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던 복이 아니라 저주를 받은 에서의 길
바라던 복이 아니라 저주를 받은 에서의 길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2.11.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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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설교

‘별미를 만들어 가면 아버지께서 복 주실 거야!’

     
 


창세기 27장에 에서와 야곱 이야기가 나온다. 에서는 성실하고 아버지를 잘 섬겼기 때문에 아버지가 마음에 참 기뻐하는 아들이었다. 특히 에서는 사냥을 잘했고, 이삭은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해서 에서가 사냥을 해올 때마다 그 고기를 먹고 즐거워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이삭이 에서를 불러서 말했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으니, 너는 활과 전통을 가지고 가서 사냥하여 나의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와라. 내가 먹고 네게 마음껏 축복하리라.”
에서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들에 나가서 땀을 뻘뻘 흘리며 짐승을 잡아가지고 돌아와, 열심히 요리를 해서 아버지 앞에 들고 나갔다. 에서는 요리를 들고 아버지 앞에 나가기 전까지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으니까 내가 사냥해서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 앞에 가지고 가면 아버지께서 나를 복 주실 거야!’ 하는 부분에 손톱만큼도 의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에서는 활을 쏘아 짐승을 한 마리 잡은 후 만족스러워하며 무거운 그 짐승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살진 부분을 골라서 맛있게 요리한 후, 그것을 들고 아버지 앞에 나갔다. 그때 에서의 마음은 너무 흡족했고, 기뻤다.
‘이제 곧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귀한 축복을 내가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너 오기 전에 내가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에서가 요리를 담은 그릇을 들고 흡족한 마음으로 아버지 앞에 나가서 말하기를 “아버지여, 아버지 말씀대로 했으니 일어나서 아들의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하였다. 그러자 이삭이 깜짝 놀라면서 ‘조금 전에 누가 요리를 해와서 내가 먹고 그를 축복했는데, 그가 누구냐?’고 했다.
“이삭이 심히 크게 떨며 가로되, 그런즉 사냥한 고기를 내게 가져온 자가 누구냐? 너 오기 전에 내가 다 먹고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정녕 복을 받을 것이니라.”(창 27:33)
이삭에게서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까지 에서는 자기가 아버지 앞에 나가서 복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야곱은 사냥을 못하지만 나는 사냥을 잘하지. 내가 짐승을 잡아서 그걸로 요리를 만들어 아버지께 가면 아버지가 기뻐하시면서 내게 마음껏 복을 빌어주실 거야!’
에서는 이 부분을 손톱만큼도 의심하지 않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그가 사냥한 고기로 요리를 만들어서 아버지 앞에 드렸을 때, 이삭이 깜짝 놀라면서 바로 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에서는 크게 낙심했다.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뜰 것이며
성경은 일어난 어떤 일들을 기록했지만, 하나님은 그 일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려는 것이 있다. 신앙은 야곱과 같은 신앙과 에서와 같은 신앙이 있으며, 에서와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복을 받을 줄 알고 하나님 앞에 나오지만 복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시려고 하나님은 이 이야기를 기록하신 것이다.
에서는 아버지가 하신 말씀대로 자기가 열심히 사냥해서 짐승을 잡아 그걸로 별미를 만들어서 아버지께 가지고 가면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에는 문제가 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복은 은혜로 주시지, 대가나 행위를 따라서 주시는 것이 절대로 아닌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내가 이런 선한 일을 했으니까, 이렇게 충성했으니까, 말씀에 순종했으니까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바로 에서와 같은 사람들이다.
‘아버지의 말씀대로 사냥해서 그것으로 별미를 만들어 가져가면 복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아?’
에서는 분명히 복을 받을 줄 알았지만 성경은 그와 전혀 다른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에서가 실제로 아버지 앞에 나갔을 때 그는 복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저주를 받았다. 자신에게도 복을 달라며 소리 높여 우는 에서에게 이삭은 이렇게 말했다.
“아비 이삭이 그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너의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뜰 것이며,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버리리라.’ 하였더라.”
(창 27:39~40)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뜬다’는 것은 그것과 떨어진다는 말로 복에서 멀어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에서는 칼을 믿고 생활하고, 아우를 섬길 것이라고 하였다. 에서는 아버지 앞에 나가서 복을 받을 줄 알았지만 저주를 받은 것이다.

