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막, 그가 나를 인도하시는도다
제4막, 그가 나를 인도하시는도다
  • 김양미
  • 승인 2013.04.12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리스천 라이프

 


마지막 공연


2011년 겨울이 찾아오고,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전국 순회공연이 시작되었다. 강성채 형제에게는 마지막 공연이었다. 그 공연이 끝나면 합창단을 떠나 사업을 하면서 물질로 복음의 일을 뒷받침하기로 마음먹었고, 합창단 단장과도 이야기를 마친 상태였다. 마지막 공연, 소중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시간들이었다.
“어느 도시를 방문하든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박옥수 목사님이 합창단을 찾아오셔서 30분씩 말씀을 전해주셨어요. 첫날은 목사님이 어떤 형제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 형제가 목회를 하다가 그만두고 합창단원으로 활동했는데, 합창단을 그만두면서 다시 목회를 할 생각을 않고 사업을 하려고 한다는 거예요.”
강성채 형제가 가만히 들어보니 자신을 두고 하는 이야기였다.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박 목사님은 정말 내가 다시 목회를 하기를 원하시는가?’ 목회를 그만둔 지 10년이 흘렀고, 복음을 전해보지 않은 지도 너무 오래되어서 복음 전하는 것도 다 잊어버린 그였다. 그런 사람을 향해서 다시 목회자의 길을 걷지 않는다고 둘러서 나무라는 박옥수 목사의 말이 그로서는 너무나 의외였다. 더욱이 그의 아내는 그가 그라시아스 합창단에서 활동했던 10년 동안 집에서 아무것도 않고 지내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들 부부가 다시 목회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을 그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나님이 교제해주시는 것처럼 세밀하게
그 해 겨울 칸타타 공연 기간 동안 박옥수 목사가 합창단을 찾아와서 전해준 말씀들은 강성채 형제의 마음을 계속해서 두드렸다.
“강릉에서 공연할 때는 목사님이 번제단에 대해 말씀을 들려주셨어요. 조각목으로 번제단의 모양을 만든 후 그것을 놋으로 싸라는 이야기요. 여러 번 들었던 말씀이지만 그날은 새롭게 들렸어요. 목사님은 ‘조각목은 흠모할 것이 없는 예수님을, 놋은 심판을 의미하고, 우리의 모든 죄가 예수님에 의해서 심판을 받았다’고 하시며 ‘내가 나를 보면 꺼려지는 것이 있지만 모든 심판이 예수님 안에서 끝나 우리가 이미 완전해졌기에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는다’고 하셨어요.”
우리를 완전하게 만들 조건들이 이미 예수님 안에서 완벽히 이루어졌다는 말씀. 그 말씀은 강 형제의 마음에 ‘나를 섬길 조건을 더 이상 네 안에서 찾지 말고 예수 안에서 완전해진 너를 보고 나에게 나오라’는 하나님의 외침으로 들렸다.
“여수에서는 목사님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베드로에 대해서 들려주셨어요. 베드로는 예수님을 부인한 후, 자기는 더 이상 사도가 아니라며 물고기를 잡으러 갈릴리 호수로 가서 그물을 던지고 있었어요.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고, 베드로는 대답을 못 하고 세 번을 ‘주께서 아시나이다’고 하잖아요. 목사님은 ‘그때 베드로는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분과 함께라면 내가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거예요’ 하시며 당신의 간증을 들려주셨어요. 주님이 모든 것을 채워주셨기에 복음의 일을 하는 동안 돈이 없어서 어떤 일을 할 수 없었던 적이 없었다고요.”
강성채 형제는 베드로를 찾아가신 예수님처럼 자신에게도 찾아오신 예수님이 생각되었다.
“창원 공연 때에는 아도니야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도니야는 백성들이 다 자신을 왕으로 삼으려 한다고 생각해서 그 생각을 따라갔고, 그 결과 비참한 최후를 맞았잖아요.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예루살렘을 떠나서 여리고로 내려가던 어떤 사람도 그랬고요. 그의 계획에는 강도를 만날 일이 없었지만 강도를 만나서 죽을 만큼 맞고 모든 것을 빼앗기고 버려졌잖아요.”
예수님께 인생을 맡기지 않으면 이처럼 자기 계획에 없던, 자신이 원치 않는 인생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강 형제에게 경고의 소리로 들렸다.
“고양 공연 때에는 보배를 질그릇에 담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목사님은 ‘사도 바울이 귀한 하나님의 종이었던 것은 그 마음에 복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고 하며, 하나님이 우리를 귀하게 보시는 것은 우리 마음에 보배인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우리 마음에서 그 보배를 빼버리면 우리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질그릇에 불과하다는 거지요.”
박옥수 목사가 전한 말씀 가운데 강 형제의 마음에 깊이 남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나님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사람을 통해서 일하고 싶어하십니다. 하나님은 이 땅을 두루 살피며 누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지를 보십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말씀을 믿는 것을 보시면 어김없이 그를 통해 역사하십니다.”
칸타타 공연 기간 동안에 들은 말씀들이 한 마디 한 마디 하나님이 그에게 교제해주시는 것처럼 세밀하게 들렸다.


