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그려주신 꿈의 환율 그래프
하나님이 그려주신 꿈의 환율 그래프
  • 박익규 (기쁜소식동서울교회)
  • 승인 2013.10.15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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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내리리이다

8억도 아닌 815억이라니…!

 
환차 손실 815억 원. 우리 팀 차장이 지난 7월 5일 내게 가지고 온 연말까지의 외환관리 전망치를 보는 순간 나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하는 불안한 생각과 극도의 절망감으로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팀장님, 저는 지금 죽고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회사를 뛰쳐나가고 싶습니다. 우울증까지 와서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팀에서 하는 여러 가지 일들 중 외환관리 업무가 있는데, 차장 1명과 직원 1명이 외환 딜러 역할을 하고 있다. 워낙 전문가들이라 내가 크게 신경을 안 써도 잘해 왔었고 매년 약 100억 원의 환차익을 실현시킨 베테랑들이었는데, 그날 담당 차장이 내게 보여준 한 장의 종이는 나를 깊은 절망 속으로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연말까지 당시의 환율 흐름(1,140원대/달러)이 지속된다면 815억 원의 환차손실이 발생하고, 하반기 전망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볼 때 부정적인 요인 즉, 환율상승 요인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국내외 유수의 외환 전문기관들의 분석이었고, 차장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앞으로 회사에 끼칠 손실을 생각하니 두렵고 죽고 싶은 심경이라고 했던 것이다. ‘8억도 아닌 815억이라니…!’ 예상 손실 금액의 크기와 그 이후의 상황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나는 오늘 담당 차장이 준 종이를 하나님 앞에 펴놓고 기도할 겁니다.”
사내에서도 실력자로 정평이 나 있고,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는 실력파 여(女) 차장이 어떻게 했길래 그렇게 되었는지 알아보니, 원인은 ‘머피의 법칙’이었다. 다시 말해, 딜링을 하면서 계속 좋지 않은 흐름을 탔던 것이다. 전문가라 하더라도 신이 아닌 이상 환율의 흐름을 정확히 볼 수 없는 인간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담당 차장을 잠시 자리로 돌아가게 한 후 하나님 앞에 짧게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다시 불러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로교회에 다닌다는 담당 차장과 성경을 놓고 대화를 한 적은 없었다. 업무 중 성경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눈치가 보여 쉽지 않았지만, 그날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담당 차장에게 ‘지금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큰 어려움을 만났지만 아무 염려도 걱정도 하지 말라’고 했다. 빌립보서 4장 6~7절의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라는 말씀을 보여주면서,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고, 이번 일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는 것이니, 걱정 말고 평소 하던 대로 일하라’고 했다. 크게 질책을 들을 것으로 생각했다가 내가 하는 말에 놀라서 의아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는 차장에게 다시 마가복음 11장 말씀을 해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막 11:24)
“나는 오늘 이 종이를 하나님 앞에 펴놓고 기도할 겁니다. 나는 믿음이 없지만 우리 교회에서 배운 대로 믿음의 사람들을 따라 같은 방법으로 기도할 거예요. 그리고 성경에서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고 했어요. 우리 선교회의 어느 목사님이 하신 ‘말씀의 능력’에 대한 설교를 들은 적이 있어요. 어머니가 아들에게 밥상을 다 차려놓고 ‘밥 먹어라’ 하시지, 밥상을 차려놓지도 않고 밥 먹으라고 하시지는 않잖아요? 사람의 말도 이러한데, 하물며 하나님의 말씀은 어떠하겠어요? 우리가 성경 말씀을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말씀들을 업신여기고 말씀의 능력을 모르고 살지만, 기록된 성경 말씀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하신 말씀이 아니겠어요? 룻기 3장에 보면 ‘내 딸아, 이 사건이 어떻게 되는 것을 알기까지 가만히 앉아 있으라. 그 사람이 오늘날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라고 기록되어 있어요. 룻을 위해 일을 성취한 보아스는 예수님의 그림자인데, 조급해 하지 말고 평소대로 일하면서 이번 일에 대해서 예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지켜봅시다. 우리가 할 일은 그것뿐이에요.”
그러고는 야고보서와 히브리서에 기록된 ‘믿음’과 ‘행함’에 대한 이야기를 아브라함의 예를 들어 하고, 믿음을 가져보자고 이야기했다. 한참 이야기를 듣던 담당 차장은 깜짝 놀라면서 ‘오랫동안 장로교회를 다니고 많은 목사님들의 말씀을 들었지만 팀장님이 지금 하신 말씀은 처음 듣는 말씀이다’라고 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30여 분 동안 우리는 815억 원의 환차손 문제를 잊고 하나님의 말씀 속에 푹 젖어 있었다. 하나님 앞에 정말 감사했다.
그날 저녁, 나는 집에 돌아와서 열왕기하 19장에서 히스기야 왕이 한 것처럼 종이를 펴놓고 하나님 앞에 기도를 드렸다. 무엇보다 이번 일로 한 사람이 구원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과연 꿈의 환율인 1,080원대는 올 것인가?
우리 팀이 딜링했던 때의 달러 환율은 1,088원이었고, 문제를 보고받았던 때의 환율은 1,142원이었다. 무려 54원이 상승했고, 계산해 보니 달러 당 1원이 오르면 12억 원의 손해가 예상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상황이 그러다 보니 담당 차장은 엄청난 압박감에 하루하루를 보내다 결국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내게 보고한 것이었다.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는 환율은 1,080원대였다. 하지만 국내외 유수의 금융 전문기관에서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기에, 만약 환율이 1,200원 선까지 올라가면 그야말로 엄청난 손실을 회사에 가져오게 될 것이 너무나 분명했다.

