌금에 대한 불신 때문에 교회에 다니지 않고 있었다. 심 선교사님이 ‘럼’ 부부를 초청했는데 말씀을 들으러 오셨다. 일단 그분들 마음에 있는 헌금에 대한 성경에서 말하는 해석을 말씀드리고 우리 선교회에서는 어떻게 헌금을 하고 어떻게 그 물질이 쓰이는지를 하나씩 설명해 드리니 마음을 조금 여셨다.
그리고 며칠 후 식사에 초대했는데 참치회를 많이 가지고 오셨다. 함께 삼겹살을 굽고 참치회도 먹고 식사 후에는 윷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그리고 며칠 뒤 이분들이 우리를 식사에 초대하셨다.
우리가 회를 잘 먹는다고 모든 종류의 회를 준비해 놓으셨는데 랍스타 회를 시작으로 한국에선 볼 수도 없는 진귀한 회로 우리를 대접해 주셨다. 식사 후 말씀을 나누는 사간을 가졌다. 그리고 복음을 전했는데 복음을 받아들이셨다. 자신이 전부터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다 씻으셨다고 교회에서 가르치지만, 항상 죄 때문에 용서를 비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복음을 들으면서 이 모든 의문이 다 해결되었다며 기뻐하셨다.
한국에 돌아오기 전날 그분과 다시 말씀을 나누었는데, 마음에 복음이 깊이 새겨져 있어서 너무 기뻐하셨다. 이날이 아들 생일이라서 케이크를 만들면서 우리를 위해 한 개 더 만들어놓았다가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화장품세트를 선물해 주셨다.

형제 자매들과 마음이 엮이다
주로 외부 일정이 많이 잡혀있어 기쁜소식난디교회 형제 자매님들과 말씀을 충분히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매일 새벽기도 시간에 청년들에게 서툰 영어로 말씀을 나누었지만 아쉬움이 많아 수양회를 하기로 했다. 2박 3일간 수양회를 하며 온종일 말씀을 나누고 새벽에는 축구를 하고 늦은 밤에는 재미있는 게임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수양회를 하며 형제 자매들도 서로 가까워지고, 찬양팀도 생기면서 교회 분위기가 참 좋아졌다. 특히 마음이 열리니까 입이 열려 다들 간증하는데 모두 하나가 된 시간이었다. 피지를 떠나기 전날 모든 형제 자매님들이 모여 준비한 댄스와 찬송을 했다. 눈물을 흘리며 찬송하는 청년들을 보는데 나도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우리의 마음이 수양회를 통해 많이 엮여 있었다.
이외에도 제스퍼 고등학교 집회와 교목과의 교제, 경찰서장과 그의 가족을 위한 집회, 올네이션 교단 목회자 모임, 교도소 교도관을 위한 집회, 로투마 부족 집회, 수바 농업학교 집회 등을 했다. 특히 감사했던 것은 복음을 들으신 목사님들이 일요일마다 자신이 인도하는 교회에 우리를 초대해서 교인들도 함께 복음을 듣게 해 주신 것이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심 선교사님, 내 아내, 나 이렇게 세 명의 강사가 일요일 예배를 인도해야 했다.

나에게 인도자가 있음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며 
두 달간 내가 마음껏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심 선교사님 부부, 통역을 맡은 조창희 전도사가 모든 것을 준비해 주었다. 원도 한도 없이 복음을 전했다. 이렇게 즐겁게 지내던 중 한국에 계신 박옥수 목사님의 주일 말씀을 들었다. 박 목사님이 피지 전도팀을 생각하시면서 “꿈을 꾸는 것 같은 거예요.” “마음이 벅찬 거예요.”라고 하시는데 박 목사님이 나보다 더 감격하고 더 감사해하셨다.
히브리서 13장 17절 말씀이 생각이 났다.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저희는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기가 회계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히 13:17)
나에게 인도자가 있음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예수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보내심을 받은 자로 사셨다. 사도 바울은 그런 예수님을 본받았고 그런 자신의 삶을 본받으라고 했다. 피지를 떠나오면서 내 마음에도 이 마음이 생겼다. 인도자의 보내심을 받아 사는 삶은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사는 삶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된 삶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