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고 정글 마을 '푸투'로
비행기를 타고 정글 마을 '푸투'로
  • 손운석
  • 승인 2013.06.15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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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살면서...

국어사전에 ‘우연히’는 ‘어떤 일이 뜻하지 않게 묘하게’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내가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우연히 이뤄지는 것을 본다.
2012년 월드캠프를 준비하면서, 후원을 받으려고 단기선교사들이 회사들을 찾아다녔지만 도와주겠다는 곳이 없었다. 그날도 형제들이 후원사를 찾기 위해 시내로 가는 차를 얻어 타려고 했다. 라이베리아에는 대중교통 수단이 많지 않아 택시를 잡는 것보다 지나가는 차를 잡아 타는 것이 더 쉽다. 그날은 많은 차들이 그냥 지나간 후에야 한 고급 자동차가 형제들 앞에 섰다. 형제들은 기쁜 마음으로 올라타 운전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는 피부색이 다른 젊은이들이 왜 라이베리아에 왔는지 관심이 많았다. 형제들이 자연스럽게 IYF와 월드캠프를 소개하며 캠프 후원사를 찾기 위해 시내로 가는 중이라고 말해 주었다. 자신을 ‘푸투 마이닝(Putu Mining)’ 회사의 사장 운전기사라고 소개한 그는 푸투 마이닝은 큰 회사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니 사장님을 만나게 도와주겠다고 했다. 푸투 마이닝은 ‘푸투’라는 지역에서 철광석과 금과 다이아몬드 등을 캐는 회사로, 본사는 러시아에 있다.
그날 오후, ‘사장님이 회사에 계시니 빨리 오라’는 운전기사의 연락을 받고 형제들이 부리나케 갔지만, 형제들이 도착했을 때 사장님 차가 이미 회사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갑자기 차를 세웠다. 사장님에게 ‘당신을 꼭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한 것이다. 사장님은 형제들에게 자신이 아주 바쁘기에 다음날 아침 8시에 찾아오면 10분 정도 만나주겠다고 했다.
사장님과의 만남 전, 우리는 문화공연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먼저 바이올린 연주를 들려줄 계획을 세웠다. 연주를 맡은 자매가 곡을 결정하지 못하기에 그냥 가장 잘 연주하는 곡으로 정하라고 했다. 다음 날, 사장님을 만난 자리에서 자매가 먼저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연주를 들으면서 사장님이 무척 기뻐했다. 그리고 연주를 마치자 그 음악이 어느 나라 음악이냐고 물었다. 우리 중 아는 사람이 없고, 연주한 자매도 “어느 나라 음악인지는 모르고 헨델의 <개선의 합창>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장님이 헨델은 독일 사람이며, 자신도 독일 사람이라고 했다. 사장님의 마음이 열려 이야기가 잘 진행되었고, 사장님은 캠프를 위해 1,500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정말 감사했다. 그뿐 아니라 푸투 지역의 학생 14명이 캠프에 참석할 수 있도록 후원해주었다. 그 학생들은 캠프 기간에 마음에 변화를 입고 기뻐하며 우리와 헤어지는 걸 아쉬워하면서 돌아갔다.
캠프가 끝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기 위해 사장님을 찾아갔을 때 사장님은 오히려 우리에게 고마워했다. “우리가 푸투 지역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캠프에 참석해서 변한 학생들을 보았습니다.” 하며 우리에게 푸투 지역에서도 봉사활동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푸투 지역은 깊은 정글에 있어서 길이 좋지 않아 차로 24시간 이상이 걸리기에 쉽지는 않겠다고 하자, 사장님이 웃으면서 “우리 회사에 전용기가 있는데, 일주일에 두 번씩 운항하니 그 비행기를 이용하면 됩니다.” 하였다. 그 후로 단기선교사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전용기를 타고 푸투에 가서 일주일 동안 아카데미를 열어 봉사하며 그곳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우리가 가려고 했다면 무척 어려운 길인데, 하나님이 가게 하시니 너무 쉽게 가서 그 지역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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