10대 뉴스에 들지 않은 다른 일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공연이 다 끝나고, 2011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 예배’ 때였다. 한 해 동안 기쁜소식선교회 내에 있었던 수많은 복음의 역사들 가운데 전국 교회 형제 자매들이 선택한 ‘10대 뉴스’가 소개되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박옥수 목사는 자신이 2011년에 가장 행복했던 일로 10대 뉴스에 들지 않은 다른 일을 꼽았다. 그것은 복음 전하는 직분을 버리고 떠났던 전도자들이 다시 돌아온 일이었다. 박옥수 목사가 한 이야기는 강성채 형제로 하여금 다시 깊이 생각하게 하였다. 칸타타 기간에 두 번이나 들었던 이야기를 다시 들으면서, 자신에게도 돌아오라고 간절히 손짓하는 것 같았다.
그 후 그는 마태복음 21장에 나오는 ‘포도원 농부들의 이야기’ 설교를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믿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농부들은 비참하게 살던 자신들에게 포도원을 세로 준 주인에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결국 주인의 아들을 죽이는 쪽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인간의 마음에는 누구에게나 하나님을 거스르고 대적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원함과 상관없이 결국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곳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은 악할 뿐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 형제는 자신을 믿고 있는 마음이 보였다. 그리고 현재는 하나님을 대적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거스르고 대적하는 자가 될 수밖에 없는 자신이 보였다.


너, 미쳤어?!!
하나님의 종은 돌아오라고 간곡히 손짓하고, 더 이상 자신을 믿을 수는 없고, 강 형제는 심한 갈등에 사로잡혔다. 칸타타 공연 기간에 들었던 말씀들이 마음에서 살아 움직여 힘들게 만들었다.
“형편을 보면 도저히 목회를 못 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나를 부르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내가 다른 무슨 일을 해도 망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는 자신의 마음을 박옥수 목사에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겨울 수양회가 진행되고 있던 대덕 수양관으로 올라가, 박옥수 목사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목사님, 칸타타 공연 기간에 들었던 말씀들이 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면 목사님의 인도를 받겠습니다.”

박옥수 목사는 기뻐하면서 그가 마음을 꺾고 돌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워했다. 그리고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하며, 집에 돌아가 있으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목사님을 만나고 나오면서 즉시로 ‘너, 미쳤어?!!’ 하는 마음이 올라왔어요. 과거에 10년이나 목회를 했지만 실패했던 기억, 거기에다 형편없는 현재의 상황이 크게 보이면서 마음에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어요.”
강성채 형제는 곧 전주로 내려가서 당시 기쁜소식전주교회의 담임목사였던 이헌목 목사를 찾아가 박옥수 목사를 만난 이야기를 하고, “정말 죄송하지만, 저는 도저히 목회를 할 수 없으니 목사님이 저 대신 박옥수 목사님께 제 마음을 말씀드려 주십시오.” 하고 부탁했다. 그러고는 다시 목회하는 일에 대해서 다 잊어버렸다.

