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가난해도 부자요, 없어도 있는 사람
[라이프] 가난해도 부자요, 없어도 있는 사람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2.05.09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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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 _267회 | 박옥수 목사 간증

빌립이 간 길과 안드레가 간 길
예수님이 디베랴 바다 건너편으로 가시자 큰 무리가 따랐다. 예수님이 병자들에게 행하시는 표적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산에 올라 제자들과 함께 자리를 정하고 앉으셨다.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까운 때였다. 예수님이 큰 무리를 보시고 빌립에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로 먹게 하겠느냐?” 
빌립이 대답했다.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해도 200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리이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당한다. 예수님이 세상에 계실 때 누가 예수님을 찾았는가? 병든 사람, 가난한 사람, 고통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왜 예수님을 찾았는가? 자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에게는 어떤 어려운 일도 해결하실 능력이 있다. 그런데 빌립은 ‘우리는 안 돼요, 할 수 없어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똑같은 형편에서 안드레는 달랐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졌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삽나이까?”
한 아이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왔다. 빌립은 ‘그것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해’라고 생각했지만, 안드레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적어도 예수님이 일하시면 아무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신앙은 이런 것이다. 우리에게 무엇이 없을 때, 다른 데가 아닌 예수님에게 나아가면 어떤 문제든지 예수님이 해결하실 수 없는 일은 하나도 없다. 안드레는 몰려오는 사람을 보며 속에서 이런 마음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오네. 그렇지만 예수님이 계시면 문제가 안 돼. 그래, 이때 예수님이 일하셔야 돼. 부족함이 없을 때에는 예수님이 필요하지 않지. 저 많은 배고픈 사람들이 무엇을 얻으려고 예수님께 나아오는데, 예수님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이 일을 얼마든지 해결하실 수 있어.’ 

주님께 김천에 집을 달라고 기도하고, 주님을 믿었다
나는 1968년에 군대에서 제대한 뒤 고향집으로 갔다. 입대하기 전에 지냈던 장팔리교회에는 다른 사람이 와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계셨다. 아버지는 나이가 많으신데도 쉬지 않고 일하셨다. 나도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했다. 낮에는 아버지 농사일을 돕고 저녁에는 복음을 전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많으신 아버지는 농사일이 익숙해서 일을 잘하시는데, 나는 농사일이 익숙지 않아서 너무나 피곤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너무 피곤해서 눈이 곧 감겼다. 저녁에 전도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게 3개월을 보내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나와 압곡동에 있으면서 김천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집이 있어야 했다. 나에게는 돈도 집도 없지만 주님이 계셨다. 주님이 계시면 문제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주님께 김천에 집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주님을 믿었다. 군대에서 나를 도우신 예수님이 나와 같이 계셨다. 그래서 나는 가난해도 가난하지 않고, 아무것도 없어도 주님이 모든 것을 가지고 계시며 주님의 것이 모두 내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되었다. 
하루는 김천으로 가서 거할 집을 알아보려고 여기저기 다니다가, 다시 압곡동으로 가기 위해 거창 가는 버스를 탔다. 그 버스 내 옆자리에 영국인 선교사가 타고 있었다. 서툰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그분은 존 앤더슨이며, 영국에서 온 선교사라고 했다. 
“지금 어디 가십니까?”
“여행 중입니다.”
“무슨 여행이요? 전도 여행인가요?”
“아니오. 그냥 여행하고 있습니다.”
“선교사가 전도는 안 하고 여행을 다녀요? 이해가 안 됩니다.”
나중에 앤더슨 선교사님이 내게 물었다. 
“미스터 박, 오늘 당신 집에 가서 하룻밤 잘 수 있나요?”
“예, 좋습니다.”
선교사님을 산속 마을 압곡동으로 모시고 갔다. 당시 우리는 냇물을 먹고 지냈는데, 선교사님에게는 물을 끓여드려야 했는데 그냥 드렸다. 나는 괜찮았지만 선교사님은 배탈이 나서 우리 집에 4일 동안 머물러 있다가 배가 나아 떠나려고 했다. 내가 너무 미안하다고 말씀드렸다. 

하나님이 세세히 도우셔서 내 길보다 주님을 믿는 믿음이 자라갔다
앤더슨 선교사님은 떠나기 전에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스터 박, 나 당신하고 1년만 같이 지내고 싶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나는 지금까지 많은 목사, 선교사를 만나보았습니다. 그런데 당신같이 사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보았습니다. 당신 삶을 배우고 싶습니다. 꼭 1년만 같이 지내고 싶습니다.”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말했다.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당신은 본국에서 선교비가 오지만 나는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주 굶습니다. 내가 굶어도 도와주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함께 지낼 수 있습니다.” 
선교사님이 좋다고 해서, 김천에 집을 얻어서 오라고 했다. 
열흘 후 앤더슨 선교사님이 다시 압곡동으로 찾아왔다. 자신이 김천 선교를 위해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김천에 집을 살 수 있는 돈을 주셨다고 했다. 그 돈으로 집을 구해서 함께 지내자고 했다. 나는 나를 돕는 사람 없이 복음을 전했지만 하나님이 세세히 도우셨다. 집이며 생활이며, 모두 그러했다. 그런 가운데 내 길보다 주님을 믿는 믿음이 점점 자라갔다. 

믿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계산으로, 믿는 사람은 예수님의 계산으로 산다
빌립과 안드레 모두 예수님의 제자지만, 빌립은 예수님이 5천 명을 먹이실 것을 믿지 못했다. 안드레는 예수님이 그렇게 하실 줄 믿었다. 안드레는 그동안 예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고 배워, 예수님이 분명히 역사해서 5천 명을 먹이실 줄 믿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우리 보기에 어떠하든지 예수님이 분명히 살아서 일하실 것을 믿는 것이다. 나도 맨주먹으로 주님을 바라보면서 살았고, 주님은 지금까지 당신의 은혜로 나를 보호하셨다. 
똑같이 예수님의 제자지만 빌립은 예수님이 일하실 것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발을 내딛지 못한다. 안드레는 보리떡 다섯 개를 앞에 두고 ‘우린 떡만 있는 게 아니라 예수님도 계셔. 예수님이 일하시면 5천 명을 먹이는 것이 문제가 안 돼.’라고 믿었다. 
지금도 아무리 예수님을 따라다녀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계산으로 살고, 믿는 사람은 예수님의 계산으로 산다. 보리떡 다섯 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일하시니 5천 명이 먹고도 남았다.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 계신다. 그 예수님은 능치 못하신 일이 없다. 예수님이 일하시면 모든 것을 이루신다. 그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는 가난해도 부자요, 약해도 강하며, 없어도 있는 사람이 된다. 안드레는 자신의 믿음대로 예수님이 5천 명을 먹이시는 놀라운 축복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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