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람산(Mount of Olives)
감람산(Mount of Olives)
  • 관리자
  • 승인 2013.11.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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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

 

올리브 동산
예수님 시대의 감람산은 높이가 800미터 정도 되는 언덕 산으로, 주변에는 올리브 나무가 빽빽하게 심겨져 동산을 이루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당시에 올리브유는 가장 널리 사용되던 기름으로, 유대인들은 올리브유를 식용 및 기타 여러 용도로 사용했다. 동네나 집에 맷돌을 두고, 올리브 열매를 맷돌에 갈아 기름을 짜서 직접 사용하기도 하고 팔기도 했다.
감람산 입구 중앙에는 예수님이 로마 군병들의 손에 잡히시기 전까지 제자들과 함께 지내며 기도하신 겟세마네가 있다. 예수님이 찾아가신 문둥이 시몬의 집이 있던 베다니는 지금도 감람산 남동쪽에 있으며, 작은 아랍인 마을이 들어 서 있다. 예수님이 타신 나귀가 매여 있었던 벳바게는 지금은 마을 이름은 사라졌는데, 그 위치는 감람산 정상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아랍인들의 동네쯤이다.

 

그의 발이 감람산에 서실 것이요
구약성경 사무엘하 15장에는 다윗이 압살롬을 피해 감람산 길로 도망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감람산 기슭의 기드론 골짜기에 압살롬의 가(假) 무덤을 만들어 놓고 압살롬 전쟁을 기념하고 있다.

 

구약성경에서 감람산을 언급한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구절은 스가랴 14장 4절일 것이다.
“그날에 그의 발이 예루살렘 앞 곧 동편 감람산에 서실 것이요…”
메시아가 오실 것에 대한 예언으로, 이 말씀대로 예수님이 오셨고, 나귀를 타고 감람산에서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셨다(마 21:1~5, 눅 19:28~37). 감람산 맞은편에는 옛 예루살렘 성에 황금문이 있었는데, 그 문은 메시아가 들어오는 문이라고 일컬어졌다. 현재도 감람산 맞은편에는 예루살렘 성의 황금문이, 맞은편의 통로가 막힌 상태로 상징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지금도 부활을 믿는 유대인들은 언젠가 감람산에 메시아가 오실 것이며, 그때 부활이 시작된다고 믿고 감람산에 묻히려고 한다. 감람산 지역은 아랍인들의 마을이지만 그곳에 묻히는 사람들은 모두 유대인이다.
 

예수님과 특별히 가까웠던 감람산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계시는 동안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밤에는 감람산에서 제자들과 쉬셨다(눅 21:37). 예수님은 감람산에서 성전을 마주 대하고 앉으셨다(막 13:3). 예수님은 당신의 음성을 듣고도 회개치 않는 마음이 강퍅한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을 보시고, 복음을 등진 그들이 미래에 어떠한 고난을 당할 것을 아시고 감람산에서 우셨다(눅 19:41). 그리고 잡히시던 날 밤에는 감람산 겟세마네에서 피땀을 흘리도록 기도하셨다
(눅 22:44). 이처럼 예수님이 자주 머무셨던 감람산에는 이곳저곳에 정교회들이 세워져 있다. 옛 집터나 고대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장소에는 ‘승천 교회’ ‘주기도문 교회’ ‘눈물 교회’ 등의 이름을 가진 정교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겟세마네의 한 감람나무

감람산 입구 중앙에 있는 겟세마네를 잠시 둘러보았다. 겟세마네.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려고 입맞추던 곳, 베드로가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말고의 귀를 벤 후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검을 집에 꽂으라고 하시고 말고의 귀를 고쳐주신 곳….
겟세마네로 추정되는 그곳에는, 1919년에 세계 16개국에서 돈을 모아 만들고 현재는 그리스정교회와 아르메니아정교회가 관리하는 ‘만국 교회’가 세워져 있다. 교회의 정원에는 감람산을 기념하는 의미로 여러 그루의 감람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모두 몇백 년 이상 된 나무들이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주위의 다른 나무들보다 두 배 정도 굵은 이 나무는 수령이 2,000년 이상 되었다고 많은 식물학자들이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를 토대로 이 나무는 예수님 시대 때부터 있었던 올리브 나무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지만, 오랜 세월 이 지역에서 살았던 아랍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 나무가 예수님을 보았다’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순례객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나무다. 지금도 비스듬히 누워서 올리브 열매를 맺는 이 나무가 아주 어릴 때 예수님의 기도를 들었고, 그 음성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로마 군대가 AD 70년에 예루살렘을 정복한 후 유대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성전을 파괴하고 성전으로 나 있는 성 안의 모든 도로들을 파서 뒤집고, 유대인들의 향취를 지우기 위해 감람산의 모든 감람나무를 뿌리째 뽑거나 꺾은 후 거기에 재를 뿌리고 돌무더기를 쌓았다. 거기서 살아남아 지금도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은 이 나무가 신기하기만 하다.

 

나도 예루살렘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있었음을…
겟세마네에서 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 당시의 예루살렘 사람들의 마음을 더듬어 보았다. 예수님이 성전에서 말씀을 전하고 유대인들과 변론하실 때 수많은 사람들이 그 말씀을 달게 듣고 놀라워했으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오시는 예수님을 “호산나!”를 부르며 영접했다. 그런데 왜 그들 가운데 예수님께 나아와서 “예수님, 오늘 밤 누추하지만 우리 집에 오셔서 우리를 축복해 주시고 하룻밤 묵어 차가운 밤공기를 피하소서.” 하며 주님을 자기 집에 모시려 한 사람이 없었을까? 있었는데,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것일까? 예수님은 습관을 좇아 감람산으로 기도하러 가셨지만(눅 22:39), 머무실 처소가 없었기에 유월절을 맞았을 때 제자들이 유월절 음식을 어디에 준비할지 주님께 물었다(마 26:17, 막 14:12).
예수님의 말씀은 은혜롭지만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시는 것은 싫어했던 예루살렘 사람들. 그들의 마음을 보면서 내 마음을 더듬어 보았다.
‘예수님의 말씀은 좋지만 주님을 내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는 것을 내 육신이 싫어하는구나. 내가 육신의 생각을 믿는 동안은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이 내 마음에 주인이 되실 수 없구나!’
예루살렘 사람들은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질렀다. 그리고 주님은 영원한 속죄를 이루시기 위해 그들의 죄를 담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나도 예루살렘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있었음을 겟세마네에서 발견한다. 내 육신의 마음으로는 결코 예수님을 사랑할 수 없음을 발견한다.
 

 

 

갓 쉬마님, 기름을 짜는 곳예수님이 잡히시던 날 밤, 성경은 날이 추워서 숯불을 피웠다고 기록하고 있다(요 18:18). 예루살렘의 유월절 기간은 밤공기가 차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내 죄 값을 치르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집 한 채 없이 사시다가, 마지막 날 사람들이 추워서 숯불을 피우던 그 밤에 차가운 공기 속에서 숱하게 맞으며 고난을 참으신 사실이 겟세마네에서 내 마음을 두드렸다. 나는 그렇게 사신 예수님에 비해 아주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분명했다.
겟세마네는 히브리 말로는 ‘갓 쉬마님’으로, ‘기름을 짜는 곳’이란 뜻이다. 성경에서 기름은 성령을 의미한다. 올리브 열매가 맷돌에서 으깨지고 갈려서 기름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깨져서 제거되면 성령이 우리 속에서 힘있게 나타나실 것임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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