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물새알
소년과 물새알
  • 키즈마인드
  • 승인 2013.02.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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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어머니와 한 소년이 살았습니다.

소년은 날마다 바닷가에 나가 파란 하늘, 하얀 물새,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벗 삼아 놀았습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또래 친구도 없고

이렇다 할 놀잇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안쓰러웠습니다.

 

하루는 소년이 바닷가를 따라 난 풀숲에서 작은 물새알을 발견했습니다. 

 

“와, 이게 뭐지? 물새알인가 보다.”

소년은 물새알을 집어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알록달록 예쁘게 생겼네.”

소년은 물새알을 주머니에 넣어 얼른 집으로 갔습니다.

“엄마, 엄마! 이것 좀 보세요. 예쁜 물새알이에요.”

어머니는 아들이 꺼내 보여준 물새알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물새알이구나! 이걸 어디서 났니?”

“바닷가 옆 수풀 속에 작은 둥지가 있더라고요. 거기서 주워 왔어요.”

어머니는 물새알을 요리해서 소년에게 주었습니다. 소년은 어머니가

만들어 준 물새알 요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날도 소년은 바닷가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제 소년은 파도와

놀지 않았습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그려놓은 그림을 찾는 것도

시시해졌습니다. 소년은 바닷가 풀숲을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물새알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히히, 찾았다!"

물새알을 찾은 소년은 얼른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께 드렸고,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새알을 요리해서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소년은 온종일 물새알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가 물새알을 찾으면 손뼉을 치며 기뻐했고, 하루 종일 찾아 헤매다가 하나도 찾지 못하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슬퍼했습니다. 

“에잇, 오늘은 허탕만 쳤네. 물새알 요리 먹고 싶은데…….”

 

그날도 빈손으로 기운 없이 집으로 돌아가던 소년은 우연히 옆집 할아버지네 닭장에서 암탉이 알을 낳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와, 닭이 달걀을 낳았네.”

소년은 신기한 듯 닭장 속을 들여다보며 생각했습니다.

‘달걀은 물새알보다 커서 먹을 것도 많겠다!’

‘닭이 매일 달걀을 낳을 텐데, 하나쯤은 없어져도 괜찮을 거야.’

이런 생각을 하던 소년은 옆집 달걀을 훔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가져온 물새알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 알은 꽤 크구나! 혹시 달걀 아니니?”

“그런가요……?”

소년은 얼렁뚱땅 대답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태도가 이상했지만 더 이상 얘기하지 않고 달걀을

요리해서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다음날부터 바닷가에서 소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풀숲을 헤매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외딴집 닭장 앞에서 서성였습니다.

그때부터 소년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닭이 알을 낳기를 기다렸다가 금방 낳은 따뜻한 달걀을 들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매일 싱싱한 달걀 요리를 먹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소년은 건장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청년이 된

소년은 불행하게도 소매치기가 되었습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다가

들켜서 호되게 혼이 난 적도 있었지만 도벽(습관적으로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심해져 걷잡을 수 없이 되었습니다. 끝내 이웃집에 들어가 도둑질하다가

잡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늙은 어머니가 감옥에 갇힌 아들을 찾아와 눈물을 흘렸습니다.

“얘야, 네가 어쩌다가 이런 곳에 와 있는 거냐?”

소년은, 아니 이제 청년이 된 아들은 어머니를 보자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어려서 물새알을 주워왔을 때 왜 야단치지 않으셨어요.

    그때 ‘어미 물새가 알을 찾느라 얼마나 애를 태우겠니? 어서 가져다

    놓아라. 그리고 절대로 네 것이 아닌 것에 손을 대면 안 돼!’라고

    한 마디만 하셨어도……. 으헝!”

 

아들의 원망어린 얘기에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그때 물새알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한 마디만

    했더라면……. 그때 네 마음을 한번만 꺾어주었더라면……. 흑흑흑!”

어머니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후회하였습니다. 하지만 물새알도,

소년도 제자리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은 뒤였습니다.

 

 

생각해 볼까요?

 

* 소년이 물새알을 가져왔을 때, 어머니는 왜 야단을 치지 않고 요리를 해 주었을까요?

* 소년은 왜 바닷가에 놀지 않고 닭장 앞을 서성였나요?

*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욕구(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마음)와 

  욕심(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은 어떤 것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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