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과의 싸움에는 마음의 싸움이 먼저!

2017-11-30     김성훈 기자

필리핀에서 마약을 구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몇천 원 정도의 비용만 있으면 뒷골목에서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할 일 없고 분별력 없는 동네 청년들이 호기심에 마약을 했다가 중독으로까지 발전하는 사례가 흔하다. 집에 총기를 갖고 있는 사람도 흔한 나라라서 마약에 취한 채 총을 쏴서 사람을 죽이는 사건사고도 심심찮게 뉴스가 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선포하며, 마약을 소지하거나 복용하다가 발각될 경우 그 자리에서 사살해도 좋다는 엄명을 내렸다. 이에 필리핀 경찰은 지난 1년 반 동안 수천 명의 마약용의자를 색출하거나 사살했지만, 무고한 시민들이 누명을 쓰고 마약사범으로 처벌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현지에서 5년 이상 거주한 한 교민의 말이다. 

물론 필리핀 정부가 강경책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마약을 끊는 데 성공한 이들에게는 공공기관에 일자리를 마련해주는가 하면, 마약을 거래하거나 복용한 사실을 자수한 사람에게는 교육을 받을 기회도 제공한다. 11월 29일 오후 1시부터 타굼 시티 외곽의 주립체육단지 내 체육관에서 진행된 마인드교육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마약을 거래하거나 복용했다고 시 정부에 자수해 온 타굼 시티 시민은 약 4천 명. 하지만 예산이나 인력, 시설의 한계 등으로 인해 시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관리 중인 시민은 약 1천 명 정도라는 것이 재활프로그램 관계자의 말이다.

마약자수자 교육 참석자들의 사연과 연령대는 다양했다. 22년 넘게 마약을 거래해 온 판매상이 자신의 단골(?)인 두 청년과 참석하는가 하면,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온 미혼모, 네 살짜리 아들과 함께 참석한 부부도 있어 마약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마인드교육에는 공연팀과 행사 준비 관계자를 제외하고 1,200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했다. 마약자수자 외에 인근학교의 대학생들 역시 마인드강연 소식을 듣고 참석했다. 

교육 시작 전 안소니 델 로사리오 주지사는 “IYF가 이곳까지 와서 시민들을 위해 교육을 실시해 주어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했다. 

라이처스 스타즈의 댄스와 링컨하우스 강릉스쿨 학생들의 태권무 공연으로 행사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그라시아스 음악학교 학생들의 ‘You Raise Me Up’, ‘오블라디 오블라다’ 그리고 필리핀 국민들의 애창곡인 ‘바얀 코(Bayan Ko)’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가운데 박옥수 목사의 마인드강연이 시작되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핸들을 잡고 방향을 잡지 않으면 제멋대로 달려가 버립니다. 마음도 그냥 두면 자기 편한 대로 흘러가 버립니다. 제멋대로 달려가는 그 마음을 이겨야 하는데, 그건 결심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유혹이나 잘못된 마음을 이기려면 결심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행복할 때, 삶 속에서 기쁨과 소망이 있을 때 유혹을 이길 힘이 생깁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이 절망에 빠지고, 사랑과 희망이 사라질 때 그 마음의 힘은 약해집니다. 저는 앤디한테 늘 행복할 수 있는 마음을 만들어 주었고, 앤디는 마약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밝은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박옥수 목사의 강연은 1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더 자주 필리핀을 찾아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박옥수 목사의 말에 참석자들은 기뻐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어진 2부 시간에는 리오몬따냐가 무대에 올라 활기찬 분위기를 이어나갔고, 김기성 목사가 재소자가 된 자신의 인생을 바탕으로 마음의 세계를 강연했다.

“범죄나 마약, 도박 등 유혹이 마음에 찾아올 때 잘못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쉽게 끌려갑니다. 어린 시절, 동네 이장님께서 ‘기성이는 크게 될 놈이여!’라고 하신 한마디가 마음에 남는 바람에 저는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살인죄를 짓고 교도소에 가게 되었습니다.”

강연 말미에 김기성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는 ‘예’ 하고 ‘아니라’ 함이 되지 아니하였으니”(고후 1:19)라는 말씀으로 참석자들에게 복음을 증거했다. 
“여러분이 ‘예수님, 나는 건강이 안 좋아요’라는 마음을 계속 받아들이면 건강이 정말로 안 좋아집니다. 반대로 ‘예수님, 나는 정말 행복합니다’라는 마음에 ‘예’라고 하면 정말 행복해집니다. 그럼 여러분께 천국 가는 길을 알려드릴게요. ‘예수님, 저는 마약을 하고 죄를 지었지만, 그래도 예수님 덕분에 천국 갑니다’라고 하면 천국 가는 거예요.”
참석자들은 “와~” 하고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 강연이 끝난 뒤 김기성 목사를 찾아와 강연을 들으며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우리 마음에는 두 가지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당장 보기에는 편하고 좋은 것 같아 보이지만 날 해롭게 하는 마음과, 귀찮고 힘들지만 진정 나를 유익하게 하는 마음이 있는데요. 강연을 듣고 앞으로는 날 진정으로 유익하게 하는 마음을 따라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앨런 그레이스)

“눈에 보이는 것들은 마음에서 비롯되며, 성공한 사람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마음의 구조를, 교도소에 간 사람은 교도소에 갈 수밖에 없는 마음의 구조를 갖고 있다는 목사님들의 강연이 인상적이었습니다.”(길레르모 보를라스 주니오르)

“교육프로그램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나님과 믿음의 관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말씀을 들으며 새로운 것을 깨닫고 배우지만, 그걸 자신에게 적용하지 않으면 삶에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마이클/ 타굼 시티 마약재활교육 스태프)

추상적인 이론이나 학문이 아닌, 실질적인 사례들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마인드강연은 쉽고 재밌다. 강사가 시키는 대로 묻고 답하며 자연스럽게 웃고 즐기는 동안, 참석자들은 작은 것부터 절제하는 힘을 배워나간다. 자기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는 삶을 살다 마약의 늪에 빠진 사람들! 이날 마인드강연은 그들이 마음의 중요성을 깨닫고, 마약과의 싸움에 앞서 마음의 싸움을 시작하는 법을 처음으로 배운,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