 
금요일에 상황을 보고받고, 다음 주 월요일인 7월 8일에 환율을 눈여겨보았다. 무려 9원이 더 오른 1,151원에 장이 마감되었다. 하루 평가 손실이 약 100억 원이었다. 어차피 손실이 너무 커서 그렇게 손해를 보아도 별로 걱정이 되지 않았다. 걱정한다 한들 달라질 것도 없었다. 우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딜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은 모험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환율이 갑자기 11원이나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지연하겠다’고 한 의회 연설이 촉매제가 되었다. 담당 차장은 무척 놀라워하며 ‘팀장님이 기도해서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고 굉장히 기뻐했다. 하지만 하루하루의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했다. 환율은 그 다음날도 떨어졌다. 과연 꿈의 환율인 1,080원대는 올 것인가? 나는 구역모임과 장년회 모임 때 이 일을 간증했다.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하나님이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시고 은혜를 입혀주실 것이라고 말이다.

4일간 위로도 아래로도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 있었다
한 달이 지난 8월 9일, 환율이 엄청나게 하락해서 1,111원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후 일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순식간에 환율이 급등할 상황을 배제할 수 없었다. 꿈의 환율까지는 23원의 하락이 필요했다.
다시 한 달이 지난 9월 11일, 나는 꿈의 그래프를 보게 되었다. 새벽 두 시에 일어나, 다음날 서울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뉴욕의 NDF(역외환율) 환율이 1,080원대로 떨어진 것을 휴대폰으로 확인하고는 방바닥에 엎드려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너무나 멋진 그래프를 내게 선사하신 것이었다. 딱 두 달만의 일이었다.
그날 담당 차장은 흥분한 상태로 물량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물량이 워낙 많아 환율이 사흘 정도는 1,080원대에 머물러 주어야 마무리가 잘 되겠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분명하게 실현되는 것을 보았기에 하나님은 어설프게 일하시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환율은 1,080원대에서 위로도 아래로도 크게 움직이지 않고 나흘 동안 머물러 있었고, 그 기간에 모든 물량을 정리할 수 있었다. 너무 놀라웠다.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수양회에서 많이 불렀던 ‘내 영의 노래’ 92장을 하늘을 쳐다보면서 소리 내어 불렀다.

