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이 되어 돌아온 비렁뱅이 한신
장군이 되어 돌아온 비렁뱅이 한신
  • 그림/이희영
  • 승인 2013.10.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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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2,400년 전, 중국에 한신이라는 청년이 살았어요. 한신은 어딜 가든 칼 한 자루와 병법책(군사를 지휘하여 전쟁하는 방법을 담은 책)을 갖고 다니며 틈틈이 무예와 학문을 닦았어요.
“나는 언젠가는 훌륭한 장군이 될 거야!”
 
한신은 늘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어요. 한신은 워낙 가난해서 빌어먹으며 살아가는 처지였거든요. 어느 날, 강가에서 낚시질을 하던 한신은 배가 고팠어요. ‘어디 먹을 게 없나?’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빨래를 하고 있는 한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어요.
“할머니, 제가 배가 너무 고파서 그러는데 먹을 것 좀 주십시오.”
할머니는 혀를 차며 먹다 남은 찬밥을 건네주었어요. 한신은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말했어요.
“고맙습니다. 훗날 성공해서 이 은혜를 꼭 갚겠습니다.”
“시끄럽다! 허우대가 멀쩡한 놈이 밥벌이 하나 못 하는 게 불쌍해서 준 건데, 무슨 보답을 바란단 말이냐.”
할머니의 호통에 낯이 뜨뜻해진 한신은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어요. 그 일이
퍼지고 퍼져 한신에게는 ‘비렁뱅이’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또 한 번은 한신이 시장을 지나가는데 동네 불량배들이 시비를 걸었어요.
“네놈이 장군이 되겠다고 떠들고 다니는 놈이냐?”
“그렇소.”
“빌어먹고 다니는 주제에, 장군은 무슨. 네가 차고 다니는 칼도 장난감 칼 아니냐?”
“이건 분명 진짜 칼이요.”
“그렇다면 그 칼로 나를 베어보아라. 못 하겠거든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든가.”
불량배들 중 하나가 거드름을 피며 나섰어요. 참을성이 강한 한신이었지만 불량배들의 행동에 화를 참을 수 없었어요. 칼자루를 쥐고 ‘이놈들을 단칼에 베어버릴까?’ 하는 순간, 생각 하나가 한신의 머릿속을 스쳐갔어요.
‘아냐. 지금 화가 난다고 사람을 쳤다가는 나는 죄인이 되고 말아. 그러면 내 꿈을 이룰 수 없어. 내일을 위해 지금의 모욕을 참자.’
한신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불량배 가랑이 사이로 기어갔어요.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한신은 비렁뱅이에 겁쟁이’라며 배꼽을 쥐고 웃었지요.
 
세월이 흘러 한신은 여러 전쟁에 나가 공을 세워 큰 군대를 이끄는 장군이 되었고, 고향인 초나라의 제왕이 되어 돌아왔어요. 한신은 지난 날 자신에게 도움을 베푼 사람들을 불러 큰 상을 내렸어요. 또한 자신에게 수모를 안긴 불량배를 치안담당 벼슬에 앉혀 덕망이 높은 왕으로 칭송받았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따라 행동하지 않아요. 때로는 꿈을 위해 창피와 수모를 무릅쓰기도 하고 고난도 참고 견디지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신 장군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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