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행복을 찾아오는 음악회

2016 그라시아스 뮤직 페스티벌

2016-04-10     황유현 기자

4월 8일 금요일, 오늘은 이번 그라시아스 뮤직 페스티벌을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던 ‘찾아가는 음악회’가 있는 날이다.

‘찾아가는 음악회’란 말 그대로 각 조의 조원들이 주변에 있는 학교, 양로원, 요양원 등에 직접 찾아가서 음악 공연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아침부터 다시 한번 조별로 모여 최종 리허설을 가진 학생들은 점심식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각 장소로 가기위한 차량에 올랐다. 이날을 위해 매일 저녁마다 온 마음으로 연습해 온지라, 학생들은 출발하면서 부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어떤 공연을 하게 될까, 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야기하고 연습하는 사이에 어느새 각 공연장소에 도착했다.

이날 대부분의 팀들은 주로 몸이 아프거나 연세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요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휠체어에 앉아 몸도 마음도 힘이 없어 보이던 어르신들은, 학생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공연 하나 하나가 끝날 때 마다 서서히 그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특히 사전에 청중들을 고려해 청중들이 사랑할만한 곡만 모아서 짰던 프로그램이 그 진가를 발휘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고, 아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열심히 따라불렀다.

“공연이 너무 아름다워 계속 박수를 치고 싶었는데 힘이 없어서 박수를 칠 수가 없었다”는 한 할머니는, 공연이 끝난 후 인사하러 온 한 학생에게 계속해서 “브라보!”를 외치기도 했다.

     

“노래는 아름다웠고 합창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공연이 정말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어머니는 이제 93세가 되셨어요. 정말 오늘의 공연이 저희 어머니에게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여러분 한명 한명 모두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하나님이 여러분을 영원히 축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이 또 오실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요양원 환자의 가족.

어린 학생들까지 모두 함께 준비하며 부족한 부분이 많은 공연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음악을 들으며 정말로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관객들을 보며 오히려 공연을 한 학생들의 마음에 감사와 행복이 생겼다.분명히 이번 ‘찾아가는 음악회’는 처음에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주기 위해 시작했던 프로젝트였는데, 막상 끝나고나니 학생들은 이상하게 출발할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루종일 론(Ron) 할아버지가 생각났어요. 음악은 어느 누구에게나 쉽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편안함과 기쁨까지 가져다 줄 수 있다는게 정말 신기해요. 꼭 다시 오라고 신신당부 하셨던 론 할아버지를 생각하니, 연습할 때마다 힘이 날 것 같아요!" -마하나임 음악원 박주은 학생 (플룻)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학생들은 “기뻐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이 가장 큰 선물이었고, 함께 불러주시는 노래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에게 오늘의 공연은 ‘찾아가는 음악회’가 아닌, 도리어 행복을 ‘찾아오는 음악회’였다.

3월 30일 부터 4월 20일까지 총 22일간 뉴욕 마하나임에서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은 그라시아스 합창단, 마하나임 음악원, 그리고 한국 대전 음악 고등학교, 중학교 학생 191명이 함께한다.

 

글 ㅣ 황유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