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아이를 도로에 두고 당신은 지금 뭐 하고 있는 겁니까?”
[라이프] “아이를 도로에 두고 당신은 지금 뭐 하고 있는 겁니까?”
  • 글 | 박예은(기쁜소식덴버교회 사모)
  • 승인 2021.09.15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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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호 기쁜소식
잊지 못 할 간증

2016년에 있었던 일이다. 그해에도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공연을 했고, 덴버에서는 9월 28일에 하나님의 은혜로 공연을 마쳤다.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베트남 교회의 부엌을 빌려서 합창단과 스태프의 식사를 준비했고, 공연이 끝나고 다음 날 나는 부엌을 청소하며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한 사모님이 경찰이 나를 찾는다며 빨리 오라고 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하며 밖에 나가보니 경찰 두 명과 주민 세 명, 그리고 큰딸 소영이가 있었다.
한 경찰이 말했다. 
“아이를 도로에 두고 당신은 지금 뭐 하고 있는 겁니까?”
나는 당황하며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공연 후 청소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실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신이 아주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알겠다. 내가 당신을 도와주고 싶지만 법으로는 내가 이 표를 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내게 준 표에는 ‘아동 학대’라고 적혀 있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먹먹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당시 큰딸 소영이는 25개월이었고, 단기선교사가 소영이를 식당에서 봐주고 있었다. 그런데 한 자매님이 단기선교사에게 잠시 청소를 부탁하면서, 그 사이 소영이가  혼자 밖으로 나가서 교회 앞 차도까지 걸어갔다. 다행히도 지나가던 주민 세 명이 소영이를 발견했고, 그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내게 11월 31일에 법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나는 미국 법을 잘 몰랐기에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법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다음 날 변호사인 자매님에게 이야기하자 자매님이 “사모님!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르시죠?” 하면서 사건을 알아보더니 “사모님,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사모님이 아이를 혼자 방치하고 위험한 곳에 두었기 때문에 경찰이 아동 학대라는 죄목으로 기소했고, 주민 세 사람 모두 사모님을 엄마의 자격이 없다고 진술했어요. 미국은 아동법이 아주 엄격해서 재판을 받게 되면 사모님은 최소한 2년 동안 감옥에 가야 하고, 사모님이 감옥에 있는 동안에 소영이는 정부에서 지정한 가정에서 데리고 있게 돼요.”라고 했다. 재판이 기각될 수 없냐고 묻자 자매님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법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마음이 너무 혼란하고 어려웠다. 
‘분명히 하나님이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아름답게 하셨고, 너무 감사했는데 갑자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왜 하나님이 내게 이런 일을 허락하셨을까? 내가 뭘 잘못했지? 내게 문제가 있나?’ 
법원에 갈 날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나고, 막막했다. 
 “우리 소영이의 사건이 기각되길 바랍니다”
11월 31일, 남편과 법원에 갔다. 5분 정도 이야기했는데  남편이 검사에게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지만 검사는 크리스마스 칸타타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며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검사가 남편에게 물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소영이의 사건이 기각되길 바랍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다행히 검사가 경찰의 진술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1월 10일로 연기했다. 그날 우리는 소영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소영이를 볼 때마다 여전히 절망으로 가득했다. 

우리는 재판에 안 가도 돼
그해 12월 말에 댈러스에서 열린 겨울수양회에 참석했다. 남편이 사역자모임에 참석했는데 한국에서 오신 박옥수 목사님이 히브리서 10장 10절 말씀을 해주셨다고 했다.
“이 뜻을 좇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히 10:10)
“여러분, 우리에게 닥친 모든 문제와 어려움은 온전합니다. 우리의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다 거룩해졌다고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남편은 목사님의 말씀을 그대로 마음에 받고 내게 이야기했다.
“여보, 목사님이 우리의 모든 어려움과 문제가 온전케 되었다고 말씀하셨어. 그러면 우리 소영이 일도 온전해졌어. 이 재판은 이미 끝났어. 우리는 1월 10일 재판에 안 가도 돼. 알겠지? 그래서 수양회가 끝나면 나는 바로 올랜도로 가서 단기선교사 워크숍에 참석할 거야. 당신은 내가 올 때까지 LA 교회에 가 있어.” 
나는 “알았어.”라고 입으로는 대답했지만 100퍼센트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왜냐하면 재판에 가지 않으면 아이에게 더 큰 문제가 일어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내 마음도 점점 바뀌었다. ‘그래, 하나님의 말씀이 온전하다고 하면 온전한 거야. 이 문제도 하나님이 이미 온전케 하셨어! 하나님, 당신께 저희 딸을 맡깁니다. 당신이 아름답게 이끌어주세요!’라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일하시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세상의 법을 이기고 당신의 새 법으로 주신 큰 선물
12월 31일, 겨울수양회가 끝나고 LA 교회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 내가 운전 중에 발신자 제한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어. 평소 같으면 광고 전화라고 생각하고 받지 않았을 텐데 그때는 운전하는 게 너무 지루해서 일부러 전화를 받았어. 그가 내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안녕하세요. 저 소영이 사건 담당 검사입니다. 지난번에 제게 이 사건을 기각해달라고 했죠? 제가 기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변호사 자매님에게 말하자 처음에는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믿지 않다가 확인한 뒤에야 기각된 사실을 받아들였다. 변호사나 검사도 이 사건에 대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기각될 일이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기에 내 마음에 소망이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세상의 법을 이기고, 당신의 새 법으로 은혜라는 큰 선물을 주셨다.

내 마음에 말씀을 세워주려고
나는 말씀을 믿지 않고 살았다. 그저 소영이의 사건은 내 앞에 넘을 수 없는 커다란 산과 같이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믿음 없는 내 마음에 말씀을 세워주려고 이렇게 큰일을 허락하셨다. 그 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종이 주신 말씀이 내 마음에 세워졌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소영이는 전혀 문제없이 너무 잘 지내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이 정확히 기각되었다는 증명서도 받았다. 그리고 하나님은 내게 예쁜 두 아이를 선물로 더 주셨다. 
그 후로 나는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홍보하거나 CLF에 목회자를 초청하러 다닐 때마다 이 간증을 꼭 한다. 간증할 때마다 내 마음이 하나님 앞에 새로워지고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간증을 듣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일하심 앞에 놀라워하고 우리 행사에 마음을 연다. 이 놀라운 하나님이 지금까지 나와 함께하며 일하고 계시는 것이 감사하다. 이 간증을 통해 다시 한번 하나님께 찬양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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