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와 에어컨
냉장고와 에어컨
  • 최순식 자문위원
  • 승인 2014.08.1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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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이기는 방법을 찾아
 
여러분은 ‘여름’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나요?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
달달한 팥을 얼음가루에 쓱쓱 비벼먹는 팥빙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 음식이나 시원한 바람을 찾는 것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같습니다. 더운 여름철 안전한 식품저장소로 사랑받고 있는 냉장고와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에어컨! 이번 발명이야기는 가정의 필수품이 된 냉장고와 에어컨에 대한 것입니다.
 
왕실에서나 접할 수 있던 귀한 얼음
지금은 사시사철 흔히 볼 수 있는 얼음이지만 예전에는 겨울 외에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커다란 땅덩어리와 다양한 요리 문화를 뽐내는 중국에서는, 약 3,000년 전부터 땅속 깊은 지하실에 얼음을 두고 음식물을 상하지 않게 저장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 때 경주의 석빙고에, 조선시대 때 동빙고와 서빙고에 겨울에 꽁꽁 언 얼음을 넣어두고 여름철에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여름까지 얼음을 보관하는 것이 워낙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왕족이나 높은 권력을 가진 일부 양반들만이 얼음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름철 얼음이란 상상할 수도 없는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연구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면서 음식을 눈이나 얼음에 싸두는 자연 보관법이 아닌 인공적인 냉장 보관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음식문화가 발달한 중국은 14세기부터 음식물을 차게 보관하는 법을 터득하여 사용했습니다. 17세기경, 이탈리아에서는 원시적인 형태의 냉장고를 만들었습니다. 액체가 기체로 변할 때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지금의 전기냉장고와 비슷한 구조의 냉장고를 개발한 것입니다. 그러나 생활 속에 실질적으로 사용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834년에 영국인 제이콥 퍼킨스가 지금의 냉장고 제작원리가 된 ‘공기 냉동 압축기(얼음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계)’를 발명, 특허를 받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상품화하는 것은 실패했습니다. 후원자도 없었고 연구를 계속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가 68세였습니다.
 
건강을 지켜주는 도우미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해리슨은 젊을 때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여 인쇄 일을 했습니다. 그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활자에 묻은 잉크를 지우기 위해 ‘에테르’라는 화학 약품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에테르를 사용할 때마다 손이 너무 시려서 입으로 손을 호호 불면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에테르를 이용하면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해리슨은 기온을 떨어뜨리는 기계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에 걸쳐 연구를 거듭한 결과 1862년에 ‘에테르의 냉각 효과’를 이용해 냉장고를 설계, 국제박람회에 출품했습니다. 오늘날 해리슨은 ‘냉장고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1915년에 알프레드 멜로우즈가 가정용 냉장고를 연간 40대 만들어 보급했는데, 그 시절 냉장고는 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 뒤로 에테르 대신 냉각 효과가 뛰어난 암모니아나 프레온가스를 냉매제로 사용한 냉장고가 보급되었습니다.
냉장고는 신선한 야채를 좀더 오래 보관하여 식탁 위를 푸르게 하였고, 음식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 여러 질병을 예방해 주었습니다. 냉장고는 현대인들의 건강을 지키는 고마운 도우미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여름더위를 이기기 위한 연구
여름방학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건강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 활동을 잠시 쉬도록 한 것입니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더위를 이기기 위해 많은 지혜를 모았습니다. 시원한 물이 있는 계곡과 바다를 찾기도 하고, 부채를 이용해 바람을 일으켜 땀을 식히기도 했습니다.
서양에서는 8세기 경, 바그다드의 한 왕족이 여름에 먼 나라에서 수입한 눈을 자신의 별장 벽에 저장하여 더위를 식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기원 전, 25년에 로마제국에서는 벽으로 물을 흐르게 하여 실내온도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노예들을 시켜 알프스 산의 눈을 궁전으로 가져오게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여름 무더위는 동서양 어디서나 사람들을 괴롭히는 골칫거리였습니다. 그래서 더위를 이기기 위한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에어컨의 발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낸다고?
‘에어컨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윌리스 캐리어! 그는 1902년 코넬대학을 졸업하고 기계설비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어느 날 브루클린의 출판사 사장이 캐리어를 찾아왔습니다.
“곧 여름철이 다가오는데 큰일입니다. 여름이 되면 습기가 많아져 종이가 이리저리 늘거나 줄어서 인쇄를 깨끗하게 할 수 없거든요.”
그 말을 듣고 캐리어는 여름철에 기온과 습도를 낮춰줄 기계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캐리어는 겨울철 실내를 따뜻하게 해주는 스팀 장치에서 힌트를 찾았습니다.
“맞아! 뜨거운 수증기를 파이프에 흘려보내 실내공기를 따뜻하게 하듯이, 찬 물이나 공기를 파이프로 흘려보내면 실내온도를 낮출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습기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것 같은데?”
그는 오랜 연구 끝에 방법을 찾아냈고, 냉장고에 쓰이는 냉동 압축기와 바람이 땀을 증발시키는 원리를 이용해 1928년에 에어컨을 개발했습니다. 1936년에는 비행기에, 1939년에는 자동차에도 에어컨을 달아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뒤 1955년에 건설업자 윌리엄 래빗이 일반주택에 에어컨을 달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이 집집마다 에어컨을 이용해 무더위를 잊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에어컨은 더위와 관련된 질병 사망률을 40%나 줄였다고 합니다.
 
찬 음식과 바람은 적절하게
어린이 여러분, 아무리 찬 음료와 시원한 바람이 좋다고 해도 우리 몸을 지나치게 차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적당히 땀도 흘려줘야 합니다.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합니다. 냉장고의 시원한 물과 에어컨의 찬바람을 적당히 사용하여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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