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 김우림_핀란드 헬싱키
  • 승인 2014.07.11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 핀란드의 빛나는 꼬마선교사
우림이는 3살 때부터 부모님(김진수 선교사)과 함께 핀란드에서 살았어요. 성경 말씀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아빠를 가장 존경한다는 우림이.  그래서 아빠와 같은 선교사가 되는 꿈을 품고, 핀란드어는 물론이고 스웨덴어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겨울이 긴 나라 핀란드에 따스한 햇살이 더욱 반갑듯이, 어려울수록 자신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더욱 감사하다는 우림이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봐요.
 
 나의 축구 친구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축구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나와 같은 5학년 AC반 친구들인 악셀(Axel), 누우띠(Nuutti), 일마리(Ilmari), 엘모(Elmo), 뚜오마스(Tuomas), 에밀(Emir)이 축구장에 모였다. 우리는 두 명의 주장을 정하고 팀을 나누어 시합을 했다. 축구를 한번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3, 4시간씩 뛴다. 내 친구 엘모(Elmo)는 마른 편인데 달리기가 빠르고 우리 중 실력이 가장 좋다. 오늘은 우리 팀이 4대 0으로 이겨서 햄버거를 얻어먹었다.
▲ 제가 다니는‘히에까하르유’초등학교예요.
작년에 나는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가서 한 달 반 동안 한국 학교에 다녔다. 대부분의 한국 친구들은 오후 2∼3시에 수업을 마치고 다시 학원에 가서 한참씩 공부를 했다. 또 숙제가 많아서 집에 가서도 노는 시간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이곳에는 학원이 없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마치면 집에서 시간을 보내든지 친구들과 모여 운동을 한다. 핀란드에는 학교 운동장 외에도 동네 곳곳에 넓은 운동장이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모여 축구 하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좋아하는 축구를 실컷 할 수 있는 핀란드에서 살아서 다행이다. 특히 핀란드는 여름이 되면 해가 밤 10시까지 떠 있기 때문에 한참씩 놀 수 있어서 더 좋다.
▲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나는 일 년 전에 이사를 하는 바람에 지금의 학교로 전학을 왔다. 그런데 우리 반에는 아시아인이 나밖에 없어서 친구들이 나를 어색해했다. 나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려웠다. 그런데 친구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나도 축구를 좋아해서 친해질 수 있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학교생활이 어려웠을 텐데, 하나님이 내게 축구를 통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들을 주셔서 감사하다.
졸업식과 종업실
오늘은 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다. 6학년 선배들의 졸업식도 있고 각 학년마다 부모님을 초대해서 종업식을 한다. 이곳은 8월에 새 학기를 시작해서 이듬해 5월에 학년을 마친다. 핀란드는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기 때문에 여름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따뜻한 여름을 즐기라는 뜻에서 여름방학을 3개월씩이나 준다. 나는 이번 여름방학이 지나면 6학년이 된다.
▲ 졸업식 날, 강당에 모여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공연을 하고 있어요.
우리는 졸업하는 선배들을 위해 2주 동안 노래연습을 했다. 특이하게도 서로 마주보고 서서 손에 신발을 잡고 높이 들어 터널을 만든다. 그런 상태로 노래를 부르는 동안 선배들이 터널로 지나가는 것이다. 핀란드는 마르틴 루터의 사상을 따라 세워진 기독교회가 많은 나라이다. 그래서 졸업식 때도 여름에 따뜻한 햇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노래를 불렀다.
선배들이 다 모이자 과목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 상장과 상금을 주었다. 또 투표를 해서 가장 친절한 친구를 뽑아 상도 줬다. 마지막으로 1학년과 2학년 동생들이 6학년 형, 누나들에게 장미꽃을 하나씩 건네주고 손을 잡고 강당을 나가는 것으로 졸업식을 마쳤다.
졸업식을 마치고 우리는 각자 교실로 돌아가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나 다음 학년이 되어도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다음 학년으로 그대로 올라간다. 몇 년 동안을 함께 지내다보니 더욱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가 된다.
나는 이번 방학에는 스웨덴어와 영어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 스웨덴에서 성경세미나 열리면 통역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3개월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해야지!
▲ 담임선생님이신 수산나 선생님과 반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 아로예요. 다음 학년에도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아요.
자전거를 통해 배운 믿음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동생 우빈이와 밖에 나가 자전거를 탔다. 방학이라 시간도 많고 날씨가 좋아서 밖에서 자주 시간을 보낸다. 동생과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니 하나님께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주셨던 일이 생각났다.
핀란드에 와서 지낸 지 몇 년 안 되었을 때, 자전거가 너무나 갖고 싶었다. 그래서 아빠께 말씀드렸더니 “우림아, 하나님께 기도하자. 하나님이 반드시 응답해주실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그날부터 나는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런데 거의 2년이 지나도록 자전거가 생기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바로 전에 아빠와 성경공부를 하시는 유하 아저씨께서 집에 아들이 타던 자전거가 있는데 내게 주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나 기뻤다. 아저씨께서 자전거를 주시기로 한 날, 나는 아빠 엄마를 따라 아저씨 댁에 갔다.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자전거였다. 자전거를 받아오던 날, 정말 행복했다.
기도를 해도 자전거가 생기지 않았을 때 ‘하나님이 진짜 계실까? 내 기도를 들으시긴 할까’ 하고 하나님을 의심했다. 그런데 내게 정말로 자전거가 필요해지자 하나님이 자전거를 주시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계신 것을 믿을 수 있었다. 그 뒤로는 필요한 것이나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아빠 엄마께 말씀드리고 같이 기도했다. 운동복, 운동화 등 하나님은 내게 필요한 것들을 응답해 주셨다.
몇 년 전 내게 자전거를 주신 하나님, 내가 어려울 때마다 내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니까 자전거 페달을 밟는 발에 힘이 생겼다.
▲ 생김새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곳에서 사는 것이 힘들때가 많아요.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오늘도 저는 하나님이 주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핀란드의 꼬마선교사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