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들의 들판 - Shepherd’s Field(쉐퍼즈 필드)
목자들의 들판 - Shepherd’s Field(쉐퍼즈 필드)
  • 관리자
  • 승인 2014.03.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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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들
예수님의 탄생에 관련하여 여러 학자들이 연구해 많은 사실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예수님이 탄생하신 해는 헤롯 1세의 죽음과 연관된 BC 4년이라고 학자들은 이야기하며, BC 2년이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별을 보고 예수님을 만나러 동방에서 온 박사들은 페르시아에서 왔다고도 하고, 바벨론계(系) 유대인들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이야기한다. 분명한 사실은, 동방의 박사들이 별을 따라 ‘목자들의 들판’이 있는 베들레헴 근교 들녘의 어느 지경을 지나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들녘 어디에선가, 밤에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이 천사가 전하는 메시아 탄생의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어느 계절에 탄생하셨는가? 성경에 보면, “그 지경에 목자들이 밖에서 밤에 자기 양떼를 지키더니”(눅 2:8)라고 했다. 예수님 탄생 당시의 목자들은 보통 이스라엘의 겨울인 우기(雨期)가 끝나고 건기(乾期)가 시작될 무렵까지, 즉 5월에서 9월 말까지 양떼를 들로 몰고 나가 먹였다. 들에서 더위를 피하며 양떼들과 함께 먹고 자며 지낸 것이다. 그러한 당시 목자들의 삶을 생각해 볼 때, 예수님의 탄생 시기는 겨울이 아니라 늦은 봄에서 초가을 사이였을 가능성이 높다.

 

목자들이 머물렀던 들판은 어디였을까?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 들은 목자들이 머물렀던 들판은 어디였을까? 보통 누가복음 2장을 토대로 그곳을 찾는다. 그러나 성경과 옛 구전과 여러 자료들을 참조해도 “이곳이 정확히 그 장소다”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기록된 성경을 토대로 그 위치가 대략 어디쯤인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 ‘목자들의 들판’이라고 불리는 곳은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에 있는데, 베들레헴 2㎞ 전에 있는 들판의 한 부분이다. 지금은 작은 아랍 마을이 들어서 있고, 로마카톨릭과 그리스정교회에서 세운 예배당들이 일찍부터 자리잡고 있다. 예배당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로마카톨릭에서 세운 ‘목자들의 들판 교회(The Shepherd’s Field Chapel)’이다. ‘목자들의 들판’에서는 4세기 즈음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교회 건물의 터와 유물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당시에도 이곳이 널리 알려져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구약 시대의 ‘목자들의 들판’
많은 학자들은 ‘목자들의 들판’이 구약 성경에 나오는 ‘보아스의 밭’이라고 이야기한다. 당시 보아스는 베들레헴에서 아주 많은 땅과 밭을 소유하고 있던 지방의 유력자였다. 그의 소유지가 베들레헴뿐 아니라 ‘목자들의 들판’ 지경에까지 넓게 퍼져 있었음을 “마침 보아스가 베들레헴에서부터 와서 베는 자들에게 이르되…”(룻 2:4)라는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분명히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곳이 보아스의 소유지 가운데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
베들레헴을 빙 둘러 펼쳐져 있는 이 들판에서 유대의 목동들은 오랜 세월 대를 이어가며 양을 쳤다. 다윗 역시 양을 치는 목동으로 이곳 들판을 여기저기 다녔을 것이다. 아마 ‘목자들의 들판’으로 불리는 곳에도 한 번쯤은 머물렀을 것이다.
이곳 들판에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사자와 곰 같은 짐승들이 살았다. 다윗이 쳐죽인 사자는 ‘인도 사자’라고 불리는 전형적인 아시아 사자로, 오랜 세월 이 지역에서 살았다. 히브리어 성경에는 다윗이 수사자의 턱수염을 잡고 쳐서 죽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사자들은 중세의 십자군 원정 때 밀렵으로 종적을 감추었다.
 

양을 치며 소박한 삶을 살았을 목자들
지금도 이스라엘 땅에는 아랍계 베두인들이 광야의 모든 지역에서 양떼를 몰고 다니며 유목생활을 하고 있다. 요즘은 도시로 들어와서 문명인들과 함께 사는 베두인들도 많지만, 아직도 많은 베두인들이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살고 있다. 그들은 유목을 하며 염소젖을 먹고, 옛 조상들의 생활 모습과 거의 비슷하게 살고 있다.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 들었던 목자들도 그 삶이 현재의 베두인들 같았을까? 그들은 유대 문화를 가지고 살았으니 현재의 베두인들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양을 치면서 살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면도 많았을 것이다.
당시 목동들은 보통 가족 단위로 양떼로 돌보며 살았다. 양을 우리에서 먹일 때에는 온 가족이 함께 일했지만, 들로 몰고 나갈 때에는 어린 아이나 나이가 많은 집안의 어른들은 양을 치는 일에서 제외되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들었던 목자들은 아이나 노인이 아닌 청장년들이었을 것이다.
예수님을 만났던 목자들은 얼마나 부유했을까? 얼마 전, 들판을 지나가는 베두인 목동들이 치는 양들의 수를 세어본 적이 있다. 목동마다 적게는 스무 마리에서 많게는 예순 마리가 넘는 양들을 몰고 가고 있었다. 예수님 당시에는 어떠했는지 모르겠다. 많은 양을 가진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들은 종교와 정치에 찌들어 살던 당시 도시 사람들과 달리 베들레헴에서 양을 치며 소박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첫 번째 크리스마스 칸타타

나는 ‘목자들의 들판’에 서서 2,000년 전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 밤에 천사가 나타나서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하고, 허다한 천군 천사가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 감동이 어떠했을까…! 요즈음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는데, 첫 번째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바로 이곳 들녘 어디에선가 목자들이 보는 앞에서 펼쳐졌을 것이다. 그 장면을 나름대로 그려보다가 ‘참 감격스러웠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2km 정도 떨어진 베들레헴에서는 왜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빈 들이고 관중은 목자들뿐이었지만 아름다운 공연이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이 그곳을 밝게 비추고 있었기에(눅 2:9) 조명이나 불빛이 필요 없었고, 스피커가 없어도 천사들의 찬송이 목자들의 영혼 깊은 곳을 때론 강하게 때론 그윽하게 울렸을 것이다. 그 찬송을 들으시며 하나님은 얼마나 기쁘셨겠는가!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인가?
예수님이 탄생하시던 날 밤, 천사들은 이렇게 노래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 2:14)
우리는 이 노랫말에 나오는 내용처럼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인가?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나라에 가는 것에 실패한 죄인임을 깨닫고 예수님의 피로 죄 사함을 받고 거듭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이 되었는가?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 목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교회와 하나님의 종들을 보내주셔서 복음(福音)을 전해주신 것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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