 


내가 정말 하나님 앞에 소제로 드려진 적이 있었나?
어느 날 새벽, 강성채 형제는 인터넷으로 기쁜소식강남교회의 주일 예배 설교 말씀을 듣고 있었다. 소제에 관한 말씀이었다.
“박 목사님이 설교 중에 ‘소제로 드려지는 곡식은 껍질이 벗겨지고 고운 가루가 되어서 하나님께 드려집니다. 그렇게 소제로 드려진 곡식을 다시 땅에 심으면 싹이 나오겠습니까?’ 하고 물으셨어요. 그 물음이 제 마음에 굉장히 크게 부딪혀 왔어요. 제가 젊은 날 복음을 위해 살겠다고 선교학교에 갔고, 전도자로 살았고, 그라시아스 합창단에서도 복음을 위해 산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내가 정말 하나님 앞에 소제로 드려진 적이 있었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는 지난 날들을 찬찬히 되돌아보았다. ‘내가 소제로 드려졌다면 껍질이 벗겨지고 고운 가루가 되었을 테고, 그렇다면 나라는 사람이 끝난 것인데, 그런 나에게서 어떻게 다시 싹이 날 수 있겠는가?’ 생각해보니, 자기 생각을 좇아 산 그는 하나님 앞에 드려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사역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소제로 드려지지 않은 그를 받지 않으셨다고 여겨졌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당시에도 하나님이 그를 부르시는데 ‘나는 안 된다’고 하며 여전히 자신의 마음을 고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유다의 장자 엘은 하나님 앞에서 악해 죽임을 당했어요. 그가 다말과 결혼했지만 그의 마음에는 그리스도의 족보를 잇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칸타타 순회공연 중에 들었던 이 말씀이 기억났어요. 저도 복음의 일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이렇게 망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는 즉시 박옥수 목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목사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이제 목사님의 인도를 받겠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함께하실 줄 믿습니다.”
그때가 새벽 6시였는데, 아침 8시 30분 경에 박옥수 목사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목사는 그에게 빨리 서울로 올라오라고, 와서 같이 교제하자고 했다.


다시 연수원으로
이틀 후, 강성채 형제는 아내와 함께 서울로 올라갔다.
“목사님이 제 아내를 보고 굉장히 기뻐하면서 얼굴이 밝아졌다고 하고 행복해 보인다고 하셨어요. 깜짝 놀랐어요. 저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목사님은 믿음의 눈으로 아내를 보고 그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날 강 형제 부부는 일정이 빡빡한 박옥수 목사와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면서 차 안에서 교제도 나누고 기도도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낸 후, 박 목사는 강 형제 부부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차에서 내려주면서 빨리 짐을 정리해서 연수원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며칠 후, 강 형제 부부는 짐을 싸서 기쁜소식강남교회에 있는 연수원으로 들어갔다.
“연수원에 있는 동안 박 목사님이 우리 부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어요. 특별히 제 아내를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연수원에 들어간 첫 주에 강 형제는 박옥수 목사가 전한 사도행전 3장에 나오는 베드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에 믿음이 생겼다.
“베드로가 성전 미문에 앉아 있던 앉은뱅이를 일으켰는데, 그처럼 능력 있던 베드로가 불과 50일 전에 자신은 사도가 아니라면서 갈릴리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나도 여기서 변화를 받는데 50일이면 충분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만 믿네.”
얼마 후, 연수원에서 훈련받는 사역자들이 박옥수 목사와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돌아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에 강성채 형제는 궁금한 게 있다며 박옥수 목사에게 말했다.
“목사님, 연수원에 들어와서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은 1998년 제가 목사님 옆 서대전교회에서 사역할 때 마음에서 크게 한번 깨달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 못 되어 제 마음에 변화가 없는 것을 보고 실망하여 더 이상 그 이야기를 못 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깨달으면 신령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실망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에 박옥수 목사가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는 마음에 큰 충격을 받는 이야기를 듣는다.
“신령해지는 것이 맞아. 자네가 진실로 그 사실을 믿으면 죽어버린 육신에서 올라오는 생각을 더 이상 믿지 않아. 우리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만 믿네.”
그는 박옥수 목사가 늘 “나는 나를 안 믿네.” 하고 말했던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형편들을 믿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만을 믿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던 것이다.
“저는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 사실이 내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모르고 살았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저는 다만 ‘나’라는 인간이 너무 싫어서, 그 싫은 내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이 그냥 좋았던 거예요. 그래서 그 뒤로도 여전히 내 속에서 올라오는 생각에 반응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박 목사님은 그 말씀을 믿음으로 삶 속에서 더 이상 자신의 생각을 믿지 않고 말씀만을 믿고 사는 축복을 누리고 계셨던 거예요.”
강성채 형제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새로운 영의 세계를 열어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말씀만을 믿는 세계로 그의 마음을 인도해주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안 되어 그는 기쁜소식영양교회의 전도사로 파송을 받았다. 연수원에 들어간 지 정확히 48일째였다. (5월호에 마지막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