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캠프] Fly Again,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우크라이나 "므리야"
[월드캠프] Fly Again,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우크라이나 "므리야"
  • 김교환
  • 승인 2022.07.06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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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YF 월드캠프에 함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므리야' 댄스팀

춤으로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므리야(Mriya)" 프로젝트를 위해 같은 이름의 댄스팀을 결성한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므리야(Mriya)’는 우크라이나어로 ‘꿈’을 뜻하며, 우크라이나가 보유했던 세계 최대 화물 수송기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 비행기는 지난 2월 키이우 근처 비행장에서 러시아에 의해 파괴돼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의 프로젝트 및 댄스팀 이름인 '므리야'는, 비록 므리야 비행기는 파괴되고 갑자기 찾아온 전쟁으로 인해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져야 했으나 그 무엇도 마음 안의 꿈은 무너뜨릴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므리야 팀은 IYF월드캠프의 부속행사로 지난 6월 30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세계문화댄스페스티벌에 'Fly Again'이란 이름의 작품으로 출전해 대상의 영예를 안으며 우크라이나에 희망과 위로를 전했다. 이들은 7월 3일부터 개최된 2022 IYF 월드캠프에 참석해 공연을 선보이고, 참가자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함께하고 있다.

월드캠프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신들 스스로도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이겨내며,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므리야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Fly Again'이란 제목의 우크라이나 전통댄스를 선보이고 있는 므리야 팀

Q. 한국에 온 계기는 무엇인가요?

율리아나(16세) 저는 우크라이나의 지토미르 시에서 왔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저는 강제로 헝가리로 떠나게 됐고, 헝가리에서 므리야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돼 합류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데 여권 문제가 있어 마음이 어려웠고,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모든 것이 마음에 들고 춤추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한국에 오게 돼 매우 기쁩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소통하고, 다른 문화를 알 수 있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Q. 다른 나라 학생들이랑 만나서 어떤 점이 좋은가요?

아냐(25세) 지금 한국에서 정말 많은 외국 학생들을 만나고 있어요. 그들은 우리에게 친절하고 살갑게 다가워줘서 고마워요. 저는 그 친구들의 문화, 전통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또한 저는 세계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즐겁습니다. 독일이나 한국 사람들이 우리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너무 잘 대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친절하고 어떤 식으로든지 모든 도움을 주고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Q. 부산 관광을 한 소감은요?

나쟈(17세) 처음으로 이번에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이전에 한 번도 해외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독일을 통해 한국으로 왔고 지금 부산에 있습니다. 저는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기는 너무 아름답습니다. 오늘 관광을 했는데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한 번도 이런 바다와 전망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부산(국제)시장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기하고 낯설었지만 좋았습니다.

Q. 우크라이나인에게 전쟁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요?

글렙(19세) 저는 한국 역사에 대해 조금 알고, 약 70년 전 이곳도 전쟁 때문에 어려웠다는 걸 알고 있기에, 한국에 와서 보고 여기 있는 모든 것이 멋있고 훌륭해서 매우 놀랐습니다. 사실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쟁이 진행 중이며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전쟁을 겪으며 나라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 전쟁이 끝나면 우리 우크라이나도 한국처럼 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강한 국가를 건설할 것입니다.

Q. 우크라이나 정세가 많이 어려운데 밝은 모습으로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실제 마음은 어떤지요?

파블로(25세) 이곳에서 저희는 많이 웃고 있고 얼굴에 즐거움이 있지만 사실 마음에는 지금도 전쟁 중인 조국에 대한 고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아주 강한 나라고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저희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이 매우 강한 민족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 치우치지 않고 스스로 웃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웃음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Q. 월드캠프를 어떻게 참여하고 있나요?

파블로(25세)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제 시간에 모든 것을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박 목사님 말씀을 듣는 것은 너무 즐겁습니다. 주님을 바라면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고 주님은 우리에게 무척 은혜를 입히고 싶어하시고 끝까지 이끌어주고 싶어하신다고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지키고 싶어하는 제 모습도 봅니다. 그리고 이 마음 때문에 매번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월드캠프에서 내 삶을 이끌어줄 말씀을 얻을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발생했고,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을 피해 난민으로 독일을 비롯해 유럽 곳곳으로 흩어졌다.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약 5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유럽으로 넘어왔고, 이 중 독일에 약 5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학생들 중 IYF 유럽지부의 도움을 받아 댄스팀이 결성됐고, 이들을 한국으로 보내기 위한 후원 프로젝트 '므리야'가 진행됐다. 댄스팀의 주축이 되는 학생들은 4월 말부터 매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거리 행사를 했고, 이를 통해 므리야 댄스팀에 함께하려는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모여 팀원이 37명이 됐다.

이들이 한국에 오는 데 문제 중 하나가 여권 발급이었다. 독일의 우크라이나 영사관에서는 전쟁 이후 더이상 여권을 발급하지 않아, 여권을 받기 위해 다시 키이우로 돌아가야 했다. 댄스팀으로서 여권을 받으려면 문화부의 허가가 필요했는데, 담당자에게 므리야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극적으로 여권을 받았고, 국경수비대도 므리야 프로젝트를 듣고 꼭 한국에 가서 우크라이나를 알려달라며 국경을 통과시켜주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돈’이었다.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비행기 값만 5만 유로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거리 행사를 통해 모금활동을 시작했고, 독일에 있는 많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지지와 우크라이나 영사관의 후원, IYF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필요한 비용을 다 얻을 수 있었다.

므리야는 6월 27일 한국에 입국했고, 30일 전주에서 열리는 ‘세계문화 댄스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우승팀 자격으로 7월 3일  IYF 월드캠프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을 했다. 월드캠프 개막식에는 참석자 3500여 명을 비롯해 부산 시민 등 1만 6천여 명이 참석해 우크라이나 댄스팀의 공연에 큰 박수로 호응했다. 월드캠프에 참석 후, 므리야는 한국에 잠시 머무르다 다시 독일로 돌아가 유럽 곳곳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므리야는 “비행기 므리야는 파괴되었지만, 우리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 고국의 평화를 위해 좌절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새로운 비상飛上(Fly Again)'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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