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나움 Kfar Nakhum
가버나움 Kfar Nakhum
  • 관리자
  • 승인 2013.03.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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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

 

 

 2,000년 전 가버나움에서는…
가버나움은 ‘옛 나훔 선지자가 살았던 곳’이라고 해서 ‘가버나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예수님 당시 갈릴리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활하던 유대의 어부들은 가버나움에 선착장을 만들고 그곳을 중심으로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선착장 부근에 어시장이 열리면, 어부들은 생선을 벌여놓고 사람들은 싱싱한 생선을 사기 위해 몰려들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말씀을 전하시던 예수님은 그곳으로 가 배를 육지에서 조금 띄워놓은 후 배 위에서 말씀을 전하시곤 했다. 어쩌면 갈릴리의 이 선착장에서 예수님이 베드로를 만나셨을 것이다.
유대인들이 사는 마을에는 어디에나 회당이 있었는데, 가버나움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수님 당시에 갈릴리 지역에서 가장 큰 회당이 바로 가버나움에 있었다. 베드로도 가버나움에 살았고, 그의 장모는 회당 바로 앞 동네에서 살았다. 가버나움에는 아직도 회당 터와 베드로 일가가 살았던 곳으로 여겨지는 집터들이 남아 있다.

회개치 않은 가버나움
예수님은 시골 마을 나사렛에서 갈릴리의 가버나움으로 오셔서 일년간 지내시며 복음을 전하셨다. 베드로가 물고기 입에서 성전세 한 세겔을 얻은 이야기(마 17:24~), 회당에서 귀신 들린 자가 온전해진 이야기(눅 4:31~), 시몬의 장모에게서 열병이 떠난 이야기(눅 4:38~), 제자들 사이에 누가 크냐는 변론이 일어난 이야기(막 9:33~) 등 많은 일들이 가버나움에서 일어났다.
예수님은 가버나움에서 아주 많은 일을 행하셨다. 그 가운데 특별히 두 가지 일이 마음에 떠오른다. 하나는, 중풍병자를 예수님께로 메고 간 네 명의 친구가 예수님이 계시던 집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 들어갈 수 없자 지붕을 뜯어내고 침상째로 중풍병자를 예수님 앞에 달아내린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가버나움이 회개치 않는 것을 인하여 예수님이 책망하신 이야기다. 중풍병자의 친구들이 예수님이 계신 곳의 지붕을 뚫고 중풍병자를 침상채 달아내렸을 때 예수님은 병자에게 “소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고 말씀하셨다. 반대로 가버나움을 향하여는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 음부에까지 낮아지리라.” 하며 책망하셨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가버나움에 이렇게 많은 은혜가 임했는데, 왜 주님은 가버나움이 회개치 않았다고 말씀하셨을까?’ 그 이유를 가버나움의 옛 회당 터에 와서 생각할 수 있었다.

화려하고 값비싼 돌들로 새 회당을 지어
예수님은 가시는 곳마다 당신이 우리 죄를 담당하심을 가르치셨다. 그런데 가버나움의 종교 지도자들은 ‘하나님 한 분 외에 누가 능히 죄를 사하겠는가? 참람하도다!’ 하며 예수님이 증거하시는 죄 사함의 복음을 중심에서부터 반박하며 대적했다. 그들은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가 아니며, 결코 우리 죄를 담당하여 사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회당에 서서 많은 유대인들을 불신과 멸망으로 이끌었다. 지금 가버나움에 있는 옛 회당 터가 그러한 그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사진에 나오는 회당의 석조 건축물들은 예수님이 세상을 떠나신 후 30여 년이 지나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이 예루살렘에서 크고 화려한 돌들을 옮겨와 같은 회당 자리에다 재건축한 것이다. 옅은 누런 색의 큰 돌들은 예수님 시대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이고, 밑에 보이는 검은 색의 작은 돌로 쌓여진 부분은 예수님 시대에 있었던 회당의 돌들이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가버나움에는 두 부류의 모임이 있었다. 하나는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따르던 그리스도인의 모임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죄 사함을 부인하며 그리스도인을 대적하고 핍박했던 유대 종교인들의 모임이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예수님을 부정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화려하고 값비싼 돌들을 가져다가 옛 회당을 헐고 그 위에 새 회당을 지어 유대교의 교리를 더욱 굳게 세우려고 했다. 그것은 복음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그들만의 표현 방식이었다. 예수님이 계시던 때부터 복음을 배척했던 가버나움의 그러한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은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 음부에까지 낮아지리라.”(눅 10:15)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등진 가버나움
예수님은 빛으로 오셔서 가버나움을 비추셨다. 그런데도 여전히 어둠으로, 죄인으로 살아가는 종교인들을 보며 예수님은 가슴 아파하셨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어둠 속에서 죄인으로 살며 복음을 대적하고 있는가? 가버나움은, 주님의 수많은 말씀과 역사를 듣고 보고서도 회개치 않는 이 시대의 거듭나지 못한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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