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바람 타기
미루나무 바람 타기
  • 월간 기쁜소식
  • 승인 2013.03.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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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에 앉아 | 편집부

  

 

오래 전, 미국에 ‘바우디치(Bowditch)’라는 소년이 있었다. 집이 너무 가난해 어느 항구의 항해용품을 파는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그 소년은 선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점원 생활이 어린 소년에게 무척 힘들었지만, 소년은 희망을 가지고 지냈다.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는 멋진 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국을 오가는 어느 무역선의 선장이었다.
하루는 바우디치가 실수를 해서 주인에게 야단을 맞아 가게 밖에서 울고 있는데, 마침 가게를 찾아온 선장이 소년을 보고 말을 걸었다.
“얘야, 네 희망이 선장이 되는 것이라고 했지?”
“예, 선장님….”
“그렇다면 너는 ‘미루나무 바람 타기’라는 말을 아니?”
“미루나무 바람 타기요?”
당시 미국과 영국의 무역에 사용되던 배는 바람의 힘으로 가는 범선이 전부였다. 항해는 보통 2~3개월이 걸렸는데, 무역풍을 이용해서 시간과 경비를 줄였다. 범선은 아주 가벼운 미풍이든 역풍이든 바람을 만나면 앞으로 나갈 수 있지만, 어쩌다 대양 한가운데서 무풍지대를 만나면 꼼짝할 수 없었다.
무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을 약속 기간 내에 상대에게 전해주는 것이므로, 무역선의 선장은 배의 속력을 높이기 위해 물과 식량을 항해 기간에 꼭 필요한 만큼만 배에 실었다. 만약 항해 기간이 예정보다 많이 길어지면 물과 식량이 떨어져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배가 무풍지대에 들어서면 요리사를 제외한 모든 선원이 보트에 타고 줄로 범선을 보트에 묶은 후 노를 저었다. 요리사가 만들어주는 주먹밥을 먹어가며 화물이 가득 실린 배를 밤낮 없이 바람이 부는 곳까지 끌고 가는 것이다. 그것은 몹시 고된 작업이었다.
마침내 배가 무풍지대에서 벗어나 바람을 만나면 선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미루나무 바람 탄다!”고 했다. 배를 끄는 보트와 노가 재질이 가벼운 미루나무로 만들어진 까닭이었다.

선장은 소년에게 미루나무 바람 타기에 대해 설명한 뒤 말했다.
“얘야, 조금만 참고 견디렴. 미루나무로 바람이 있는 곳까지 가지 못한다면 너는 좋은 선장이 될 수 없단다.”
소년은 선장의 이야기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이후 소년은 가게에서 일하며 흥미를 느끼던 수학을 독학했고, 자라서 유명한 선장이 되었으며, 별자리를 보지 않고 수식좌표 계산만으로 항해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학교에 2년 다닌 것이 학력의 전부였지만 후에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스도인은 인생 여정에서 고난의 언덕을 만나고, 그것을 넘어 축복의 세계를 만난다. 고난의 언덕 앞에서 그 너머에 있는 축복의 세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낙망하여 주저앉고 말지만, 믿음의 눈으로 축복의 세계를 보는 사람은 소망을 가지고 그 언덕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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