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젠 웃고 있는 그녀가 익숙하다

2013 뉴욕 월드캠프 컬쳐 소식

2013-08-22     안우림 기자

 따스한 햇볕을 받아 반짝 빛나는 마하나임 공터의 잔디밭 위에 젊은이들이 만들어 나가는 문화의 축제, 세계문화박람회(이하 컬쳐)가 한창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자메이카 전통 댄스 celebrate, 각 전통 문화 공연이 한껏 벌어지고, 그 열기가 그대로 남은 무대 위에서 패션쇼가 펼쳐졌다.

세계 각 나라에서 나온 음악을 밟고 자원봉사자들이 무대로 나와 하나 둘씩 자신이 입은 나라의 전통 의상을 뽐낸다. 중국, 일본, 태국, 멕시코, 아프리카 등 형형 색색 아름다운 옷들이 나와 참석자들의 박수 갈채를 받는 가운데 특별한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진분홍색 인도 옷을 입고 열심히 연습한 듯한 인도 전통 댄스를 잠깐 선보이는 그녀의 이름은 니키(Nickie). 

니키를 처음 본 건 7월 20일 맨해튼 폴리 스퀘어 파크(Foley Square Park)에서 열린 제 1회 컬쳐 때였다. 이번 월드캠프의 홍보는 자원봉사자를 초청하기 위해 스케빈져 헌트나 컬쳐 등의 행사를 만들어 이루어졌다. 그 중에 패션쇼 자원봉사자로 지원한 니키는 전통복을 입고 모델을 하기 위해 행사 장소에 와 앉아 있었고, 그녀의 첫인상은 매우 차가웠다. 기쁨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무표정에, 전혀 IYF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허공만 쳐다보고 있는 그녀는 ‘우리’가 아니라 ‘손님’이었다.

이제까지 IYF를 만나는 사람들이 변하는 것을 수도 없이 봐왔고, 그것을 공식처럼 여기고 있었기에 물위에 한 방울 떠있는 기름과 같은 그녀를 지켜보고 싶었고, 지켜봐 왔다. ‘언제 IYF와 섞일까? 언제 우리의 마음을 알까?’ 신기한 건 우리가 하는 행사 행사마다 그녀가 왔다는 것 그리고 볼 때 마다 조금씩 표정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미소 그 다음엔 보조개가 들어가는 웃음, 그 다음엔 이가 보이는 활짝 웃음. 그녀가 IYF를 만나 변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나..’하는 생각과 함께 왜 처음엔 웃지 않았고 왜 우리 행사에 계속 함께하면서 웃게 되었는지 듣고 싶었다.

월드캠프까지 참석해 패션쇼에서 모델을 하있는 니키를 보고 난 그녀에게 찾아갈 수 밖에 없었다. 니키에게 평소에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해왔던 나는 이번엔 니키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길 바랬다. 조심스럽게 “니키, 왜 넌 처음에 우릴 만났을 때 웃지 않았어?” 라고 물었을 때 니키는 말했다.

“나는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어. 내 주변에는 날 속이고 상처 주는 사람밖에 없었거든. 그래서 쉽게 사람한테 마음을 열지도 못했고 웃음도 없었지.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씩 상담하러 의사를 만나러 다녔어.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돕는 일을 했는데 그 일이 끝나면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갔지. 그런데도 잘 해결되지 않았고 난 심리학과를 들어갔어. 내 자신에게 나 스스로가 상담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야.

 근데 IYF를 만나고 컬쳐를 같이 하면서 팀원들이 나를 챙겨주고 아무 목적 없이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고 정말 누구한테도 열기 힘들었던 내 마음을 열게 해줬지. 그리고 월드캠프에 와서 말씀을 들으면서 내 모습을 자꾸 보게 돼서 좋고 ‘이젠 마음을 열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 정말 이젠 웃을 수 있어. 아니 이젠 IYF와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웃지.”

그녀의 얘기를 듣는 동안 그녀에게 일어난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내가 느낀 표정의 변화는 그녀의 마음의 변화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그리고 난 그녀에게 말했다.

“난 여러 사람이 IYF를 만나고 변하는 걸 봤어. 내가 너랑 친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너에게 어떤 상처가 느껴졌고 그게 우리 IYF를 만나서 치료되는 것도 함께 느꼈기 때문이야. 넌 IYF를 만나서 마음이 밝아졌다고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넌 지금 새로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오늘 컬쳐를 보고 얼마나 기뻐했는데. 너 혼자만의 변화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기쁨을 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의 마음도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변화야.”

내 말을 듣던 니키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꽃피어 있었다. 아름다웠다. 그녀의 마음이, 그녀의 웃음이, 그녀가 함께한 IYF가, IYF를 통해 그녀에게 일하신 하나님이.

“컬쳐는 정말 좋았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자리에 공존했고, 난 그걸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공연, 패션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부스에서도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평소에 아프리카에 가고 싶었는데 이 행사를 통해서 아프리카의 물건을 직접 보기도 하고 간접적으로나마 문화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캐나다에서 왔는데 캐나다에 대한 문화도 아주 잘 소개돼 있어서 좋았다. ” 
Sunday / 캐나다

“월드캠프와 컬쳐 모두 처음 참석하는 건데 정말 좋았다. 다른 나라들의 문화를 단 한번에 느낄 수 있는 건 정말 좋은 기회다. 전세계의 문화를 느끼면서 다른 모든 일을 대하는 것에 대한 사고 또한 깊어지는 것 같았다. 특히 패션쇼를 보면서 내 고향 온두라스나 주변 나라도 기다려지고 반가웠지만, 다른 나라의 의상도 정말 예쁘고 모든 나라가 다 좋았다. 또, 젊은 학생들이 봉사로 이걸 한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들이 이런 큰 행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준비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 학생들 얼굴에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걸 보면서 나도 그 에너지를 그대로 받았다. 그 학생들 덕분에 나는 지금 행복하다.”
Luis Alas / 온두라스

컬쳐에 참석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그녀가 진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있는 변화를 경험했음을 느꼈다. 월드캠프가 끝나는 날에 니키 그리고 니키와 같이 IYF를 만나 기쁨을 되찾은 사람들이 부둥켜 안고 아쉬움이란 마지막 점을 함께 찍을 것을 확신하며 이 글을 마친다. 

사진 / 김진욱, 이대성, 서형석
글 / 미국 동부 굿뉴스코 단원 이현정, 안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