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그림

2016-07-23     키즈마인드

영국의 유명한 화가의 작업실에 노인 한 명이 찾아왔어요. 보통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이 그림을 배우러 오는 일은 많지만,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찾아온 적은 처음이라 화가는 의아해하며 물었어요.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바쁘시겠지만 제 그림을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아, 네. 그러지요.”
화가는 노인이 탁자 위에 꺼내놓은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색감이나 구도, 기술이 평범한 그림으로, 예술적인 재능이 보이지는 않았어요. 화가가 말했어요.
“죄송합니다만 평범한 그림이군요. 취미 삼아 그리신다면 모를까, 어디 내놓을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 그림들은 어떻습니까? 어린아이가 그린 것인데요.”
화가는 노인이 두 번째로 꺼내놓은 그림들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생생한 색감, 안정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구도, 인물의 표정 등 예술적인 재능이 엿보이는 그림이었거든요.
“대단하군요. 어린아이가 이 정도 실력이라면 훌륭한 화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가르쳐볼 테니 데리고 오십시오.”
“휴, 그렇군요.”
한숨을 내쉬고 노인은 어렵게 입을 열었어요.
“이 그림들도 제가 그린 것입니다. 다만 50년 전쯤 그린 겁니다.”
“정말입니까? 그런데 이렇게 놀라운 재능을 가진 분이 왜…?”

“어렸을 때 그림을 잘 그린다고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한번은 큰 미술대회에 나갔는데 그만 탈락하는 바람에 속이 상하고 부끄러워서 그림 그리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제 인생을 마칠 때가 되어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쉽지 않군요. 그때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게 아니었는데….”  
노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탁자 위의 그림들을 챙겨 쓸쓸히 돌아갔어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재미있지도 않고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럴 때 쉽게 포기해 버리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지요.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다가 ‘더 이상 못하겠다’ ‘하기 싫다’ 하는 생각이 들 때, ‘한 번 더’를 생각하며 한계를 넘어보세요. 여러분이 만나는 일 속에서 크고 작은 한계를 뛰어넘다 보면, 누구보다도 많은 열매를 얻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