값없이 은혜로 복을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시려고
에서는 복을 받지 못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한 번도 어떤 일의 대가로 복을 주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항상 은혜로 무엇을 주길 원하신다. 그런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다. 인간 세상에는 은혜가 없고, 무엇이든지 대가를 지불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물건을 사려고 하거나 어떤 일을 하려고 하거나, 대가를 치러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 나갈 때도 인간 앞에 나갈 때처럼 자신이 잘해서 나가면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에서는 자기가 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 충성스럽게 행해서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면 복을 받으리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은 그렇게 해서는 복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깨우쳐 주시려고 창세기 27장을 기록하셨다.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것은, 우리가 자신이 행한 어떤 일의 대가로 복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대가로 복을 주기 원하지 아니하시고 값없이 은혜로 복 주기를 원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갈 때 은혜를 입어야 한다. 그런데 에서는 은혜를 입지 않았다. 자기가 아버지의 말씀에 열심히 순종했다. 자신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서 아버지께 가져갔기 때문에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가장 못하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복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떤 일의 대가로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은 값없이, 공짜로, 은혜로 복을 주기 원하신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알지 못함으로 인해 ‘내가 열심히 기도했으니까, 내가 충성했으니까, 봉사했으니까, 헌금했으니까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나님은 이러한 마음을 기뻐하시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값없이 은혜로 복을 주신다는 사실을 우리로 깨닫게 하시려고 성경에 자기 행위와 일한 대가로 복을 받으려는 사람은 저주를 받는 이야기를 기록하셨다.
열왕기하 5장에서 나아만 장군은, 엘리사 선지자의 말대로 요단강에 일곱 번 목욕하여 문둥병이 나았을 때 감사의 대가로 엘리사에게 많은 선물을 주려고 했다. 그러나 엘리사는 그것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 문둥병이 낫는 것은 죄를 사함 받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수님이 우리 죄를 사하시고 그에 대한 어떤 대가도 받기를 원치 않으시는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자신의 죄가 사해졌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믿어주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가 행한 일을 보고 그 대가로 우리 죄를 사해주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놓을 것이 없고 연약하고 부족한 것뿐이어서…
사람들은 으레 ‘내가 열심히 했으니까, 잘했으니까, 충성했으니까, 헌금했으니까, 봉사했으니까 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하시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부끄러워서 겸비한 마음으로 그냥 은혜 입기를 원할 때 복을 주신다. 하나님은 은혜로 축복하길 원하시지 대가로 축복하길 원하지 아니하시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과 인간이 다른 점이다. 인간은 무엇을 주어야 좋아하고, 잘해줘야 좋아한다. 하나님은 그렇지 않으시다. 복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하나님 앞에 나와서 은혜로 복을 받는 것을 기뻐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갈 때는 내가 일한 것을 앞세워 그 대가를 바라보고 가서는 안 된다. 우리 대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은혜를 앞세워 하나님 앞에 나가야 한다. 하나님은 그것을 원하신다.
에서는 자기 노력과 자기가 행한 일의 대가로 복을 받으려 했기 때문에 저주를 받았다. 반대로 일한 것이 전혀 없는 야곱은 은혜로 복을 받았다. 에서와 야곱의 이야기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떻게 서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오늘도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갈 때, 내가 무엇을 잘했으니까 하나님께서 나를 기뻐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 앞에 내놓을 것이 아무것도 없고 연약하고 부족한 것뿐이어서, 하나님이 은혜로 나를 축복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가야 한다. 그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우리를 축복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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