주님의 사랑 밝은 낮과 같이 빛으로 축복하네
주님의 사랑 맑은 미풍처럼 밤 새워 돌보시네
오 귀중한 나의 주님 주님만을 만족하네
사랑의 약속 내게 늘 있기에 날마다 행복하네

주님의 사랑 바다같이 깊게 내 곁에 늘 계시네
주님의 사랑 예쁜 장미처럼 나날이 향기롭네
비둘기와 같은 평화 난 저 하늘 위에 있네
주와 맺어진 놀라운 나의 삶 주 사랑 때문이네

‘주와 맺어진 놀라운 나의 삶 주 사랑 때문이네’라는 가사를 생각하면서 가슴에서 뜨거운 감사가 올라왔다. 눈물이 나왔다.

결론은 하나님이 담당 차장의 영혼을 참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이었다
9월 초, 우리 팀 주관으로 갖는 채권관리 세미나 때 JP 모건의 전무와 우리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를 초청하여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의 흐름에 대해 듣는 자리에서 ‘왜 원화 환율이 떨어지고 있냐?’고 내가 물었더니 자기들도 이상하다고 했다.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신흥국들은 환율이 올라가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떨어지고 있어 예상 밖이라고 했다. 창밖 하늘을 쳐다보았다.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담당 차장은 내게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물량이 잘 정리되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에 믿음을 배울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고 했다. 처음 7월 초에 내가 이야기했던 내용들을 그 차장이 잊어버릴까 싶어서 A4용지 여덟 장에 적어서 보냈는데, 거의 날마다 그 말씀을 읽었다고 했다. 감사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하루 휴가를 내어 평생 안 가 본 기도원에 가서 하나님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나와 복음 이야기를 나누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붙잡을 수 없어서 그냥 다녀오라고 했다.
‘하나님이 왜 이번 일을 허락하셨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하나님이 그 차장의 영혼을 참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나는 그 차장에게 보낼, A4용지 15장에 이르는 글을 썼다. 이번 일이 이루어진 과정과 하나님의 뜻에 대해서, 우리 교회에 대해서, 박옥수 목사님에 대해서, 우리 교회 목회자들에 대해서, 교회 형제 자매님들에 대해서, 그리고 복음까지. 그렇게 쓰다 보니 양이 좀 많아졌다. 나도 기성 교회를 15년 다녔던 터라 그의 입장을 잘 알기에, 내가 구원받은 과정을 자세히 열거했다.
우리 교회를 비방하는 소리도 많기에 보내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이 일을 이끌어가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니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메일을 보내고 회의에 참석했는데, 돌아와서 보니 장문의 답장이 와 있었다. 박 목사님에 대해서 한국 교회가 이단시하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내 글을 자세히 읽어 보니 우리나라에 이런 교회가 있었는지 몰랐다고 하면서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자신들과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이단의 잣대를 들이대는 한국 교회를 강하게 성토했다. 그리고 자세히 풀어 설명한 복음을 몇 번이고 읽어보겠다고 했다. 우리 선교회 홈페이지와 내가 운영하는 신앙 블로그에도 자주 들르겠다고 했다. 자신은 전날 몸과 마음을 쉬려고 난생처음 기도원을 찾아갔는데, 설교 내용이 기복신앙과 ‘부자 되라’는 이야기뿐이어서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과거 내 모습이 생각났다.
‘그랬을 거야. 복음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이제 하나님의 뜻이 분명해졌다.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두 달 동안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멋진 그래프.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하나님의 뜻대로 그 차장이 구원받았으면 좋겠다. 아니, 하나님이 구원하실 거라 믿는다. 그 사람뿐 아니라 가족까지 말이다.
외환 담당 차장과 처음 믿음의 교제를 나눈 후 메일로 보낸 글을 하나님은 외면하시지 않았다는 마음이 든다.
“물론 저는 앞일을 알 수 없어요. 지혜도 없고, 명철도 없어요. 실력도 없고, 경험도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없기에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에요. 제가 할 수 있다면 굳이 하나님께 맡길 필요가 없는 것이죠. 제가 하면 되고 책임을 지면 되니까. 하지만 이젠 하나님께 맡겼으니 짐도 넘어갔고, 책임도 하나님이 지셔야 해요.”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막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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